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2022.02.02 | 조회 5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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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흔적도 없어진 아오쿠리 마을에 태양광선과 비가 내리쬐고 바람이 씨를 옮겨온다. 몇 안 되는 씨가 싹을 틔우고, 쭈뼛쭈뼛 뿌리를 내린다. 화산재도 토석류도 이 작은 초록에는 어마어마한 양분이다. 듬성듬성한 초원 틈에서 어린나무가 가지를 뻗고 이윽고 숲이 형성된다. 나무들과 풀에 이끌려서 벌레와 새가 온다. 낙엽은 부엽토가 되고, 숲은 가속도가 붙어 기세 좋게 큰 숲을 이룬다. 숲은 작은 포유류를 불러들이고, 여우와 부엉이가 그들을 노린다. 바로 지금 유키코와 걷고 있는 울창한 밤의 숲은 도대체 몇 번이나 불탄 들판에서 재생한 것일까? 우리도, 지금 울고 있는 부엉이도 불탄 들판을 모른 채 이 자리에 있다.

 

# 그해 우리는 

따로 드라마 작법을 배우진 않았고,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보며 공부했다. 29세에 지상파 데뷔한 ‘젊은 작가’ 축에 속한다. 이 작가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전개에 힘이 부족한 것 같고, 주변사람들도 불안할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앞으로 계속 성장하는 모습 보일 수 있는 건 이른 데뷔의 장점인것 같다”고 했다.

이 작가의 재료는 일기와 메모다. 그는 “평소엔 일기를 안 쓰는데, 사랑을 하면 그 순간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쓰더라”며 “평소에도 슬픈 상황이나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엔 울면서도 메모장을 켜서 기록해두고, 나중에 꺼내본다”고 했다. 하루 10시간 정도 작품 구상을 하는데, 막상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은 많진 않고 사람들과 얘기하며 뜻하지 않은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했다

원문

 

# 과거는 단지 지나간 것이 아니며 우리는 목격자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Q. 영화를 통해 사람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 그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하고 싶은가.

A. 나는 귀머거리도 장님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행동해야 한다. 침묵해서는 안 된다. 희망이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떤 비평가들은 내가 영화를 통해 인종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증오의 연쇄를 보여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이 영화의 목표가 아니다. 내가 바라는 건 사람들이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토론을 시작하는 거다. 이 영화는 미국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전세계를 향한 나의 행동이다. 차별은 국경을 넘어 도처에 만연해 있다. 각자 자국에서 이민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모슬렘을 어떻게 대하는지, 소수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둘러보라. 세계 도처에서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울타리 너머의 일에 관심이 없다. 다시 강조하건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스파이크 리 감독 <블랙클랜스맨> 인터뷰 중에서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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