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으로 저의 이야기는 일단 마칩니다

2023.07.27 | 조회 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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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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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류이치 사카모토

자신이 언제 죽을지를 모르니 우리는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무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극히 적은 횟수밖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 시절의 그 오후를, 앞으로 몇 번 떠올릴까? 그것이 없었다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깊은 곳에서, 지금의 자신의 일부가 된 그 오후마저. 아마 앞으로 네 번, 혹은 다섯 번일 것이다. 아니, 더 적을지도 모른다.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는 일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있을까. 아마 스무 번이려나. 그리고, 그럼에도, 무한한 횟수가 있다는 듯 생각한다.

영화 〈마지막 사랑〉

 

저는 특히 빗소리가 좋았습니다. 근래 10년 정도는 뉴욕에서도 비 내리는 소리에 자주 귀를 기울이곤 했었죠. 입원 중에도 창밖의 빗소리를 듣는가 하면,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유튜브에서 8시간 동안 빗소리만 재생되는 영상을 찾아 밤새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속 빗소리는 내 주위를 360도로 둘러싸고 쏟아지는 실제의 빗소리와는 다른, 압축된 별도의 사운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그(백남준)는 과거에 세 번, 여행을 하다가 짐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세 번 모두 짐을 찾지는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때까지의 인생을 리셋하고 재출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요. “과거에 얽매일 필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버리는 용기다” 라는 선불교 사상에 큰 영향을 받은 그다운 사고방식에 관해 들으며 ‘과연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반년 동안의 비건 생활이 쓸데없는 일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크로바이오틱을 시작하며 식이요법의 본질을 배울 수 있었고, 그 후로 몸에 닿는 물건들은 가급적 자연 소재를 사용하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오누키 씨의 충고대로, 어떤 면에서는 살기 불편해졌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것, 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버릇이 생겨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게 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뭐가 어찌 됐든,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역시 옳지 않은 일이구나, 하고 반성했습니다. 고집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가능성을 좁힐 수 있음을 통감했죠. 충분한 여유 시간을 갖게 되면서 처음으로 깨달은 사실이었습니다.

 

그 어떤 추악한 도심에서도, 자연 속에서도, 세계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 새벽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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