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리보기]
part ① "행동을 통한 유의미한 성장"
part ② "우선순위 설정과 실천"
part ③ "자기 이해를 통한 성장"
part ④ "균형 잡힌 성장의 방법"
자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5가지 목표를 전부 달성하기 전까지는 나머지 20가지 목표들에 대해서는 절대 어떤 관심도 노력도 기울여선 안되네
- 워렌버핏
워렌버핏이 전용 파일럿에게 커리어에 대한 조언을 줄 때 했던 말이죠. 버핏은 25가지 목표 중 마지막으로 선정한 다섯가지 외에는 어떤 관심과 노력도 기울여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우선순위가 성장의 크기와 속도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죠.
구독자님은 성장을 위해 어떤 기준으로, 무엇에 집중하고 계신가요? 버핏의 파일럿처럼 남은 20개의 목표에 우선순위를 빼앗기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오늘은 여러 스타트업을 거쳐, 현재는 CJ 제일제당에서 근무하고 계신 이동건님의 인터뷰를 건네드리려고 합니다. 무엇이, 왜 중요한지 선명하게 고민하고, 차근차근 성장에 다가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성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은 실제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예전에는 책을 많이 읽고 피드백을 많이 들으면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좋은 선배님과 팀장님 아래에서 이야기를 듣고, 제 행동에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한다고 믿었죠.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좋은 글귀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물론 피드백과 책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요. 특히 관점을 넓히는 데는 정말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성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진짜 성장은 체화를 통해 이뤄집니다.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껴야 해요. 단순히 '말, 콘셉트, 개념, 전략' 등이 아니라 행동을 하면서 부딪칠 어떠한 방해들까지 예상하고 대응할 생각을 하면서 행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행동이 어디서 오느냐는 거예요.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행동은 우선순위에서 옵니다. 매니저들은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이 일상적인 업무라고 하는데, 이건 개인의 성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봐요. 우선순위를 잘 세우려면 내 가치의 위계가 있어야 하고, 우선순위의 위계가 명확해야 합니다.
결국 성장은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거예요. 그 행동은 단순히 이론적 성장이 아니라, 실제로 느끼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결과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로도 이어지죠. 행동을 하면서 성장한 사람들은 이런 접근 방식들이 완전히 체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Q. 자신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세우고 성장하는 것,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요?
제가 쿠팡에서 일할 때의 경험을 들려드릴게요. 처음에는 "경쟁자인 마켓 컬리는 어떻게 일하지? 알리익스프레스는 어떻게 일하지?"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팀장님께서는 "쿠팡의 고객과 가까워지는 데 집중하라"고 하셨죠. 다시 말해서, 쿠팡에게 가장 중요한 건 쿠팡의 고객과 쿠팡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지 다른 경쟁사들과의 간격을 좁히는 데 있지 않다는 의미예요. 그날 저는 성장과 우선순위에 대해 조금 더 선명한 관점을 가질 수 있었어요.
다음으로 우선순위를 세웠다면, 이 우선순위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해요. 하루하루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걸 반복하면서 본인이 얼마나 했고,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아야 해요. 꼭 숫자로 된 목표일 필요는 없어요. 예를 들어, 오전 미팅에서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기'와 '팀원들에게 잘 이해시키기' 같은 정성적인 기준도 좋아요.
물론 우선순위와 기준을 혼자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변에 물어보고, 책도 읽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오히려 '좋은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 자체가 우선순위가 될 수 있죠.
이렇게 우선순위가 명확해지면, 행동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이 행동이 맞는 건지 고민하고 망설일 때가 있는데, 우선순위와 기준이 명확하면 그런 고민 자체가 줄어들죠. 결국 성장은 이런 명확한 우선순위 설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Q. 우선순위가 중요한 걸 알지만, 여전히 세우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순위를 세우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우려면 먼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우리 내면의 진짜 기준이 보이기 시작해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자신에게 허영심이 있다는 걸 인정하기 어려워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나쁜 게 아니에요. 그저 나의 본성적인 욕구 중 하나일 뿐이죠. 문제는 이런 자신의 진짜 모습과 욕구에 대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보지 않은 채로, 우선순위를 정하려 한다는 거예요.
물론 사회적인 시스템과 프레임워크 안에서 정해진 방식대로 살아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진정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정말 잘 알아야 해요.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나의 현재 모습은 어떤지, 이런 사실들을 봐야 해요. 이건 과거의 경험일 수도 있고, 현재의 상황일 수도 있고, 내일의 가능성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이런 사실들을 보고, 나를 이해하고, 내 욕구를 인정하는 거예요. 그래야 제대로 된 기준을 세울 수 있고, 그 기준에 맞춰 행동할 수 있어요.
이렇게 행동이 바뀌면 결과도 바뀌고, 그 과정 자체가 성장이 되는 거죠. 이런 성장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직장에서의 성장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족 관계에서의 성장일 수 있어요.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인간관계에서의 성장일 수도 있죠. 우리 모두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성장의 모습도 다 다른 거예요.
Q. 롤모델을 성장의 목표로 잡는 방법도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는데, 롤모델의 기준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롤모델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이게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제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게요.
예전에 정말 좋은 팀장님이 계셨어요. 그분의 특별한 점은 '듣는 능력'이었습니다. 단순히 대화할 때 잘 들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제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다른 팀원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제가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잘 파악하셨어요. 그리고 이런 관찰을 바탕으로 정말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조언을 해주셨죠.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팀원들의 평가 데이터를 보실 때였어요. 그 데이터들을 잘 조합해서 제게 정말 필요한 이야기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해 주셨거든요. 마치 제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직관적으로 아시는 것 같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울 수 있었어요.
지금도 저는 그 팀장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단순히 업무적인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이에요. 저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Q. 성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파악하고 계신가요?
본인의 이력서를 정리해 보고, 상대적으로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더 나은지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링크드인에서 비슷한 커리어나 연차를 가진 분들을 관찰하면서 내 성장의 척도를 세우는 건 중요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느끼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죠. 스스로 본인이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혹은 열정적으로 살고 있지 않은지 알고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엔 글을 쓰면서 제 마음가짐을 뒤돌아보고 챙기는 거 같아요. 매주 한 편의 글을 꼭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진짜 현실을 봐야 하는 거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고,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그런데 모든 분석은 현실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서 오거든요.
본인의 상황(status)에 대한 분석이 명확하지 않은데, 1) 책'만' 읽고 2) 동기부여 영상'만' 보고 3) SNS 성장 인플루언서 추종'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진짜 성장은 현실에 있거든요.
Q.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실패는 필연적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관점의 전환입니다. 지금의 실패를 인생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해요. 제가 앞으로 잘될 사람이라면, 지금의 실패는 오히려 빨리 경험하고 배우는 기회가 된 거죠. 실패를 통해 배울 점을 찾고 실패의 원인을 이해한다면, 이는 결국 제 인생에 있어 더 큰 자산이 될 거예요.
두 번째는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예요. 실패나 포기를 막연하게 우울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예를 들어 게임에 비유하자면, 지금은 체력을 보충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 생각하면 실패가 주는 감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우선순위의 재정립이에요. 물론 실패로부터 배우기 위한 회고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왜 실패했지?",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상황에서 뭘 했어야 하지?" 같은 생각에만 매몰되면 안 돼요. 대신 새로운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면서 성장의 방향을 전환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통해 실패가 주는 데미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실패는 누구에게나 힘든 경험이지만, 이런 접근법들을 통해 우리는 실패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배우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는 거죠.
Q. 성장에 있어서 환경과 개인의 노력,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환경이 최악이면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환경은 어서 빨리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선배와 동기 등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엔 벗어나는 게 맞아요.
그런데 최악의 환경이 아닌 이상 어디서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라면 작은 회사부터 큰 회사가 가지는 장단점이 있죠. 작은 회사라면 주니어급에도 아주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고, end to end로 일할 수 있어요. 고객 관점에서 더 고민하고 바꿀 기회가 많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반대로 명확한 가이드가 없고, 하나를 깊게 파보지 못하는 단점도 있고요. 큰 기업은 아주 정교하게 일할 거예요. 되게 세분화된 프로세스에서 일하고,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밸류가 만들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죠. 아주 깊게 분석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커리어를 쌓은 동료들도 많을 거예요.
따라서 최악의 환경이 아닌 이상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목표가 무엇이고, 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안다면, 어디서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성장에 있어서 꾸준함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꾸준함을 많이 강조하지만, 저는 성장의 속도도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를 설명드릴게요.
우리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요. 사람들은 종종 열정이 무한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꾸준하게, 성실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무작정 빠르게 가자는 게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적절한 속도는 '번아웃 오지 않을 정도로, 지속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스트레스와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에요. 우리는 각자 이 지점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어요. 이 감각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잘하고 있어'라는 말의 함정이에요. 물론 이런 격려는 좋은 말이지만, 때로는 성장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거든요. 대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속도를 올릴 방법을 찾아야 해요.
이렇게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한번 모멘텀이 떨어지면 다시 끌어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마치 좋은 습관이 한 번 깨지면 다시 만들기 힘든 것처럼요. 그래서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본인만의 목표를 세우고,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정한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성장에 대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좋은 태도란 무엇인가?"
요즘은 '좋은 태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어요. 단순히 '일을 어떻게 잘할까'라는 차원을 넘어서, 좋은 태도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뜯어보고 제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는 이런 고민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밀려있고, 팀원들과 템포를 맞춰가며 일해야 하다 보면, 집요함이나 정직함, 성실함 같은 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죠. 대부분 그냥 닥친 일을 쳐내기에 바쁜 게 현실이에요.
하지만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분명해요. 성장은 실제 행동에서 나오는데, 그 행동의 바탕이 되는 게 바로 태도와 습관이거든요. 환경이나 상황은 계속 변할 수 있지만, 좋은 태도와 습관은 어떤 환경에서든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집요함이란 무엇일까', '정직함은 어떤 모습일까', '성실함이란 무엇일까'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모여서 결국 제 성장의 단단한 기반이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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