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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4. 컨퍼런스 여는 법 - 페차쿠차 버전

내향형에 컨퍼런스를 개최해본 경험이 없는 한날은 어떻게 학습과 성장 컨퍼런스 2024를 개최할 수 있었을까요? 페차쿠차 발표 형식으로 컨퍼런스 여는 법을 소개합니다.

2024.11.20 | 조회 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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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캠프

푸딩캠프

주 3회, 하드스킬, 소프트스킬, 멘토링과 코칭 사례를 다루는 콘텐츠로 여러분의 학습과 성장을 돕습니다.

 

Soft skills

IgniteSeoul 2024에서 “컨퍼런스 여는 법”이라는 주제로 페차쿠차 형식 발표를 했어요. 페차쿠차는 총 20개 장표를 발표하며, 각 장표 당 15초마다 자동으로 넘어가는 형식이에요. 총 5분 동안 발표하기 때문에 일전에 글로 게시한 “컨퍼런스 여는 법”과 다른 메시지를 주고자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5년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극심한 내향형 한날입니다.랜선 사수를 자처하며 학습과 성장 주제로 서비스하는 푸딩캠프를 운영하고 있지요. 1인 창업하여 혼자 운영하고 있어요.

 
 

푸딩캠프는 아직 인지도가 적어 내향형인 제가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 춤판을 깔고 춤춰야 합니다. 그래서 춤출 곳을 찾아다니듯이 여러 개발 관련 컨퍼런스에 발표자 신청을 했는데요. 큼직한 곳에서는 모조리 탈락했습니다.

 
 

늦은 밤, 저는 춤출 판이 없다면 제가 판을 깔면 된다고 결심합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컨퍼런스 형식이 있습니다. 참가자가 주인공인, 적어도 컨퍼런스 주제에 대해 발제하고 발표하는 형식. 바로 언컨퍼런스 형식이지요.

 
 

언컨퍼런스를 열겠다 외쳤지만 실은 뭣부터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대관부터 하라는 조언에 떠밀리듯 마루180에 대관 신청을 했는데요. 한 시간도 안 되어 승인됐습니다. 그렇게 대관 완료와 함께 엉겁결에 컨퍼런스 일시도 결정되었습니다.

 
 

그 다음엔 운영자로서 제가 어떻게 컨퍼런스에 임할지 신조를 정했습니다.

  • 연사자를 최대한 빛내자.
  • 후원사를 집요하게 많이 오래 노출하자.
  • 운영자가 재밌고 즐겁게 활동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연사자와 운영자에게 증정할 기념품은 고민 끝에 뱃지로 정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지만, 명확한 상징을 표현하는 개체였기에 제겐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각각 50개씩 제작했어요. 적자의 주요 요인 중 하나지요.

 
 

연사자 섭외는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하여 자연스레 떠오르는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했습니다. 지인이라 이들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기에 주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 주제들이 같은 방향을 향하니 푸딩캠프 이미지를 선명하게 해주었습니다.

 
 

홍보 방법이자 대상인 연사자를 어떻게 하면 빛낼 수 있을까?제가 가진 몇 안 되는 능력 중 하나는 컨텐츠 제작입니다. 저는 사전 인터뷰를 떠올렸고, 즉시 시행했지요.연사자와 발표 주제를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사전 인터뷰를 하여 컨텐츠로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지표 상 활성 사용자는 30배 증가했고, 신규 유입도 13배 증가, 웹페이지 내에서 사용자가 행동하는 수도 143배 증가 한 날도 있었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신조 중심으로 사고한 덕을 보았습니다.

 
 

후원사는 대부분 지인 관계에서 비롯된 거예요. 생각보다 제게 출판사 인연이 꽤 있다는 걸 이날 깨달았어요. 여러분, 지금 자신과 관련없는 직종인 사람이더라도 귀하게 인연을 맺어두세요. 저도 제가 컨퍼런스를 주최해 후원사를 모색할 줄은 미처 몰랐다니까요.

 
 

운영진은 소셜 매체에서 공개 모집했어요. 전 운좋게도 운영자 중 25%는 지인이었는데, 여러분도 운영자를 모집한다면 나를 잘 아는 지인을 섭외하세요. 온라인에서 비동기로 협업하기 때문에 프로토콜이 맞춰진 사람이 있어야 수월하거든요.

 
 

가령, 저는 극단적인 발산형 사고방식을 가졌는데, 지인인 여기 이 여성 운영자는 매우 수렴형 사고방식을 가졌습니다. 덕분에 수렴될 정도로 발산되고, 발산이 될 정도만큼 수렴하는 협업 시너지가 났습니다.

 
 

운영진이 한 일 중 신조를 따른 게 있어요. 일부 운영자가 포트폴리오로 삼고자 행사 웹페이지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고민없이 수락했지요. 바퀴 재발명이라고요? 운영자가 즐겁자는 신조를 따르는 게 제겐 더 중요했어요.

 
 

하지만 생중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건 조금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1분 정도 고민하고 수락했습니다. 언제 3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생중계를 해보겠어요! 물론 걱정도 많았어요. 다른 건 여차하면 제가 출동해 불 끌 수 있겠는데 이건 자신 없더라고요.

 
 

결과 대신 생중계에 대한 교훈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음성 녹음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연사자 손에 마이크를 쥐어주면 안 되고요. 최대한 실상황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리허설을 꼭 하세요. 다음엔 실수라는 아쉬움 없이 즐겁고자 외주를 쓰려 합니다.

 
 

라이트닝 토크는 운영진 사이에서도 할지 말지 의견이 갈렸던 세션이에요. 하지만 이 행사의 시작은 언컨퍼런스잖아요. 신조에는 없었지만, 저는 행사 방향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라이트닝 토크를 강행했어요.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았답니다.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사람들은 왜 주말에 이곳에 모여 생각을 나누는 걸까. 상황에 떠밀려 오다 문득 주변을 살펴보니 무대에 많은 사람이 즐겁게 춤을 추는 광경에 전기가 흐르더라고요.

 
 

저는 컨퍼런스에 발표자로 선정되지 않아 시작한 것 뿐이잖아요. 그렇게 시시한 이유로 시작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모여 함께 춤을 추는 게 괴리감이 들었고, 희한하게도 괴리감만큼 재밌었습니다.

 
 

저는 컨퍼런스 열 줄 몰랐어요. 연 적이 없거든요. 함께 열자고 모인 사람들도 열어본 적 없대요. 컨퍼런스에 온 사람들도 이런 컨퍼런스는 처음이래요. 그럼 다들 이 판에서 춤춰보는 게 처음이네요. 그럼에도 컨퍼런스를 열었고, 치렀어요.

 
 

제가 컨퍼런스 여는 방법이요?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어요. 저를 등떠밀 상황을 만들고, 등떠밀려 나아가며 동료와, 연사자와 함께 할 일을 쳐냈어요.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했기에 떠내려가듯이 맴돌듯이 나아가도 함께 춤출 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한편 발표 영상도 공개되었어요. 엄청 긴장해서 떠는 게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

발표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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