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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나름의 부족함을 가지고 있고 누구든지 넘어지기 마련이다. 내가 그 일로 인해 내가 상심이 크구나하고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낼 줄 아는 사람들을 자기 자비(self-compassion)가 높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는 자기 자비의 요소로 다음의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 자기 자신을 향한 친절: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비난보다 따뜻한 말을 건네듯 나에게도 따뜻할 것
- 보편적 인간성 인지하기: 오직 나만 힘들게 산다던가 실패하는 건 비정상이라고 보는 오만함 버리기
- 판단하지 않기: 자신의 마음 상태를 판단하려 들지 말고 그저 "지금 내가 많이 힘들구나. 그 일이 내게 많이 중요했구나"하고 바라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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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자기기만은 부도덕하게 취급받았다. 프로이트는 <문명 속의 불만>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소망에 부합하는 것들로 그 자리를 채워 세상을 바로 세우고 재창조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필사적으로 저항하면서, 행복으로 가는 길을 닦으려는 자는 누구든··· 미친다.”
1980년대부터 심리학자들은 ‘적당한 자기기만’은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자기기만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열심히 살고, 포기를 덜하고, 목적을 이루며 살더라고. 심리학자들은 이를 ‘긍정적 환상(Positive Illusions)’이라 불렀다. ‘스토리 에디팅’이라는 심리 치료가 있다. 자기 이야기를 더 긍정적으로 편집하는 것이다. 굳이 나의 부족한 능력, 과오를 있는 그대로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적당한 자기기만은 꽤 유용하다. 혼돈의 세상에서 괜찮은 삶을 살아낸다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란 정신 승리는 필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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