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레니, 작곡가 번스타인과 지휘자 번스타인의 삶은 어떤 차이가 있죠?
글쎄요. 차이라고 한다면 서로 성격이 달라요 다른 작곡가들… 다른 창작자와 공연자 사이도 마찬가지죠. 공연자라면 지휘자가 됐든 배우가 됐든 보여지는 인생을 살아요. 너무 축약적이지만 외향적 인생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창작자는 여러분이 보시는 이런 스튜디오에서 혼자 곡을 써 내려가요. 세상과 아주 사적인 소통을 나누죠. 그리고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 풍부한 인생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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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뿌리를 파헤친 <전체주의의 기원>의 마지막 문장에 희망의 씨를 하나 남겨놓았다. 모든 역사의 종말은 반드시 새로운 시작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최상의 능력이다. 그는 “시작이 있기 위해 인간이 창조되었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한 후 방점을 찍듯 말한다. “실제로 모든 인간이 시작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이 문장을 꼭 붙든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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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remem입니다.
지난 한 해 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레터를 열어보며 제가 느꼈던 마음에 공감하는 누군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전해지는 큰 감동이 있습니다. 그걸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가 되면 으레 그렇듯 기세좋게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적어놓습니다. 그렇게 한 껏 부려놓은 거창한 다짐들을, 뒤에 가서 부랴부랴 수습하는 짓들이 매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매일이 그렇고, 인생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뉴스레터를 쓰겠다며 일을 벌린지 어느덧 세 번째 맞는 새해입니다. 어떻게 하면 구독자님께 고마움을 전할까 싶은데 그저 계속해서 이렇게 레터를 드리는 것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꾸준하겠습니다.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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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매일 아침, 오늘도 주어진 하루가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스러움'과 새롭고 설레는 '희망'이라는 감정의 전쟁터일 때, remem 을 읽으면서 '희망'이 승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날은 제게 정말 필요한 문장들이 적혀있기도 해서 그 날 아침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하루를 시작하기도 한답니다. 감사했습니다. 2024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remem (1.52K)
감사합니다. 저도 희망이 생기네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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