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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스물셋의 비트겐슈타인은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는다. 그는 유럽에서 제일가는 부자 중 한 사람이 됐다. 그렇지만 그 재산 전부를 예술가와 형제들에게 줘버린다. 재능은 있으나 가난한 예술가에게 지원할 것을 ‘횃불’지 편집자에게 일임하고 기부했다. 수혜자로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게오르크 트라클, 표현주의 화가 오스카 코코슈카, 건축가 아돌프 로스 등이 있다. 정작 자신은 방 한 칸과 몇 개의 가구가 전부였는데, 이유인즉슨 “가파르고 높은 산을 올라가려면, 무거운 배낭은 산기슭에 놔두고 출발해야 한다”는 것. 가파른 산이란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대한 은유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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