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 임금은 낮고 주거비용은 치솟는 시대에, 그들은 그럭저럭 살아나가기 위한 한 방편으로 집세와 주택 융자금의 속박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켰다. 그들은 미국을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들에게도 생존이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필사적인 노력으로 시작된 것은 좀 더 위대한 무언가를 외치는 함성이 되었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최소한의 생활 이상의 무언가를 열망하는 일이다. 우리에게는 음식이나 거주지 만큼이나, 희망이 필요하다. 그리고 길 위에는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이다. 이 나라 전체만큼이나 넓은, 기회의 감각. 뼛속 깊이 새겨진, 더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신념. 그것은 바로 앞에, 다음 도시에, 다음번 일자리에, 다음번 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마주침 속에 있다.
- 이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까?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린다의 삶은 막 변화하려 하고 있었고, 지금으로선 그것으로 충분했다.
- 노마드들 사이에서는 다른 무언가도 일어나고 있었다. 내가 보는 대로의 진실은, 사람들은 심지어 가장 혹독하게 영혼을 시험하는 종류의 고난을 통과하면서도, 힘겹게 싸우는 동시에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현실을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적응하고, 의미를 추구하고, 연대감을 찾으려는 인류의 놀라운 능력을 증명해준다. 리베카 솔닛이 책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 지적하듯, 사람들은 위기의 시기에 기운을 내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놀랍고도 강렬한 기쁨”을 느끼면서 그렇게 한다. 견뎌내려는 우리의 의지를 뒤흔드는 고난을 겪으면서도, 별이 빛나는 광활한 하늘 아래 동료 워캠퍼들과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있을 때와 같은 공유의 순간들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일은 가능하다.
- 지나고 보니,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나는 이 말을 몇 번이고 계속해서 들었다.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무리 적더라도, 중요한 것은 선택 자체라는 말이었다.
- 아마존에서 일한 첫 번째 시즌에 린다는 미국인들이 구입하는 방대한 양의 쓰레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몸서리를 쳤었다. 그 경험은 환멸의 씨앗을 심어놓았다. 린다가 창고를 떠난 뒤에도 그것은 계속 자라났다. 커다란 RV에서 아주 조그만 트레일러로 차량 규모를 줄였을 때, 린다는 미니멀리즘과 ‘작은 집 운동’에 대해서도 읽고 있었다. 그는 소비문화에 대해, 사람들이 자신들의 짧은 삶을 얼마나 많은 쓰레기로 채우는지에 대해 아주 많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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