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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도 뛰고 왔다.
쉬는 날 집에서 머무는 동안 오후 세 시에서 네 시 사이가 되면 갑자기 밖으로 나가 뛰고 싶어진다.
심장이 터지도록 뛰고 싶어진다.
아무것도 들고 나가지 않는다.
헤드셋도 끼지 않는다.
그저 내 몸만 이끌고 나간다.
그러면 내 몸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심장이 점점 쪼여오고 숨이 가빠오면 중간쯤 온 것이다.
해가 가장 서쪽에 떠 있는 지점, 가장 강렬한 빛이 내리쬐고 있는 봉성산 아랫마을에서 자연스레 멈춰진다.
눈을 감고 해 앞에 서서 기대어 본다.
해와 내가 살포시 포개지는 느낌이 들 때, 다시 눈을 뜨고 앞으로 나아간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이런 생각을 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달리기는 여러모로 건강에 좋은 듯하다.
생각이 맑아지고 디톡스된 깨끗한 피가 샘솟는 느낌이 든다.
길을 따라 동그랗게 한 바퀴 돌면 다시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봉서리로 돌아온다.
오는 길에 내맘대로 흰수(흰 수염이 있어서)라고 이름 붙인 강아지 한 마리와 인사를 나누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동네 입구에 들어올 때쯤, 이번 주에 보내고자 했던 글감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제목: 심장이 터지도록 뛰어볼 것 !
+ 오늘 글은 꼭 이 음악과 함께 들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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