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리보기]
part ① "성장의 본질과 역량 확장"
part ② "성장하는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태도"
part ③ "성장하며 느끼는 만족감과 인정의 순간"
part ④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고민"
지금 있는 곳에서, 자기가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어록입니다. 지금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루스벨트는 스스로 정치가 직업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할 정도로 정치에 대한 뜻이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을 거친 이후에는 어떤 직책이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자신이 맡은 일들을 해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죠.
구독자님은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맡은 일을 누구보다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가요? 단순히 다른 곳이, 다른 일이 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회피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오늘은 여러 직무를 거쳐 현재 버즈니에서 근무하고 계신 안슬기님의 인터뷰를 건네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여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성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더 어려운 도전에 임할 자신감이 커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이 확장되는 것과 그 기반 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도전을 시도할 용기가 생기는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진짜 성장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마케팅, 서비스 기획, PM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늘어난 건, 매번 맡은 일을 누구보다 잘 해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됐을 때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기회와 신뢰가 쌓였던 거죠.
성장은 꼭 직선적으로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에요. 다른 방향으로의 성장도 있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일도 시도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성과를 내게되면 더 많은 일, 더 어려운 도전에 대해 자신감이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굳이 성장만이 자아실현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성장은 삶의 한 방식인 것이지, 거기에 매몰되거나 성장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압박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방향으로의 성장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제 경험이 있어요. 저는 디자인과에 갔는데, 공부하면서 깨달은 게 있었어요. 디자인이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는 것이죠. 학교에서 제품 기획론, 마케팅, 디자인 방법론 등을 배우며 문제 해결에는 디자인만 있는 게 아니라 마케팅으로도, 기획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저는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도구로 디자인이나 마케팅, 기획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마케팅 인턴, 서비스 기획을 시작했고, 지금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전공을 못 살린 게 아니라 오히려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디자인에서도 문제 해결을 배웠으니까요.
우리 서비스에서 가장 큰 문제가 디자인이라면, 제가 디자인을 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로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을 하는 거죠. 직접 할 수도 있고, 디자이너를 채용할 수도 있고요. "나는 기획자니까 내 일이 아니야"라는 태도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스스로를 어떤 직군에 가두지 않아요. 지금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채용이 필요한지, 동료를 활용해야 하는지 - 이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지금의 회사에서는 마케팅 리더가 필요하고 제가 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맡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리더가 되겠다'고 먼저 생각한 게 아닌거죠.
어느 순간 회사에 돈 관리가 문제라면, 회계 쪽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을거에요. 회계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서죠. 단순히 직무, 포지션의 기준을 넘어서 문제 해결 능력의 기준에서 봤을 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성장에 대해 만족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성장에 끝은 없지만, 분명히 단계마다 느낄 수 있는 만족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는 단계 인식입니다. 특정 목표나 과제를 달성했을 때, "내 역량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구나" 하고 스스로 인지하게 됩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회피하거나 답을 못 찾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하고 떠오르거나 "내가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면, 계속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에요. 이렇게 스스로 “내가 이만큼 해낼 수 있구나” 하며 어느 정도 단계가 상승 했다고 인지하며 성장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성과의 크기입니다. 과제를 얼마나 잘 해냈는지, 만들어낸 결과물이 내 예상보다 훨씬 좋았을 때 오는 만족감이 있습니다. 이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취로, 실제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지표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셋째는 주변 평가와 자기 수긍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스스로도 그 평가에 납득이 간다면, 성장에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조직내에서의 평가는 곧 사람들이 나를 찾는 빈도로도 알 수 있어요. 문제가 생기거나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나라면, 혹은 전에는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나를 먼저 찾는다면, 그건 분명한 성장의 증거입니다.
성장하고 있는 사람은 조직에서도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어요. 정말 그런지 알기 위한 방증으로 회사를 나가겠다고 했을 때 “그래, 잘 가” 라고 한다면, 그만큼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회사에서 어떻게든 잡으려 한다면 “나는 필요한 사람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어요.
정리해보면 "내가 이만큼 해낼 수 있구나"라는 성취감과 주위의 인정이 함께 있다면, 비로소 성장에 대한 만족도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Q.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확인하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짧은 면접을 통해 이 사람의 잠재력을 알아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어요.
첫째,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일, 궂은 일도 해낸 경험이 있는지 봅니다. 누구나 해봤을 것 같은 일과, 이것까지 해봤다는 건 많이 다르거든요. 문제 해결을 위해 떠올릴 수 있는 방법 중,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일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질문합니다. 결국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문제 해결에 대한 집중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에요.
둘째, 스스로의 경계를 넘어본 경험이나 그럴 자질이 있는지 봅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안 해본 일이나, 해온 일에 대한 부정 등 스스로를 가혹하게 단련해야 할 때가 오는데, 그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지를 살펴봐요.
셋째,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업무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봅니다. 결국 야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더 많은 일을 통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 에너지와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합니다.
Q.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일'을 해내는 '역량'의 관점에서 성장은 역시 어려운 일을 해낼 때 이뤄집니다. '내가 그 일을 맡을 수 있느냐'를 역순으로 보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정리가 됩니다.
가장 먼저, 작은 일부터 두각을 나타내세요. 작은 일, 하찮아 보이는 일일수록 완벽하게 처리해두면, 점차 더 중요한 일, 더 어려운 일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두각을 나타내는 요소는 네 가지가 있어요:
이런 작은 차별점이 모여서 결국 "어려운 과제도 맡기면 해낼 사람"이라는 신뢰를 쌓게 됩니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 때 들었던 말을 아직도 저는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셨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세요. 다른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지 찾지 마시고, 그 일을 잘 하려면 되게 집중하고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하잖아요. 그런 에너지를 찾는 데 낭비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누구보다 잘해 보세요. 그러면 기회가 생깁니다."
이게 저한테는 너무 와닿았어요. 그때부터 '이게 답이구나' 싶었죠. 저도 그때는 완전 신입이었는데, 맡은 일을 정말 잘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그런 경험들이 이어져서 다른 일들을 할 때도 좋은 밑거름이 됐습니다.
Q. 단순히 성실한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성실함은 기본 베이스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진짜 성장을 위해서는 좀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컵에 담아서 손님에게 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볼게요. 단순히 커피를 컵에 열심히 채우는 사람과, 이 커피를 왜 따라야 하고, 이 커피가 어디로 가는지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결과물도 달라지게 됩니다.
손님이 뜨거운 커피가 담긴 컵을 쟁반 위에 올려서 자리까지 간다고 할 때, 커피를 가득 따르는 게 정말 좋을까요? 사실 4분의 3 정도만 따라주면 손님이 들고 가면서 불안하지 않고, 흘리지도 않으면서 더 편하게 마실 수 있을 텐데요. 가득 따르는 게 더 성실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손님의 상황을 고려한 4분의 3이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줄 수 있어요.
이게 바로 일의 본질을 아는 거예요. 그냥 빨리 끝내는 게 아니라, 왜 이 일을 하는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는 거죠. 엑셀 작업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숫자만 빨리 정리하는 것과, 이 자료를 누가 보게 될지 생각해서 "여기 이런 인사이트도 있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제안까지 담아주는 건 정말 다른 차원의 일이죠.
이런 관점이 있으면 함께 일하는 사람은 "이 사람이 맡겨진 일을 단순히 해내는 게 아니라, 일의 본질을 알고 그 이상을 해낸다"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다양한 일이 주어지게 되고, 성장의 기회도 더 많이 얻게 됩니다.
Q. 슬기님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는 성장하겠다는 결심과 의지입니다. 주변의 훌륭한 동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나라고 못할 것이 있는가, 내 시대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는 다짐과 의지가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답을 만들었습니다. 당시에 성장하고 있다고 보이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성장하는 사람의 특징은 동료들이 이슈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었어요. 그렇다면 왜 그를 찾는가? 그 답으로는, 그는 가장 많이 알고, 일을 맡게 되면 반드시 해결을 해냈기 때문이죠.
필연적으로 '내가 그런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의 답으로 '더 많이 알고,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대적인 업무량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후로, 최대한 많은 업무를 맡았고 안하던 야근을 매일 하며 문제들을 해결해나갔어요. 그 후로 정말 슬랙에서 저를 찾는 메시지들이 늘었습니다.
세 번째는, 도전하는 것입니다. 해내면 임팩트가 큰 일이지만 어렵고, 누구라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을 맡는 것이죠. 나 스스로도 경험이 없고 잘 해낼 가능성이 적은 일이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시도를 통해 결국 해내게 되면 나의 역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스스로의 평가뿐 아니라 동료들의 평가로도 이미 우위를 점령하는 성장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Q.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번아웃을 많이 경험했는데, 오히려 번아웃이 올 정도로 일을 안 해본 사람이 과연 성장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번아웃이 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무식하게 일만 하다가 올 수도 있고, 해결할 수 없는 벽에 막혀서 올 수도 있고, '나만 일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올 수도 있습니다.
번아웃이 왔을 때는 일단 쉬어야 해요. 그리고 왜 번아웃이 왔는지 회고해봐야 합니다. 건강 관리를 안 했다면 다음부터는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고(저도 지금 매일 운동해요), 휴식이 없었다면 휴식 시간을 확보해야 해요.
많은 일을 하다 보면 일의 효율성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죠. 그런 일들은 효율화시키거나 넘기거나 해서 같은 일로 번아웃이 오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번아웃을 해소한 후에는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해요. 내가 일을 하는 이유가 뭐였지? 다른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 감시하려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거였어요. 그쪽으로 다시 초점을 맞추면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정말 나밖에 일을 안 한다면 그 조직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거예요. 그 조직을 떠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제 경험상 열심히 일하는 사람 주변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게 돼요. 내가 열심히 일하면 나만큼 일하는 사람이 옆에 있고, 그러다 보면 그런 사람들이 중심이 되고 리더가 됩니다.
Q.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으신가요?
저는 문제 해결자로서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특정 직군이나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성장이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더 어려운 도전에 임할 자신감이 커지는 과정이라고 했잖아요. 저는 그 과정을 계속 이어가려고 해요. 지금은 마케팅 리더로서 회사의 브랜딩과 인지도를 높이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누구보다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고, 더 큰 책임을 맡게 될 거예요. 저도 처음엔 엑셀 정리만 했던 사람이었지만, 그 일을 정말 잘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점점 더 다양하고 어려운 일을 맡게 됐어요.
마지막으로, 성장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변에 좋은 동료들이 있어야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서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장에 대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이게 정말 최선의 방법일까?'
저는 몇전 전까지만 해도 성장주의자였어요.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지” 성장 그자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하지만 근 몇년 사이에는 그런 생각을 별로 안 하게 됐어요. 지금은 단지 “이게 정말 최선의 방법인가?”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이전에 검색 서비스 팀에서는 저에게 클릭률(CTR)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지표였어요. 여러 방법을 써서 클릭률을 88%에서 92%까지 올렸는데, 그렇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났느냐 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클릭은 늘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던 거죠.
누군가에게 저는 "클릭률을 92%까지 늘렸습니다"라고 하면 잘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검색 매출이 얼마나 늘었나요?"라고 물으면 "매출은 비슷합니다"라고 답해야 했어요.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주니어 때는 내게 주어진 지표만 잘 관리해도 칭찬받을 수 있지만, 연차가 올라갈수록 서비스나 사업의 성장과 확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더 중요해져요. 그래서 지금은 “내가 마케팅 리더로서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가?” 를 평가할 때 트래픽 증가 뿐 아니라 매출과 서비스 성장, 그로인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 외부에서 이 마케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점검하고 있어요. 이제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만 가지고는 성장했다고 볼 수 없어요.
우리가 일을 한다는 것은 자아 실현에 대한 측면도 있겠지만, 나의 만족감만 갖고는 일할 수 없어요. 서비스나 회사가 더 매출을 늘리며 성장하지 않는다면, 과연 개인이 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서비스는 망해가는데, 저는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각도에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찾기 위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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