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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가 이 책을 쓰는 데 10년 정도 걸렸다고 하더라.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들어 단기간에 써 내려간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샛길을 만나 길을 잃고, 그 길의 새 지도를 만들 만큼 오래, 진지하게 헤매고, 다시 길을 만들며 나오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안타까웠던 점은 많은 독자분이 앞부분에서 그었던 밑줄을 나중에 도로 지우고 싶었다고 한 후기다. 세상 누구도 평면적으로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고, 늘 한결같은 사람도 없을 거다. 책에 등장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도 말년에 평화운동을 했고,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룰루 밀러를 봐도 수차례 변화를 겪었다. 나중에 나쁜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평생 한 모든 말과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의 말이라고 해서 다 옳은 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세상 만물에 대한 객관적이고 단단한 앎에는, 삶의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한 감정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빠져 있는 오해와 편견을 조금씩이라도 걷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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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차를 타고 눈길을 운전하면서 ‘엄마 혼자 너무 힘드네. 여기서 멈출까’라고 물어봤는데 (딸에게) ‘엄마, 그만하면 됐어’라는 말을 듣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딸이 ‘여기서 그만두는 엄마가 내 엄마인 것은 싫다’고 대답했다. 그때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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