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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2024년 8월에 본 것"

일 하다 눈이 가는 소식을 큐레이션해서 공유합니다

2024.08.26 | 조회 1.6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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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 매달 1번 받아보는 UX 리서처의 생각

INDEX

 

  • Intro - 잘 배운 다정함 💚
  • 저속노화와 도파민, 지속가능한 자극 🍾
  • 우리가 오해하는 집중력, 사실은 지루함을 견디는 힘 🏃🏻
  • 공공성에 개인이 기여하는 한 가지 방법과 표창장 (feat. KRDS) 🎖️
  • UT를 했다고 사랑받을까? 그럼에도 롱런하는 서비스에 필요한 것, UX 리서치 🧑🏻‍🍳
  • 우리는 왜 태풍의 이동경로를 보면서 또 오해할까? 🌀
  • Outro - 매달 하는 모임 <리서치 하는데요> 📖

 


 

구독자님, 방콕의 우기를 닮은 날씨에도 어김없이 한 달을 보내느라 애쓰셨습니다.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을 유난히 느꼈던 8월, 어려웠지만 다정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다시 봤던 메모로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어쩌면 다정함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애를 쓰는 상태가 아닐까요? 동료의 다정함과 흔쾌함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대신, 애를 써주는 모습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조금 괜찮아지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날씨에 취약해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환경과 행동의 함수라는 것을 체감했던 8월. 이번 달에 제가 관심 있게 봤던 것들을 모아 8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보냅니다.

 

도무지 이런 날씨엔 친절함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작은 불편함에도 짜증이 나고, 오늘따라 깜빡이도 없이 끼어드는 차량은 왜 이리 많은지요. 그럼에도 출근해서 첫 미팅을 하는 나의 동료에게 친절해야겠다는 다짐을 의식적으로 합니다. 어깨에 힘 좀 빼고 툭툭, 먼저 시답지 않은 농담과 안부를 전하며 긴장을 덜어내도록 하는 것이 일을 하다 보니 별거더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손현녕 작가님이 쓴 글이 최근에 SNS에서 다시 화제가 되는 것을 보고 저도 글귀를 다시 메모해 두었습니다. 잘 배운 다정함으로, 이 계절에 다정하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잘 배운 사람을 좋아한다. 학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무례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 같은 공간에 있으면 분위기를 읽고 공감할 줄 아는, 상대가 하는 말의 저의를 파악하여 불편함을 줄여주려는 그 예쁘고 선한 마음. 그 마음의 지혜를 좋아한다. 맞춤법을 하나도 몰라도 말의 무시무시한 힘을 알고 조심하는 사람. 앞사람과 대화할 때 오래 눈을 맞추고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 솔직함과 무례함의 차이를 구별하여 행할 줄 아는 명민함이 잘 배운 그 사람의 지혜인 것이다. 어차피 한데 섞여 살아야 할 세상이라면 서로 조심하고 존중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우리는 자기가 아는 것 안에서만 생각할 줄 안다. 그것이 각자의 세계관이며 한계인 것이다.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에 나와 다른 세계를 가진 사람과의 대화, 모임, 토론을 통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존중과 배려, 공감, 마음의 지혜, 경청을 배운다. 안타까운 널 생각하며, 나의 한계를 체감하며, 수련이 필요함을 느낀다. 손현녕 작가의 글 중에서

 


 

#1. 저속노화와 도파민, 지속가능한 자극 🍾

 

X(트위터)에 워렌 크로스핏 님이 공유해주신 내용을 소개합니다. '저속노화 전도사'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님의 롱블랙 인터뷰 중 일부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메모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 REDBUSBAGMAN

 

지속가능한 자극에 대한 단상

 

1️⃣ 인간의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이 떨어집니다. 30대 후반부터 전두엽 기능이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해요. 전두엽은 합리적인 판단을 도와주거든요. 전두엽이 힘을 쓰지 못하면, 공감 능력과 복합적 사고 능력이 떨어져요. 이성적으로 다른 의견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쓸데없이 화도 많아지죠.

 

2️⃣ 과정에서 충분히 즐겁지 않은 이유

수영, 러닝, 웨이트 같은 운동만 해도 도파민이 나와요. 하지만 그 과정에 사람들이 충분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요.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즐거움을 준다고 믿거든요. 삶의 목표를 자동차, 집, 지위, 돈으로 정하고 매달립니다.

 

3️⃣ 루틴은 흔들리는 삶에서 '닻' 그리고 선순환

생활 습관은 내 마음의 중심에 단단히 내리는 ‘닻’이라고 생각해요. 배는 흔들리고 이리저리 움직이겠지만, 결국 중앙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정갈하게 먹고, 술을 줄이고, 잘 자고 운동하는 거죠. 그럼 점차 화도, 스트레스도, 번뇌도 줄어들어요. 잠깐 화가 나서 흔들리더라도 금방 내 페이스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런 개인적인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결국엔 이 쉽고 뻔한 자극에도 끝이 있다는 의식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모든 생애 주기를 연결하면 결국엔 죽음에 다다릅니다. 저는 죽음을 상시 생각합니다. 때론 끝이 있다는 게 고맙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뭐랄까, 인생을 함부로 살지 않고 싶어져요.

 

5️⃣ 굵고 짧게 사는 삶은 없습니다

"차라리 짧고 굵게 살겠다"라는 말에 대하여.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굵고 짧게’ 살 수가 없어요. 노화를 관리하지 못하면 ‘가늘고 짧게’ 사는 겁니다. 몸과 뇌가 충분히 건강하지 않으니 여러 병을 앓으며 가늘게 살게 되고요, 건강한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죽으니 짧게 사는 겁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낮은 집중력으로도 볼 수 있는 유튜브나 틱톡 동영상을 뒤적이는 일이 잦아진다. 그러다가 좋아 보이는 물건이 있으면 빠른 배송을 약속하는 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다. 나의 통증과 불편이 ‘지름’을 통해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코르티솔과 염증 물질 그리고 도파민 결핍의 쓰나미, 그로 인한 마음의 번뇌가 끊임없이 부추긴 결과다.

정희원,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

 

저속노화 정희원 : 수명도 마통처럼 미리 쓰실 건가요?

 


 

#2. 우리가 오해하는 집중력, 사실은 지루함을 견디는 힘 🏃🏻

 

스스로 생각할 때 여러분은 집중력이 좋은 편인가요? 저는 일을 할 때 집중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종종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이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돌이켜보면 의도와 달리 불편한 상황으로 이어지거나 아쉬운 결과로 끝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나에 빠지면 다른 중요한 것들에는 무심해지기도 하고 마음과 달리 소홀해지면서 다른 중요한 것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 집중할 때의 몰입은 중독과 닮은 점도 있습니다. 중앙대병원 한덕현 교수님 인터뷰를 읽으며 저는 집중력과 몰입을 비교해 보고 집중력의 본질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진정한 의미의 '집중력'은 순간적인 힘이 아니라 무던하게 반복하며 지루함을 견디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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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집중력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힘이 아니다

좋아하는 레고 시리즈 조립에 하루종일 몰두하는 것이 집중력일까요? 아닙니다. 진정한 집중력은 싫어하는 일도 견디고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충동을 조절하고 불편함을 참아내는 힘, 그게 바로 집중력의 본질입니다. 일상을 무던하게 반복하는 것이 집중력일 수 있습니다.

 

2️⃣ 중독과 몰입의 집중력의 양면성

비슷해 보이지만 중독과 몰입의 본질은 다릅니다. 능동적인 선택과 계획이 있을 때 중독이 아닌 몰입으로 이어집니다.

 

  • 중독: "어, 또 시간 가네..." (수동적)
  • 몰입: "이번엔 꼭 마무리 짓자!" (능동적)

 

3️⃣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성인 ADHD일까?

성인 ADHD는 갑자기 생긴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대부분 어릴 때부터 있었을 수 있죠. 마치 오래된 퍼즐의 빈 조각을 뒤늦게 발견한 것처럼 어릴 때부터 있었는데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울증, 조현병, 치매 초기 증상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는게 중요합니다.

 

4️⃣  일상에서 집중력 높이는 3가지 팁

  • 일을 잘게 쪼개기 (코끼리도 한 입씩 먹는다)
  • 일정관리를 위해 스케줄 관리 앱 활용 (두뇌에 부담을 덜 주기)
  • 스스로에게 멀티태스킹 강요하지 않기 (욕심을 버리면 오히려 효율이 오른다)

 

5️⃣ 올림픽 선수들이 집중하는 방법

"하던 대로 하자!"가 핵심입니다. 과도한 욕심은 오히려 독. 자신의 능력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집중력의 모습이죠. 4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낸 선수들의 공통점은 "하던 대로 하는 것"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매일 같은 양의 훈련을 해내며 수년의 시간 동안 지루함과 싸우고 나태함을 이겨낸 것이 집중력입니다.

 

집중력은 우리가 싫어하는 일도 해낼 수 있게 하는 슈퍼파워 같은 거예요. 그런데 그 힘은 거창하지 않은 무던함에 있습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하는 실천이 근원이죠. 지루함을 견디며 일상을 무던하게 반복하는 것이 집중력입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반복에 있듯, 집중력의 크기는 무던한 반복의 횟수에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무던한 반복을 해봅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제가 43개월 동안 반복하고 있는 의식적인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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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공성에 개인이 기여하는 한 가지 방법과 표창장 (feat. KRDS) 🎖️

 

디지털정부 UX 가이드라인 유공 행안부 장관 표창
디지털정부 UX 가이드라인 유공 행안부 장관 표창

 

제가 2023년부터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대한민국 디지털정부 UI/UX 가이드라인 'KRDS'가 공개되었습니다. 행안부 홈페이지에서도 정책자료 > 참고자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RDS(디지털 정부서비스 UI/UX 가이드라인) 바로가기

 

완벽하지 않지만 공공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이 더 나아지는 시작점이 될 거라는 마음으로 저는 자문위원 자격으로 1년 넘게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모든 가이드라인은 완벽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시작하면 시작되듯, 가이드라인 v1.0을 시작으로 기관과 이해관계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자문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며 유공 표창을 받은 김에 다시 한번 KRDS를 살펴보고 널리 소개합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배경과 고민했던 지점, 활용방안과 KRDS 특징에 대해서는 아래 레드버스백맨 홈페이지 글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더 나은 도시생활'을 만들기 위해 오프라인까지 UX 리서치 영역으로 넓히는 과정에서도 '더 나은 공공 디자인'을 위해 자문을 해왔던 것은 스스로 1명의 디지털 정부 서비스의 사용자로서 목소리를 더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선의에 대해 정부로부터 유공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큰 자기 효능감입니다.

 

레드버스백맨 - 대한민국 디지털정부 UI/UX 가이드라인 (feat. 표창장)

 


 

#4. UT를 했다고 사랑받을까? 그럼에도 롱런하는 서비스에 필요한 것, UX 리서치 🧑🏻‍🍳 

 

Ep9은 9월 13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타임앤코는 '롱블랙 2.0'에 집중하기 위해 Ep9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죠. 그럼에도 매일 흥미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8월 21일, 유저 리서치에 관한 아티클을 갈무리해서 소개합니다.사용자를 만나서 사용자의 행동과 마음을 알아내는 리서치가 왜 제품 경험에 중요한 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REDBUSBAGMAN

 

유저 리서치에 대한 2명의 PM의 생각

 

먼저 UX 리서치와 UT(Usability Testing, 사용성 검증)는 동일한 개념이 아닙니다. UT는 가장 대중적이고 리서처가 수행하는 리서치 방법론 중 가장 빈번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또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 다른 직군에서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익숙한 용어이지만 UX 리서치 중 정성조사이면서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는 한 가지의 방법입니다. 즉 UT는 UX 리서치 중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뉴스레터에서 소개드리는 Ep9 아티클의 저자 2분은 전문 UX 리서처가 아닙니다. 스스로 PM이라고 밝히고 있고 기획자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유저 리서치를 업무를 하는 동안 지속하고 있고 실제로 현업에서는 전문 리서처가 아니더라도 여러 방법론을 활용해서 사용자 조사를 진행합니다. 엄격히 말하면 '유저 리서치(사용자 조사)'와 'UX 리서치(사용자 경험 조사)'에도 차이가 있지만 아래 내용에서는 2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활용하고 있음을 먼저 소개합니다.

 

1️⃣ 유저 리서치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

우리 제품을 쓰는 유저는 ‘한결같지’ 않거든요. 우리가 변하듯, 그들도 변하죠.

이태현 모바 대표

 

2️⃣ 정확한 처방을 위해 필요한 유저 리서치

유저 리서치는 환자를 ‘진찰’하는 것과 닮았어요. 병원에 가면 어디가 아픈지 의사가 묻는 것처럼 우리도 고객의 불편함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유저가 어디에 감정을 쓰는지까지도 파악하며 정보를 모아야 해요. 그래야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걸 ‘처방’할 수 있죠.

민승기 스파크랩 상무

 

3️⃣ 여러 주제를 오간다고 인사이트가 아니라는 점을 경계하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며 온갖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안 됩니다. 대표적인 유저 인터뷰 실패 케이스죠. 여러 주제를 오간다고 인사이트가 늘어나는 게 아니거든요. 겉핥기만 하다가 큰 수확 없이 귀중한 시간을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태현 모바 대표

 

4️⃣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내는 것이 리서치의 본질

유저 리서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핵심이에요. 답변에서 추가 질문을 찾아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 나가야 하죠.꼬치꼬치 캐묻는 것과 비슷해요. 사람들이 잘하지 않는 질문을 이어가야 하죠. 하지만 이 작업이 정말 중요합니다. 번거로워도 유저의 일상을 내 머릿속에 완전히 집어넣어야 해요. 그래야 의미 있는 데이터를 남길 수 있고, 솔루션도 확실히 떠올릴 수 있어요.

민승기 스파크랩 상무

 

5️⃣  사용성에 대한 오해와 제품감

사용성이 좋다고 사랑받을까요? 애플 아이폰을 처음 쓰는 사용자는 사용성 때문에 아이폰을 선택했을까요? 맥 OS를 처음 쓰는 사용자는 어떨까요? 닫기 버튼의 위치, 키보드 자판의 배열, 단축키 모두 새롭고 불편합니다. 사용성이 좋다고 해도 제품이 사랑받지 않을 수 있고, 사용성이 결여되어 있어도 사랑받는 제품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에는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입니다. 메뉴판이 보기 쉽다고 그 식당에 가는 건 아니라는 점을 의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 맛, 친절함, 위생, 접근성이 모두 괜찮고 메뉴판 사용성까지 좋을 때 식당이 더 잘 되고 회전율은 높아지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 REDBUSBAGMAN

 

확인해야 하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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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는 왜 태풍의 이동경로를 보면서 또 오해할까? 🌀

 

태풍의 이동경로를 제공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태풍의 이동경로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죠. 경로 밖의 지역은 그래도 다행히 태풍의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인데요.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는 지적입니다.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알베르토 카이로가 2019년 뉴욕타임스에 공유한 글을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사용자는 의도한 대로 읽고 쓰기 보다 읽고 싶은대로 쓴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 REDBUSBAGMAN

 

1️⃣ 8월 태풍 종다리 북상 중 소멸

태풍 종다리가 서해상에서 소멸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세력을 늘리지 못한 상태에서 빠르게 북상하면서 바다 위에서 소멸되었다는 기상캐스터의 설명을 들으며 태풍 경로를 그린 지도를 살펴봅니다. "아, 저 지도에 그려진 부분이 피해를 받을 뻔했는데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Cone Graphic 예시 상단에는 Note로 콘은 태풍의 가능성 높은 이동경로를 보여주지만 태풍의 크기를 보여주지 않으며, 콘 바깥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NHC(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
Cone Graphic 예시 상단에는 Note로 콘은 태풍의 가능성 높은 이동경로를 보여주지만 태풍의 크기를 보여주지 않으며, 콘 바깥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NHC(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

 

2️⃣ 태풍의 경로를 표현하는 방식, 콘(Cone)

태풍의 경로를 그리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아래 뉴욕타임스 기사에 딸린 썸네일 이미지의 빨간색 영역처럼 '콘(Cone)'을 그리는 것입니다. 콘 안의 점은 '태풍의 중심'입니다. 통상적으로 3~5일 정도의 이동경로를 쉽게 표현하기 위해 '콘'을 사용합니다.

 

3️⃣ 태풍의 경로는 태풍의 영향범위가 아닐 수 있다

여기서 해석의 오류가 생기는 지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콘이 태풍의 크기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콘은 정직하게 태풍의 중심을 기준으로 이동할 것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로를 보여줄 뿐입니다. 즉, 태풍이 반드시 빨간색 콘으로만 이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태풍의 중심 위치를 확률적으로 계산해서 약 2/3(66%) 확률로 태풍이 콘 내부를 지나가는 것이고 1/3(33%) 확률은 태풍 중심이 콘 바깥을 지나갈 수 있는 거죠.

 

4️⃣ 태풍의 경로를 보면서 주의할 점, 2가지

즉, 태풍의 이동경로를 보면서 2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 첫째, 태풍의 이동경로가 1/3 확률로 틀릴 수 있다는 점. 둘째, 콘 바깥 지역도 태풍으로 인한 폭우, 홍수, 해일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그러니 태풍의 크기와 강도는 태풍의 이동경로와 별도로 고려해야 합니다.

 

5️⃣ 태풍에 대해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강도와 예상 피해 지역

작은 태풍과 큰 태풍은 크기가 다르지만 이동경로를 표현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콘으로는 동일한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중심에 있더라도 큰 태풍은 콘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게다가 태풍의 크기와 강도는 주변 기후나 지형에 따라 변하는데 이동경로를 태풍의 중심으로 표현한 콘은 동적인 변화를 포함하지 못합니다.

 


 

Outro - 매달 하는 독모임 <리서치 하는데요> 📖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3 2번째 모임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3 2번째 모임

 

<리서치 하는데요>는 작년부터 시즌제로 이어가고 있는 트레바리 독서모임입니다. UX 리서치에 관심이 있거나 더 나은 사용자 경험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하는 잔잔한 모임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덥고 습한 이 계절에도 함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서로 다른 경험에서 자기만의 관점을 공유하는 지적 대화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 REDBUSBAGMAN

 

<리서치 하는데요> 8월 모임에서 함께 이야기해서 고민할 수 있었던 지점들

 

1️⃣ 파인딩과 인사이트,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하여

책에서 저자는 데이터에서 발견한 '패턴'을 파인딩, 패턴 뒤에 숨은 더 깊은 의미를 '인사이트'라고 부릅니다. 일할 때 우리는 어떤 것을 파인딩, 또 어떤 것을 인사이트라고 부르는지.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나눴습니다. 현업에서 파인딩 없는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그렇다면 리서치를 해야만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게 아닐까요?

 

2️⃣ 제품감에 대하여

유민 님의 독후감 중 'Product Sense,  제품감'이 인상적이었요. 제품감은 '사업적 목표, 기술, 사용자, 그리고 의사결정자의 니즈까지 총체적으로 촘촘하게 보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감각'입니다. 인사이트에는 제품감이 있지만 아이디어에는 제품감이 결여된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3️⃣ 소프트 스킬과 하드 스킬에 대하여

저자가 설명한 소프트 스킬과 하드 스킬에 대한 정의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프트 스킬에 대해서는 '하드 스킬을 제외한 전부'라고 표현한 부분 때문이었는데요. 멤버들과 토론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Internal Politics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일을 하는 많은 기간 동안 저는 사내 정치나 라인을 탄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그런 동료들을 존중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UX 리서처가 미래 지향적 리서치를 하면서 제품을 출시하는 긴 호흡을 주도적으로 가져가려면 파인딩부터 인사이트, 제품 출시의 당위성과 전사적 목표를 맞춰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고려하며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역량 vs. 딱딱한 기술

 

4️⃣ 주어진 리서치에 대해 의심하기

예슬 님 독후감에서 메모해 둔 부분입니다. 리서처가 리서치를 할 때 주어진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면 능동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수동적인 태도일 수 밖에 없고 이는 비즈니스적 임팩트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할 때 주어진 요청에 대해 전문가로서 의심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➊ 사용자의 경험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리서치인가? 아니면 디자이너, PO 등 공급자의 안도감을 위한 행위인가?

➋ 요청한 이들의 가설에 오류가 있거나, 숨겨진 전제가 있지는 않은가? 이미 답을 알고 있거나 리서치 결과와 무관하게 답을 내리려는 문제가 포함된 것은 아닌가?

➌ 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리서치는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가져오는가?

 

트레바리 시즌3 두 번째 모임을 마치고, 파인딩과 인사이트에 대하여

 


 

구독자님, 이번 달 뉴스레터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뉴스레터를 읽으며 든 생각이나 뉴스레터에서 다뤘으면 하는 주제 등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메일리 뉴스레터 댓글이나 인스타그램(@redbusbagman), 링크드인 등 편한 채널을 통해 뉴스레터에 대한 생각을 알려주세요. 그럼 잘 배운 다정함을 믿으며 어김없이 9월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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