지난 시간의 여섯 가지 정의를 기억하시나요?
다음주까지 레터에서 1~6번을 차례로 다루게 될텐데요, 1번을 중심으로 2~6과 하나씩 엮어 볼 거에요.
1~4는 개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거나 착각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조직에서 과업이나 동료, 리더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해요.
오늘은 이 중 1과 2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1과 2는 비슷한 거 아닌가 할 수 있어요. 1과 2는 6개 항목 중 가장 혼동하기 쉽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개념이라 생각해요. 저는 가장 큰 차이점 하나만 말한다면 '경험의 유무'라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일은 해보니 그게 가치든, 의미든, 선호든, 있어 보이든 간에 이거 너무 하고 싶어, 앞으로도 하고 싶어라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지 않았지만 그냥 하고 싶단 생각을 하는 일도 많습니다.
흔한 예로 대학 졸업반이 되고 취업을 고려할 때 "나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고 싶다"거나 "인사담당자가 되고 싶다" 같이 직무 희망을 많이들 얘기할 겁니다. 하지만 그 일을 해본 적은 없죠. 그래도 어떤 걸 해보고 싶어할 수는 있는 거에요.
그럼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이라면 경험을 해봤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해보니 아이들이 참 좋더라. 여기까지면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아니라 정확히는 아이를 좋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일들을 해보았는데 그 중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더란 결론이 난다? 그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 말할 수 있겠죠.
만약 똑같이 가르치는 일인데, 유아, 청소년, 성인, 장년층을 두로 대상으로 해봤더니 아동을 가르치는 게 가장 맞더라. 그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더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전자로 돌아가 아직 경험 전이지만 난 브랜드 마케팅 일이 좋아, 인사가 좋아라는 건 '좋아'라기 보다는 '하고 싶어'가 더 정확한 표현일 거에요.
이 둘을 혼동하는 게 문제냐 하면 문제는 아닐 수 있는데 될 수도요.
(응? 무슨 말?)
제가 많이 봤던 장면의 예를 들어 볼께요.
신입사원 면접을 보는데 "저는 인사일이 너무 잘 맞고 좋아하는 일입니다!"
직무 혹은 실무 면접에서 이런 말들이 많아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왜 인사일이 잘 맞고 좋아하는 일인가요?"라 물을 겁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으며 (중략) 학창시절, 군대시절, 팀 과제에서 리더를 했고 어쩌구~~ (중략) 그래서 리더십도 있고 사람들을 동기부여하는 데에 어쩌구~~" 하는 이유들을 말씀하시죠.
"인사일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라든가, "그걸 어떻게 현업에서 적용 가능할 거라 생각하세요?" 같은 질문은 약한 질문일 것이고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밑천이 드러나기 쉽습니다. 왜냐구요? 안 해봤으니까요.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스타를 잘 알아서 좋아하냐 같은 말은 제외하겠습니다. 프로브톡은 일과 관련한 이야기로 한정되니까요)
이렇게 얘기해 보면 어떨까요?
"~~ 이유로 OO업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를 알아보았습니다. ~가 OO 업무에 잘 맞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혹은 충분히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것들은 차이가 있을 테지만 해보고 싶습니다"
뭐가 다르냐, 그게 그거 아니냐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제가 다름을 인식하면 왜 지원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날 정확히 들여다 보며 내 생각과 이야기를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아는 척으로 흐르는 걸 막고 어떤 상상과 기대를 하는지, '아직 잘 모르지만'이란 겸손을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되지요. (면접이란 나를 최대한 어필해야 하는 곳이긴 하지만 거기에 매몰되어 나도 모르게 '모른다'가 아니라 '다 안다'처럼 말하게 되곤 하니까요)
신입 인터뷰가 아니어도 일상에서도 이런 혼동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은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 할 때와 좋아한다 말할 때의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저는 팀원들에게 어떤 말을 할 때 그걸 뭐라고 정의하시냐 묻곤 합니다. 인터뷰를 볼 때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면, "체계화가 중요합니다" 하면 "체계화가 정확히 뭐라고 정의하시나요?", "조직문화를 잘 만들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님이 정의하는 조직문화는 무엇인가요? 성장은 어떻게 정의하시나요?"라고 여쭈어 봅니다.
어떤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라면 각자 자신이 정의하는 일의 개념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개념 정의를 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동기나 경험, 욕구에 대해 정확히 알아차리고 있어야 하구요. 아니면 남들이 흔히 말하는 용어를 나도 말하는 것에 머무르고 알긴 아는데 정확히는 모르는 상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이 두 정의를 구분해 보는 건 다른 누구가 아니라 ‘나의 why’를 찾기 위한 것이기에 중요합니다. 내 인생, 내 커리어를 위한 why의 발견과 원칙, 성장을 위해서요.
또한 동료, 팀원에게 코칭이나 피드백을 할 때에도 좀 더 명확한 가이드를 줄 수 있습니다. 상대의 언어를 잘 들어 보며 저 사람의 심리와 생각, 성향 근저에 어떤 것이 있을까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역으로 상대에게 상대가 스스로 본인을 돌아보게끔 하는 질문을 던져 코칭할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하고 싶다와 좋아한다를 말할 때에도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자가 아니라 자신을 정확히 알고, 상황을 객관화 해야 한다는 의미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구독자분들도 오늘의 두 개념을 자신에게, 떠오르는 누군가에게 대입해 나는 이런 적이 있던가를 한 번 생각해 보는 날이 되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엔 3번, 할 수 있는 일을 더해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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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슬기
이번 시리즈는 배우고 고민해보는 레터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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