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더 패치> 존 맥피
- 전업 작가란, 정의하자면, 극기라는 옷을 걸치고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정신과 영혼에 얼마나 가혹한 짐을 짊어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유창하게 한탄하고, 무엇이 되었든 집안일이라도 생길라치면 ‘작업 기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고, 해쓱한 시인처럼 구슬픈 얼굴로,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한가한 인간들에게 자신은 이만 가보겠다고 말하고, 글쓰기의 성소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빗장을 채우고, 그 고독한 희생 속에서, 뉴욕 메츠의 야구 경기에 빠져드는 사람이다.
- 그날의 주요 연사는 SF소설을 쓰는 보스턴대학 생화학 교수 아이작 아시모프로,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1급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 걸 입증했다. 그가 한 연설의 기조는 일련의 농담이었는데 일부 농담은 두 번이나 했다. 그는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은—다 모으면—자기보다 더 똑똑하다고 상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신한 용어들로 진화를 설명했다. 진화는 정말이지 가장 약한 존재들의 생존 방식이다. 왜냐하면 바다를 떠난 물고기들은 야심에 차서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 밀려나는 바람에 그런 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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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 혼란을 겪은 유년의 고통이 저를 글쓰기로 이끌었고 결국 그것이 축복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속초에서의 겨울』의 주인공은 저와 같은 혼혈 여성이지만 저와는 달리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인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경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삶을 그린 셈이지요.
- 소설에 여백을 많이 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죠. 책이 텅 비어 있을 때 독자들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 속 남녀 두 주인공은 서로 언어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언어 이외의 방법으로 가까워지려고 합니다. 그 방법이 여자는 요리이고 남자는 그림이죠. 그래서 침묵과 텅 빈 대화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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