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캠프 소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이드북 스터디 참가 모집
스터디캠프 2기는 여러 사람에게서 추천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이드북” 책으로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하여 총 5주 간 진행하며, 무료와 유료로 진행합니다.
먼저 무료 캠프부터 시작합니다. 이 책에 관심 갖고 있었는데 혼자 학습하기 부담을 느끼셨다면 함께 학습해요!
Chloé의 3인칭 연출자 시점
나른한 오후의 단상
🍮 푸딩캠프(이하 푸딩) : 안녕하세요. 역시 새벽 11시에 인터뷰를 하는 건 인간에게 너무 가혹하긴 해요. 시간 다시 잡자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잠깨고 다시 질문을 정돈해서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기기도 했고요.
👧 Chloé(계속 Chloé) : 안녕하세요. 질문을 다시 뽑으셨어요? 인터뷰 질문을? 그때도 뽑고, 지금을 위해 다시 또?
🍮 푸딩 : 네. 뽑긴 뽑았는데, 아까 질문을 재구성했어요. 지난 사전 인터뷰와 겹치는 진행이 나올 것 같은 부분이 보이기도 했고.
👧 Chloé : 아...
🍮 푸딩 : 근데 이야기의 진행이 어떻게 될지는 또 모르죠. 지난 번 사전 인터뷰만 하더라도 계획대로 되진 않았잖아요.
👧 Chloé : 콘텐츠 기획은 정말 힘들죠. 네, 네.
👧 Chloé : 그런데, 어머? 자꾸 눈을 반짝이시는 게... 그러고보니 왜 표기가 클로이가 아니라 Chloé인가요?
🍮 푸딩 : 클로이라고 쓴 뒤 한 번에 치환했습니다.
👧 Chloé : 그럼 지난 번엔 왜?
🍮 푸딩 : 그때는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
🍮 푸딩 : 아무튼, 조금 식상하게 시작해보지요! 컨퍼런스 이후 한 달 가까이 시간이 지났는데, 혹시 감상이나 소감 같은 게 마음에 아직 좀 남아 있을까요?
👧 Chloé : 있죠. 있죠. 있죠.
🍮 푸딩 : 어떠셨어요?
👧 Chloé : 후회를 많이 했어요.
🍮 푸딩 : 아, 왜요?
👧 Chloé : 좀 더 잘할 걸. 좀 더 많이 고민하고 좀 더 알차게 넣을 수 있었을 수도 있는데...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게 어떤 느낌이냐면 발표를 하기 전에는 저 자신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콘텐츠가 좋으면 제가 박수를 받잖아요. 콘텐츠가 안 좋으면 사람들이 “아, 이거 기대했는데 저 사람의 얘기, 별거 없네?” 라고 생각하니까 저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되고요.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 Chloé : 근데 컨퍼런스 현장에 갔는데, 아... 여기 있는 이 행사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자리를 마련한 사람들이랑 스태프는 물론이고, 다른 세션을 안 듣고 제 발표를 들으러 이 자리에 와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마이크가 나만 책임지고 끝나는 게 아닌 거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 Chloé : 그러니까
여기 있는 게 내가 잘나서 이 자리에 와있는 게 아니며, 퀄리티를 안 좋게 하면 내게 주어진 40분이니까, 내 시간이니까 그냥 내가 좀 욕 먹고 마는 건 아니구나
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를 만들었고, 심지어 거기 있는 참가자들까지도 만들어준 자리인데, 이 40분을 내가 좀 더 책임감 있게 더 많이 채울 수 있지 않을까
👧 Chloé : 그런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 푸딩 : 그런 복잡다단한 생각이 어느 시점에 든 거예요?
👧 Chloé : 발표 중간에요.
🍮 푸딩 : 저는 한창 영상 편집을 하고 있는데, 자막 작업을 해야 해서 영상을 계속 돌려보잖아요.
👧 Chloé : 네네.
🍮 푸딩 : Chloé님 영상도 되게 많이 봤단 말이죠. 근데 보면서 그런 어떤 심정의 변화를 잘 못 느꼈어요. 워낙 안정적이고 재밌게 잘 하셨거든요. 다시 돌려보면 그런 복잡한데 미묘한 심정의 변화를 감지해내려나? 표정 변화 발견하면 캡쳐해서 말이죠.
👧 Chloé : 아니이이, 그거는 그냥 이렇게 발표를 하면서 속으로 좀 더 잘할 걸. 내가 좀 더 준비를 많이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발표를 하다가 갑자기 막 으아앙! 하는 건 아니잖아요!
👧 Chloé : 발표하다가 그냥 문득 생각이 든 거예요. “진짜 많은 스태프들이 있고, 진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들어와 있구나. 내가 이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켜 놓을까....”
🍮 푸딩 : 제가 운영자를 많이 모집하긴 했어요. 여유롭게 일하면서 틈틈히 강연 들으라고.
👧 Chloé : 흐음. 지금 일부러 감정선 끊은 거죠!
🍮 푸딩 : 좀 비슷한데,
👧 Chloé : 으잉? 정말?
🍮 푸딩 : Chloé님 말씀 들으니 저도 행사 당일에 비슷한 감상에 빠진 게 기억나서 몽니부려 봤어요. 몸부림.
연출자의 시각
🍮 푸딩 : 아무튼, 그럼 혹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맥락에서, 발표하며 현장을 보니 발표 전에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좀 다른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거나 다른 주제를 좀 더 부각할 걸 그랬다고 생각하신 건 없었어요?
👧 Chloé : 주제에 대해서요?
🍮 푸딩 : 주제도 좋고, 세부 내용도 좋고요.
👧 Chloé : 뭘 느꼈냐면요. 사실 산타파이브 얘기가 바탕으로 깔릴 수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산타파이브만 계속 얘기하는 게 유의미한지 고민했었어요. 전 처음엔 참가하신 분들이 산타파이브의 팀플 얘기가 궁금해서 오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 푸딩 : 실제 현장 반응은 어떤 쪽이었나요?
👧 Chloé : 제 이야기를 듣는 진지함도 그렇고, 산타파이브의 에피소드를 궁금해하기보다는 “내 얘기에 네가 말한 걸 적용하고 싶은데, 내 상황은 어떤지, 내게 적용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근데 내 고민은 이래”라는 맥락의 결을 되게 많이 느꼈어요. 당연히 “사후에 너희 팀은 어떻게 했니?”라는 맥락도 분명 있었지만, 자신의 것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과 결과를 가져가고 싶어하는 분이 되게 많다고 느낀 거죠.
🍮 푸딩 : 그러고보니 Chloé님도 그렇고 다른 연사자분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잖아요. 연사자분들이 받고 싶어하는 질문이 대체로 질문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나오는 질문이었거든요. 근데 그런 질문이 여럿 나왔나보네요.
👧 Chloé : 그런 것 같아요. 하나의 성공 케이스로써 분명 운이 좋았다는 얘기도 저는 계속 하고 있었고, 그걸 구성한 사람이나 상황들에 대한 것도 이야기에 담았고, 되게 많은 프로젝트를 세팅하고 배포하는 사이클들이 있었지만, 좀 더 일반론적으로 이끌어 갔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어요.
🍮 푸딩 : 일반론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 Chloé : 그러니까 하나의 케이스만 가지고 스터디를 할 게 아니라 여긴 이랬고, 저기엔 저랬다, 와 같이 좀 일반론적인 얘기들로 나아갈 때 사람들이 좀 더 자기 얘기로 적용하기 좋았겠다는 거죠.
🍮 푸딩 : 내 트리를 꾸며줘는 사실 일반적인 사례로 들긴 어렵죠.
👧 Chloé : 네네, 그 케이스는 너무나 평범 범위를 벗어난 부분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걸 볼 때 그건 그거고, 나는 나지,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죠. 이게 좀 더 케이스가 중심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현재 상황이 중심이 되는 구성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 푸딩 : 내 트리를 꾸며줘의 비법이 아니라 토이 프로젝트 제작 이야기를 다뤘어야 했다는 거군요.
👧 Chloé : 어? 어. 음. 그렇죠? 그렇게 정리하시니 뭔가 서운한 느낌이 드네.
🍮 푸딩 : 콴과 마찬가지로 자리 마련해드릴테니 그 얘기도 해주세요.
🍮 푸딩 : 토이스토리 1기 발표회에 특별 손님으로 오셔서 시간을 같이 보내주셨잖아요. 그때 산타파이브 얘기가 아니라 토이스토리 참여자들의 프로젝트에 대해 함께 얘기 나누자며 피드백도 주시고 팀 별로 이야기도 들어주셨죠. 제 예상을 벗어나서 흥미로웠는데, 그것도 그 일환이었어요?
👧 Chloé : 그건 너무 멋지게 의미 부여를 해주신 것 같고요. 세 팀이 산타파이브 이야기는 학습과 성장 2024를 보셨을 것 같아서 생략했고, 프로젝트 세팅이나 관리 방법론은 이미 경험해서 알거나 한날님이 코칭할 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그래서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데, 토이스토리 1기가 출시해서 운영까지 마쳐서 발표회를 하는 거잖아요. 그럼 고객이 리뷰하고 피드백 해주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거 듣고 싶잖아요.
🍮 푸딩 : 굉장히 굉장하게요. 아무 반응 없는 것만큼 공포스러운 적막은 없죠.
👧 Chloé : 각 팀의 프로젝트도 써보고 여러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거든요. 근데 얼마나 유효한 얘기인지 계속 불안한 거예요. 내가 너무 쓱 보고 짧게 얘기하는 거 아닌가? 그런 불안이요. 이 사람들이 의도한 게 뭔지 이해하고 말해야 하는데, 잘 못 본 상태에서 “너 이거 하고 싶지? 근데 이거 안 됐어” 라고 말하는 건 아닐까. 근데 그것보다는 “네가 이걸 하고 싶었으면 이렇게 가야 더 좋았을 거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 푸딩 : 다들 좋아했어요. Chloé님이 컨설턴트로서 의뢰 받고 임하신 것도 아닌 걸요. 그리고 시간을 들여 들여다 보고나서 프로젝트의 핵심과 관련된 이야기로 피드백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는, 다시 말해 그 프로젝트가 핵심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말과 같아서, 그 자체로 되게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해요.
👧 Chloé : 그것도 그러네요.
🍮 푸딩 : 일반 사용자와 달리 작정하고 잘 보려고 자세 잡은 사람인데도 핵심을 잘 보지 못하면, 그건 그 프로젝트가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거예요.
👧 Chloé : 그러네요.
I see you
🍮 푸딩 : 아참, 발표 장표에 후원사 로고로 클로징 연출하시는 건 진짜 기가 막힌 아이디어였어요. 후원사 광고를 어쩜 그리 세련되게 연출하신 거예요?
👧 Chloé : 후원사분들이 좋아하시던가요?
🍮 푸딩 : 어, 그건 모르지만, 저는 확실히 좋아합니다.
👧 Chloé : 아하하하히히
🍮 푸딩 : 자신의 이야기는 유지하는데, 배경에 광고를 깔고, 그렇다고 병풍처럼 배경에 묻혀있는 게 아니라 키워드와 어울어져서 배경도 볼 수 밖에 없다니. 제가 현장에 있었다면 박수... 는 눈길을 끄니 못쳤을테고, 머릿 속에서 박수를 쳤을 거예요. 발표 장표에서 맨 앞장의 현란한 광고 컨셉 장표라든가 1타 강사 컨셉을 하는 것도 그렇고, 그런 연출을 좋아하시거나 평소에 자주 하시나요?
👧 Chloé :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일단 ==컨셉을 정해야 콘텐츠가 나와요. 저는 형식이 내용을 끌어가는 편==이거든요. 사실 콘텐츠는 반복해서 사용하잖아요.
🍮 푸딩 : 그렇죠, 그렇죠.
👧 Chloé : 제 얘기이긴 하지만, 만날 같은 얘기이고, 반복되니 돌림 노래 부르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발표를 준비할 때엔 형식을 먼저 고민해요.
🍮 푸딩 : 저랑 달라서 신기하네요. 저는 이야기를 끌고갈 메시지를 먼저 정하고나서 이야기가 끝나는 끝장면을 정하고 나서야 콘텐츠를 채워 넣거든요. 그럼 1타 강사와 맨 앞 광고 컨셉 장표도 형식을 면저 잡는 방식으로 나온 거예요? 제 상상력으로는 두 형식만으로는 콘텐츠를 어떻게 채워 넣을지 감도 안 와요.
👧 Chloé : 1타 강사 형식은 그렇고요. 맨 앞 광고 컨셉은 마감하기 싫어서 3시간 동안 딴짓하며 만들었어요. 재밌잖아요.
🍮 푸딩 : 재미는 아주 중요하죠. 저는 웃음 욕심을 낼 땐 콘텐츠보다 짤방 이미지 찾느라 시간을 더 쓰기도 해요.
👧 Chloé : 저는 짤방 잘 안 써요. 🫢
푸딩: 음? 그럼 그 장표들에 있는 건...
👧 Chloé : 왜냐하면 제가 제 짤방을 만들거든요. 😏
🍮 푸딩 : 데자뷰인가? 이 그림, 익숙한데...
👧 Chloé : 저는 제가 좀 재미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는 얘기들이 그렇게 재미있다고 생각 안 해요. 무슨 말이냐면, 치즈님 같은 경우 적재적소에다가 트렌디한 짤방을 엄청 잘 넣으시잖아요.
🍮 푸딩 : 짤방 장인이죠.
👧 Chloé : 저는 그런 류의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이런 걸 하고나면 재미있었나? 그런 게 엄청 궁금해요. 의미, 감동보다 일단 재밌어야 해요. 그게 제일 중요해요.
🍮 푸딩 : Chloé님한테 재미가 향하는 지점은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상대방이 웃는 피드백으로 재미를 확인하는 걸 좋아한다면, 저는 정반대여서 저 자신이 재밌으면 만족하거든요. 남들이 어떠하든 상관 안 하죠.
👧 Chloé : 으흥... 제겐 상대가 흥미를 느껴야 해요. 그건 사실 저에 대한 만족감이거든요. 내가 너의 흥미를 확 끌어당기는, 끝장나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어, 하하! 이런 거. 재수없게 들릴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상대가 흥미를 느끼고, 그런 모습을 보며 저의 탁월한 천재성에 감탄하ㅈ...송해요.
🍮 푸딩 : 재수 없지 않아요. 재수 있어요. 엄청 재수 많아요! 아주 좋아요. 훌륭해요!
👧 Chloé : 오묘하게 들리네요.
🍮 푸딩 : 기분 탓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근데 그런 재미나 기발한 발상을 어떻게 떠올려서 어떻게 녹여내는 건가요?
👧 Chloé : 갑자기 어려운 질문이...
🍮 푸딩 : 아, 그럼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를 설명해드릴게요. Chloé님 발표에서 목소리 걷어내고, 발표자의 몸짓 등도 다 걷어내고 발표 장표만 보면 눈을 현혹하는 요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되게 평평한 느낌이거든요. 담담하달까?
👧 Chloé : 그래서 재밌는 거 아니에요? 그 뭐랄까. 납작한 텍스트북처럼 연출해가지고?
🍮 푸딩 : 네. 그런 점에서 보면 치즈님하고는 반대잖아요.
👧 Chloé : 아아~!
🍮 푸딩 : 치즈님은 계속 뭔가를 이렇게 넣고, 저렇게 넣고, 빼고, 올록볼록 이러시잖아요. 오히려 장표만 보면 되게 평평하고 잔잔한 편인데, 내용 구성보면 브라질 축구죠. 그래서 Chloé님은 원래 그런 걸 추구하는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연출하는지 궁금했어요.
👧 Chloé : 그건 제가 짤방으로는 못 웃기잖아요. 그런 재기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재미는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게 한날님이 말씀하신 느낌인가봐요.
🍮 푸딩 : 이를테면, 표정이나 몸짓 같은 연출로 재미를 일으키는 스탠딩 개그맨이네요.
👧 Chloé : 그래요? 그게 웃겼어요? 왜냐하면 저 진짜 자신이 없거든요.
🍮 푸딩 : 웃긴지는 모르겠고, 재미있었어요.
👧 Chloé : 그럼 다행이고요. 내가 연출한 장치들이 재미있었나? 잘 재현해냈나? 라는 고민은 늘 따라다녀요.
🍮 푸딩 : 재밌었어요. 웃기는 것만이 재미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아주 슬픈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영화 어땠어?”, “응, 재밌었어”라고 말하듯이 말이에요.
👧 Chloé : 맞아요, 맞아요.
🍮 푸딩 : 그래서 Chloé 제작자의 기발함이나 연출력 측면에서 그 발표 어땠어? 연출 좋았어? 스토리 잘 전달됐어? 라고 본다면, 저는 재밌었어요. 1타 강사 컨셉도 제대로 형식을 전달했잖아요. 다음엔 아예 무슨 컨셉이라고 밝히지 않고 시작해도 될 것 같아요.
👧 Chloé : 감사합니다.
🍮 푸딩 : 근데 지향하는 연출이라고는 해도, 힘들고 피곤하지 않아요? 장표 한 장 만드는 데 3시간이나 걸리면 분명 힘들 것 같은데.
👧 Chloé : 음...
👧 Chloé : 한날님은 인터뷰 컨텐츠 한 편 쓰는 데 15시간 걸린다면서요?
🍮 푸딩 : 음...
👧 Chloé : 그런 게 재밌어요. 이게 좀 부끄러운 고백인데, 저는 발표 연습을 잘 안 하거든요. 예를 들어, 10시간 동안 준비를 한다고 하면, 한 4~6시간 정도는 자료를 준비하고, 나머지 4시간은 발표 준비를 하는 게 안전하잖아요.
🍮 푸딩 : 안전하고 안정되게 준비하는 느낌이죠.
👧 Chloé : 그런데 저는 앞 6시간은 아무것도 안 해요. 그냥 계속 생각해요. 그래서 딴 짓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쨌든 그냥 계속 생각해요. 그래서 “너 왜 시작 안 해?” 그러면 저는 “나 지금 생각하고 있어” 이러면서 누워 있는거죠.
🍮 푸딩 : 그런거죠...
👧 Chloé : ...
🍮 푸딩 : 아무튼.
👧 Chloé : 그렇게 엄청 많은 것을 생각에서 꺼내놓고나면 4시간이 남아요. 그때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거예요. 그럼 3시간 반 동안 장표를 찍어요.
🍮 푸딩 : 그 중 3시간은 광고 전단지 같은 재밌는 연출을 위해 쓰는 거고요.
👧 Chloé : 뭐... 아무튼 장표를 그냥 찍지는 못해요.
🍮 푸딩 : 재밌어야 하니까.
👧 Chloé : 네, 네. 재밌어야 하니 앞에서부터 하나 하나, 그러니까 단어 하나 하나, 폰트 하나 하나 고르고 다듬어요. 그 과정에서 형식이 결정돼요. 내용은 6시간 동안 많이 발산을 해놨으니까 금방 채워요. 하지만 형식에 따라 나의 바이브가 달라지잖아요. 그래서 그걸 이미 머릿속으로 다 설계를 형식을 하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냥 해보면서 “어? 이 형식이 재밌네?” 하면은 그쪽으로 가게 돼요. 그래서 한 3시간 반 동안 형식을 그냥 정해요.
🍮 푸딩 : 폰트도 하나 하나 고르신다고 했는데, 폰트 자체를 바꾸는 데 얼마나 시간을 쓰는 편이에요?
👧 Chloé : 실제로 폰트 고르는데 1시간씩 걸려요. “음... 그냥 이게 더 느낌이 좋나?”, “저게 더 느낌이 좋나?”, “이게 더 약간 막연하게 내가 원하는 느낌인가?”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면 엄청 불성실해 보일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이 폰트로 이 바이브를 갈 때는 이렇게 시작을 해야겠네?”
“어? 아니야. 근데 나는 그렇게 진지한 느낌 주고 싶지 않아”
“여기는 좀 더 약간 뭐 광고의 느낌이 났으면 좋겠어”
“여기는 좀 더 레트로의 느낌이 났으면 좋겠어”
“그걸 결정하면 그런 폰트를 바꾸는 거야”
👧 Chloé : 그러면서 이제 그 형식을 채워나가면서 머릿 속으로 사실은 그게 발표 연습인 거예요.
🍮 푸딩 : 디자인 측면에서 고르는 과정은 제가 모르는 분야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저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메시지 자체나 메시지를 받쳐주는 주요한 문장의 경우, 은/는/이/가 같은 조사 하나 고르는 데에도 몇 십분, 이야기 전개가 어색하면 한 시간 이상 고민하기도 하거든요. 조사 하나로 문장 느낌이 달라지고, 그러면 메시지 톤이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 Chloé : 그런거죠...
🍮 푸딩 : ...
👧 Chloé : 아무튼! 여기에서 이 꼭지를 얘기할 거고, 여기엔 포인트를 줄 거고, 여기엔 설명으로 갈 것인가 나중에 넣을 것인가, 그렇게 텍스트를 배치하면서 계속 생각하잖아요. 그게 3시간 반이거든요.
🍮 푸딩 : 그럼 남은 30분은요?
👧 Chloé : 그때 발표 장표를 한 번씩 둘러보는 거죠.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 연습을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 푸딩 : 만들어가면서 연습하는 셈이죠.
👧 Chloé : 그래서 저는 대본 잘 안 써요.
### 연출하는 제작자, 제작하는 연출자
🍮 푸딩 : 만약 컨퍼런스 2회가 열린다면요.
👧 Chloé : 한 번 하고 안 하실 것 같은데?
🍮 푸딩 : 아닌데? 전혀 아닌데? 막 100번 할 건데?
👧 Chloé : 네, 네.
🍮 푸딩 : “2회에 모신다면” 질문 1탄. 생각하시는 재밌는 연출이나 주제가 있으신가요?
👧 Chloé : 2회차를 한다면 산타파이브 얘기나 토이 프로젝트 얘기는 안 할 것 같아요. 프로젝트 관리 얘기도 안 하고 싶어요.
🍮 푸딩 : 오호, 그동안 많이 활용해온 주제들을 빼시는 건데, 그럼 어떤 새로운 주제가 물망에 올라있나요?
👧 Chloé : 네, 네. 없습니다.
🍮 푸딩 : 무소유, 공허, 아니면 null 같은 게 주제인가요?
👧 Chloé : 네이, 네이... 없어요. 없다는 게 무슨 얘기냐면, 어쨌거나 개발자로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제가 바깥에 내놓은 콘텐츠들은 소프트 스킬에 대한 게 많았거든요. 그걸 안 하려고요. 가치가 없거나 제가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잘하고 많이 했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주제잖아요. 그래서 잘하는 것,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 푸딩 : 그럼 이제 모시지 못하는 건가요?
👧 Chloé : 이 행사를 기획하실 때 미리 날짜를 주시면 제가 그때까지 하드 스킬쪽으로 만들어볼게요.
🍮 푸딩 : 새 마일스톤을 찍으셨군요.
👧 Chloé : 그래야 스스로 해나가거든요.
🍮 푸딩 : 하드 스킬 콘텐츠를 어떻게 연출해 풀어가실지 되게 궁금하네요. 아, 진짜 2회 열어야겠네. 뒷 이야기 더 보고 싶으면 결제하라고 하는 상황 같아요.
🍮 푸딩 : 그럼 “2회에 모신다면” 질문 2탄. 운영자로서 참여하신다면 하고 싶으신 게 있나요? 1회 때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셨잖아요.
👧 Chloé : 저는 스태프의 스태프가 되는 게 좋아요. 뭔지 아시죠? 스태프 조직하고 운용하기.
🍮 푸딩 : 역시 연출가다워요. 어떤 방향성이나 성향, 아니다. 생각하시는 형식이 있을까요?
👧 Chloé : 형식은 모르겠지만 어떻게 일할지는 그려져요. 일단 타임라인을 잘 짜고요. 역할 배정도 잘 하고요. 스태프들이 잘 일할 수 있도록 오거나이징 하는, 남들 시키는 거 저 잘하거든요. “너 이거 해”, “언제까지 할 거야?”, “어떤 방향으로 할 거야?”, “이거 마감 정해주시고요. 이때가지 되면 말씀해주시고, 이 포인트를 먼저 저쪽에 전달해주시면 저쪽에서 준비를 할 수 있겠죠?”, “그럼 미리 이렇게 했다가 조율해주세요”. 이렇게 하는 거 잘해요. 저 자신에겐 못하고 남들한테만.
🍮 푸딩 : 부럽다. 저 그거 되게 못하는데. 근데 왜 그런 역할을 하고 싶으신 거예요?
👧 Chloé : 다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학창 시절에도 스태프 역할을 좋아했어요. 행사 기획도 대학생 때 많이 했는데, 스태프들을 오거나이징 해야 그들을 제가 원하는 행사로 기획할 수 있게 이뤄갈 수 있으니까요.
🍮 푸딩 : 멋져 멋져. 그럼 연출가의 아이디어 좀 뽑아먹읍시다. 컨퍼런스에서 사람들이 더 열렬하게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집에 가서 쉬려는 연사자를 붙들고 질문하게 만들 만한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행사 후 질문이 없어서 슬퍼요**.
👧 Chloé : 네. 있죠.
🍮 푸딩 : 뭔가요!
👧 Chloé : 연사자가 워크북을 준비해가면 돼요.
🍮 푸딩 : 워크북이요? 이런 거요?
👧 Chloé : 네네, 첨부하신 이미지 속 방송대 교재 워크북처럼 엄청 복잡할 필요는 없고요. 그냥 질문 3단계? 5단계 정도? 질문의 방향은 “내 강연을 들었니?”, “내 강의에 대해 요약해가지고 여기에 적어” 이게 아니라, “네 얘기를 여기 써봐” 그런 거예요.
🍮 푸딩 : 오, 새로운데요?
👧 Chloé : 워크북을 작은 인덱스 카드 같은 걸로 미리 나눠주고, 강의를 들으면서 그냥 거기다 필기를 하게 하는 거예요. 제 콘텐츠를 예로 들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잘하기 위한 법칙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런 거 물어보면 강연에 나왔던 내용을 “어? 1번 저거는?”, “2번 저거는?”, “3번 저거는?” 이렇게 빈칸 채우게 되잖아요.
🍮 푸딩 : 그렇죠. 정답 맞추기처럼 되고.
👧 Chloé : 그것 나름대로 강의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는데, 그런 방향으로 끌고가는 게 아니라, “당신이 토이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이 있나요?”, “그때 뭐가 중요했었어요?”를 묻는 거죠. 근데 질문을 잘해야 하는 것, 아시잖아요. 대뜸 “토이 프로젝트 할 때 힘들었던 게 뭐야?”라고 물어보면 약간 띠용~ 하잖아요.
👧 Chloé : 그러니 맥락을 좀 잘게 쪼개서 콘텐츠에서 언급하는 지점들을 조금씩 연결할 수 있는 워크북을 만들어서 배포하면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필기하면서 들을 거고요. 능동적으로 생각하며 채울 거예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많아지겠죠?
🍮 푸딩 : 탄탄한 설계네요. 근데 연사자들이 워크북을 만들어 줄까요? 발표 자료 진행 상황 물어보기도 미안한데.
👧 Chloé : 그건 연사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미리 미리 마감해야 되는 문제거든요.
🍮 푸딩 : 그렇죠. 일단 본 장표가 일찍 끝나야 만들 수 있고 막 그렇죠. 😭
🍮 푸딩 : 근데 재밌어요. 저는 지금 들으면서 든 아이디어가 “토이 프로젝트 할 때 힘든 게 무엇인가요?” 이런 포괄적인 건 아무래도 막막하고 어려우니까 “팀원에게 연락이 잘 안 닿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 Chloé : 옴옴옴옴.
🍮 푸딩 : 이렇게 하고, 응...? 뭐 드세요?
👧 Chloé : 게소 호새효
🍮 푸딩 : 아무튼 이렇게 하고, A 경우엔 34쪽, B 경우엔 75쪽, 그렇게 가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하면 빠르게 정보를 미리 확보라도 할 수 있다면, 연사자에게 전달해서 참고할 수 있게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 Chloé : 옴옴옴옴. 아느먄 드암 대하르ㄹ 드꺼
🍮 푸딩 : 일단 먹고 하면 안 될까?
👧 Chloé : 옴옴옴.
👧 Chloé : 아니면 다음 대화를 듣고 가장 잘못된 말을 하는 사람을 고르세요. A, B, C, D. 이 중에 나는 어느 역할에 가까운가? 내가 왜 그 역할을 하게 되는가? 이럴 때 A, B, C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드는가?
🍮 푸딩 : 그렇죠.
👧 Chloé : 근데 워크북은 콘텐츠 기획이라 재밌게 만들려면 얼마든지 재밌게 만들 수 있는 연사자가 잘해야 됩니다.
🍮 푸딩 : 이번 컨퍼런스를 하며 든 생각이, 좀 이상한 표현인데, 연사자를 많이 괴롭힐수록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는 거예요.
👧 Chloé : 죄송합니다. 제가 좀 덜 괴로웠죠?
🍮 푸딩 : 뭘 좀 많이 시켜야 돼요. 후회막심입니다.
👧 Chloé : 죄송해요.
🍮 푸딩 : 덜 괴롭혔는데도 좋은 콘텐츠가 나왔으니, 제가 얼마나 지난 시간을 아쉬워했겠어요.
👧 Chloé : 그렇게 마무리가 되네요.
🍮 푸딩 : 행사 전에 연사자에 대한 스토리 뽑고, 그 스토리를 보고 연사자가 궁금해서 사람들이 행사장에 오고, 행사가 끝난 뒤엔 연사자와 연사자의 스토리로 연결된 이들이 모여 연사자의 이야기 주제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하고 싶어요.
🍮 푸딩 : 저는 연사자의 발표 장표가 아니라 연사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싶거든요. 더 정확하게는 참여자죠. 근데, 좀 건방진 표현을 쓰자면, 여러 컨퍼런스가 너무 발표 장표 중심이에요.
👧 Chloé : 맞아요.
🍮 푸딩 : 자, Chloé님의 다음 연출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갈무리하고,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못다한 일시키기를 좀 하려 합니다. 이 콘텐츠를 읽는 독자들에게 “내 발표 콘텐츠에 질문 좀 남겨줘!”로 영업을 하신다면 어떤 포인트를 소구하고 싶으세요?
🍮 푸딩 : 오오...
👧 Chloé : 찾아가는 답변 ❤️
👧 Chloé : 맞춤 컨설팅이 필요하신가요? 영상을보고 “어? 니네 얘기는 알겠어. 하지만 난 약간 특수한 상황인데, 네 얘기는 적용이 안 되는 것 같아” 라고 느껴지시는 포인트를 질문으로 남겨주시면 제가 답변해드립니다.
👧 Chloé : 어떠세요?
🍮 푸딩 : 넣고 싶은 짤방이 엄청 많을만큼 감탄하고 있습니다.
👧 Chloé : 아, 질문 달리면 E-mail 로 받게 해주세요.
🍮 푸딩 : 구현되어 있진 않지만, 뭐 하면 되죠! 제가 구현하기 전에 질문이 달리면 수동으로라도 알려 드릴게요. 근데 연락 오는 거 잘 안 보지 않으세요?
👧 Chloé : ...
🍮 푸딩 : 오늘도 여러 아이디어와 재미 가득한 인터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Chloé : 저야말로 감사하죠.
🍮 푸딩 :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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