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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2024년 10월에 본 것"

일 하다 눈이 가는 소식을 큐레이션해서 공유합니다

2024.10.28 | 조회 1.2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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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 매달 1번 받아보는 UX 리서처의 생각

INDEX

 

  • Intro
  • 만드는 사람이 품은 문장 📝
  • 올리브영 다크 패턴에 돌아선 사용자 🤥
  • UX 리서치로 틈을 채우는 여정 - TEDxKyunghee 비움 | 틈 | 채움 🔗
  • 문화에는 허영이 필요하다 🍿
  •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4를 시작합니다 🎅🏻
  • Outro - 서로의 애씀을 응원하는 동료 ☕️

 


 

구독자님, 그간 따뜻하셨어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와 일교차로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셨는지요? 가장 좋은 계절의 순간은 언제나 짧게 머물다 지나가곤 합니다. 이 계절에 안부를 전하고 미뤄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시길 바라며 2024년 10월에 본 것을 시작합니다. 저는 10월에 회사 업무로 유난히 바쁘게 주말과 밤을 보냈는데,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일 하는 사람, UX 리서처, 메일을 보내는 발행인으로 어김없이 찾아뵐 수 있어 다행입니다.

 


 

#1. 만드는 사람이품은 문장 📝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 이의 함정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본질을 놓치기 않기 위해 제가 메모해 두고 꺼내보는 문장들을 구독자님께 소개합니다.

 

마음이 담긴 일을 하려면 먼저 내 마음이 평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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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치를 할 때 소음과 신호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들 대부분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심각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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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사람이 애쓰면 쓰는 사람이 편하고,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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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이 없어도 비판할 수 있지만 할 수 있을 땐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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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강도가 아닌 빈도에서 옵니다. 사소하더라도 드문드문 1초, 2초, 3초 그렇게 기분 좋은 순간을 자주 만들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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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확실한 것들을 구별할 줄 알고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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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올리브영 다크 패턴에 돌아선 사용자 🤥

 

제목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극대노주의]를 대괄호로 표시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뷰티 시장의 큰손, 올리브영 서비스를 앱으로 이용하면서 일반 배송으로 선택했지만 자동으로 선택된 항목으로 인해 '오늘 드림'으로 배송이 되어 증정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한 사용자의 후기입니다. (트레바리 북클럽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3 멤버 초은 님이 클럽 커뮤니티에 공유해 주신 글이 인상적이라 제가 자세히 살펴보고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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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드림/픽업 주문시 증정품 미지급을 안내하는 상품 이미지 ©짜니찬 찬일염
오늘드림/픽업 주문시 증정품 미지급을 안내하는 상품 이미지 ©짜니찬 찬일염

 

블로그 글을 요약하면 사용자의 의도,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기만적 패턴이 문제였습니다. 구매할 때 일반 배송으로 받아야만 증정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오늘 드림'이 아닌 '일반 배송'으로 선택하고 넘어간 것인데 다음 화면에서는 '무료 배송으로 내일 자정까지 받아보시겠어요?'라는 문구가 자동으로 선택되어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 문구가 '오늘 드림'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호하고 따져보면 내일 자정이니 '내일드림'이면 그럴듯해도, '오늘 드림'은 아니겠거니 생각하면서 진행을 했던 것인데 받아보니 증정품이 없었던 것이죠.

 

사용자가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무료배송으로 내일 자정까지 받아보시겠어요?'라는 문구를 선택하면 '오늘 드림' 배송으로 (어느새) 동의한 것이라 일반배송이 아닌 게 되므로 "증정품을 받을 수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 문구를 자동으로 선택하도록 만든 것 (2) 문구 설명이 정확하지 않고 모호한 점 (오늘 자정도 아니고 '내일 자정') (3) 이전에 사용자가 선택한 옵션의 내용을 교묘하게 바꿔두고 받을 수 있는 상품구성이 달라진 부분(사용자가 기대한 바)에 대해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받은 뒤 고객센터에 문의해야만 알 수 있다는 점이죠.

 

문구는 모호하고 화장품 구매에서 증정품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올리브영의 이런 패턴(자동으로 문구 선택, 모호한 설명, 기대한 상품을 받지 못하는 경험)은 기만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블로그글에는 경험을 손상시킨 3가지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 다크 패턴에 올리브영을 떠나는 이의 속마음 ]

 

1️⃣ 불만을 접수하고 공개하는 방식도 시커먼 서비스

"불만 접수방식도 불만 게시판이 명확하게 설립되어 있는 농심과 비교되어 더더욱 기분이 나빴고 (중략) 게다가 설문조사는 그렇게 꼬치꼬치 엄청난 수의 문항으로 물어보면서 이런 고객 불만사항 게시판은 또 마땅히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다는 점이 대조되어 더 괘씸하다"

 

2️⃣ 사용자가 실수하기를 의도적으로 유도했다는 느낌에서 괘씸죄

"아무리 생각해도 전에는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명백하게 '오늘드림'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안내했었는데 이제 와서 오해의 여지가 다분한 유도성 문구로 변경해 둔 것이 의도가 없이 그런 것이라 생각되질 않기에 사은품 여부를 떠나서 더 기분이 나빴다."

 

3️⃣ 마음 편하게 공식몰에서 구매하겠다는 다짐

"나는 앞으로 꼭 사은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공식몰을 이용할 것이라 다짐하며"

 

다크 패턴은 '기만적 패턴' 중 사용자를 속이려는 만드는 이의 의도가 명확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다크 패턴 ⊂ 기만적 패턴'인 셈이죠. UX 리서치와 UX 라이팅 측면에서 볼 때에도 문제는 심각합니다. 최근 공정위에서 아고다의 '숨은 5% 수수료' 등 주요 다크패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 구독 취소를 원클릭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규정을 만든 것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리브영 사례는 UX 리서처, UX 라이터로서 살펴볼 때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UX 리서치에서 바라보는 '사용성'이 평범한 사람, 평균 이하의 사람이 제품을 이용하려고 할 때 스스로 사용법을 알아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 UX 라이팅의 기본적 원칙 3가지 '정확성', '간결성', '일관성'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정확성' 측면에서 "오늘 드림"과 "무료배송으로 내일 자정까지 받아보시겠어요?"를 동일한 선택지로 이해하면서 내가 이미 선택한 '증정품'이 사라진다고 예상할 수 있는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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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대노주의] 올리브영 일반배송 은근슬쩍 오늘드림 변환 수법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클릭 한번으로 구독 취소' 규정 발표

 


 

#3. UX 리서치로 틈을 채우는 여정 - TEDxKyunghee 비움 | 틈 | 채움 🔗

 

지난 뉴스레터 '2024년 7월에 본 것'을 통해 소개해 드렸던 TEDxKyunghee 비움 | 틈 | 채움 첫 번째 스피커로 이야기 한 'UX 리서치로 틈을 채우는 여정'이 TEDxTalks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과 책 『UX 리서처의 일』에 담긴 생각을 18분 영상에 담았습니다.

 

레드버스백맨 | UX 리서치로 틈을 채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설계한다 

 


 

#4. 문화에는 허영이 필요하다 🍿

 

노벨상을 받았다고 다들 호들갑이다.
그게 어떤가? ©레드버스백맨
노벨상을 받았다고 다들 호들갑이다. 그게 어떤가? ©레드버스백맨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에 서점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을 원어로 읽으려는 사람, 책을 선물하려는 마음까지 넘쳤습니다. 재고가 부족해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책을 읽었냐고, 책 사서 결국 읽지 않고 한쪽에 두는 것 아니냐며 지적 허영심에서 나온 보여주기 행동이라는 삐뚤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비난이었죠. 책은 원래 사서 옆에 두고 읽고 싶을 때 그때 읽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온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글을 떠올렸습니다.

 

문화에는 허영이 필요하다

 

저는 문화에서는 허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요즘 관객들은 허영이 없어요. 아니 내가 졸려 죽겠는데 이 영화를 왜 참고 봐야 해? 한다는 거죠. 우연히 낚여서 <희생> 같은 영화를 보면 욕하고 나와요. 감독의 자의식으로 충만한 쓰레기 영화다,라는 말을 거침없이 날리죠. 말하자면 지금 관객이 훨씬 더 주체적이고 허영이 없는 거죠. 그런데 그게 아주 훌륭한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해요. 허영이 없으면 문화적으로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가 없어요. 허영이 있다는 건 자기 마음속의 빈 곳을 스스로 의식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걸 채우려고 노력하고. 허영이 없으면 자기 스스로 충만하다고 생각하기에, 뭔가 다른 걸 자기 마음으로 초대할 만한 구석이 없어요. 지금으로도 충분히 재밌는데 왜 내가 타르코프스키(러시아의 시인이자 영화감독)를 보며 괴로워야 돼? 이런 식인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어떤 특정한 문화적 시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에 대해 영원히 문을 닫아버리는 거예요.

이동진

 

서울문화재단 '문화+서울' 이동진 인터뷰

 


 

#5.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4를 시작합니다 🎅🏻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를 1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트레바리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를 1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트레바리

 

매달 1번 모여서 같은 책을 읽고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과 리서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 다른 클럽 경험이 있는 멤버들은 하나같이 <리서치 하는데요>를 '잔잔하지만 단단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시즌3를 마쳤으니 어느새 만 1년 동안 클럽을 운영한 셈인데요. 3번의 시즌을 거치며 커뮤니티 모임을 운영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즌 3번째 모임과 4번째 모임 사이에 제가 호스트로 주최하는 '별책부록' 모임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시즌 4는 1달 쉬었다가 12월부터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년 동안 쉼 없이 지적 대화를 나누고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였으니 고요한 시간을 갖고 12권의 책을 다시 읽어볼 계획입니다.

 

시즌4는 10월 26일(토)에 오픈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우리가 왜 사용자를 관찰하고 경험에 대해 고민하는지에 대해 잔잔하지만 단단하게, 정적이지만 치열하게 토론할 분들을 기다립니다. 아래는 2년차 <리서치 하는데요>에서 함께 읽을 책 4권입니다.

 

<리서치 하는데요> 시즌4에서 함께 읽을 4권의 책 📚

 

1️⃣ 생각노트, 『디테일의 발견』

 

<리서치 하는데요> 2년 차를 시작하는 첫 번째 책은 생각노트 님의 '디테일의 발견'입니다. 이 책은 '공간, 제품, 서비스의 차별화를 만든 사소한 차이에 관한 관찰 기록'이라는 설명이 표지에 적혀있는데요. 저는 UX 리서처가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행동, 감정을 알아 치려는 분들이라면 사소한 디테일 차이가 만드는 다름, 유난스러움으로만 빚어지는 가치, 예민하기 때문에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것까지 누가 신경 쓴다고 그래?"라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의 초석이 됩니다. 책을 읽고 사용자 경험에서 새롭게 발견한 관찰 기록까지 함께 나눠볼까요?

 

2️⃣ 제럴드 M. 와인버그, 『대체 뭐가 문제야』

 

UX 리서치를 할 때 가장 쉽게 범하는 실수는 문제를 너무 성급하게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즉, 문제를 쉽게 정의해 버리는 것이죠. 중요한 건 '소음'과 '신호'를 구별하는 겁니다. 사용자가 어떤 현상에 대해 불만을 갖는다고 문제일까요? 불만을 기준으로 문제를 정의하면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 책은 리서처가 꼭 알아두어야 하는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 - '사용자가 '바라는 바(기대)'와 '주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수준(상태)'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바라는 것과 인식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

 

3️⃣ 제현주, 『일하는 마음』

 

리서치를 일로(도) 하기 때문에 리서치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합니다. 일하는 동력은 이따금 외부에서 오기도 하지만 균형을 이루려면 내면에서 발견하고 지켜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은 제가 리서치를 잘하고 싶을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는 문장들의 집합입니다. 유능한 리서처이지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책을 읽으며 잠에 들곤 했습니다. 리서치를 하는 사람이지만 리서치를 하는 것만으로는 조직에서 스스로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며 불안에 잠겼을 때 저는 UX 라이팅도 했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잔잔하지만 단단하게' 리서치하는 마음을 이야기해 볼까요

 

4️⃣ 나가오카 겐메이, 『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든 나가오카 겐메이는 롱 라이프 디자인을 추구하며 10년 동안 매주 뉴스레터를 보냈습니다. 이 책은 530 총 중 107통을 골라 엮은 책으로 롱 라이프 디자인을 추구하는 사람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자전적인 일기 속에는 '그만두지 않겠다는 '지속성'', '멋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지금 바로 사지 않는 '인내심'을 지녔다' 등 리서처가 사용성과 유용성을 통해 사용자 경험에 불어넣고 싶은 '균형감각'에 대한 단서들이 가득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마음이 담긴 일을 하려면 먼저 내 마음이 평온해야 한다'입니다.

 

디앤디파트먼트를 만든 나가오카 겐메이는 롱 라이프 디자인을 추구하며 10년 동안 매주 뉴스레터를 보냈습니다. 그중 107통을 골라 엮은 이 책은 롱 라이프 디자인을 추구하는 사람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자전적인 일기 속에는 '그만두지 않겠다는 '지속성'', '멋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지금 바로 사지 않는 '인내심'을 지녔다' 등 리서처가 사용성과 유용성을 통해 사용자 경험에 불어넣고 싶은 '균형감각'에 대한 단서들이 가득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마음이 담긴 일을 하려면 먼저 내 마음이 평온해야 한다'입니다.

 

우아하고 편안한 공간, 스튜디오 오오이(@stuioooe)에서 진행한 별책부록 ep2 ©레드버스백맨
우아하고 편안한 공간, 스튜디오 오오이(@stuioooe)에서 진행한 별책부록 ep2 ©레드버스백맨

 

리서치 하는데요 - 사용자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에 대하여

 


 

Outro - 서로의 애씀을 응원하는 동료 ☕️

 

돌이켜보면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았던 순간들도 몇 달만 지나고 나면 그저 회사에서 내가 그때 해야만 했던 일이었을 뿐이고, 나의 일이 아닌 조직과 회사의 일이었습니다. 심각하게 몰입했던 순간도 이내 격양과 조정, 쿨링타임까지 겪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와 구운몽처럼 별것 아닌 것이 돼버리는 허무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조직이란 본래 팀으로 일하고, 개인의 성과인 것 같지만 한 걸음 물러서 크게 보면 팀, 그룹, 실, 본부 각기 다른 조직 위계 속에서 회사의 성과가 되곤 하니까요.​​​​​​​​​​​​​​​​ 그럼에도 선선해진 가을밤 조깅 이후에도 문득 떠오르는 건 늦은 시간까지 함께 고민을 하다 헤어지고 옷만 갈아입고 나와 다시 일을 시작하는 아침에 피곤한 동료를 생각하며 출근길에 사 온 따뜻한 커피, 중요한 개인일정을 또 미루기 어려운 상황에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도록 백업을 해주면서도 괜히 부담이라도 느끼랴 애써 한참 해야 할 일을 거의 다 끝냈다며 우리도 들어갈 거라고 말해주는 동료들. 다들 예민해진 시기에 쓸데없어 보이지만 사실 꼭 필요했던 피식거리게 만든 스몰토크까지. 일을 하면서 타이틀의 함정,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 사실 곁에 두고 흔히 놓치는 건 무던히 애쓰는 동료입니다. 2011년부터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들을 매년 만났습니다. 지금은 안부를 자주 전하지 못하지만 동료들의 응원 덕분에 저는 전보다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애씀을 알아차리고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건 늦었지만, 그 애씀 덕분에 다 괜찮아졌습니다. 이젠 저도 동료가 성장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동료를 위해 애쓰는 동료를 응원하겠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함께 자라는 방법은 서로의 애씀을 응원하는 동료가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서로의 애씀을 응원하는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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