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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무엇보다도 간단한 요령 한 가지만 배운다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네?」 「말하자면 그 사람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다니는 거지.」
세상에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 죽은 뒤의 세계를 지나치게 걱정하느라고 지금 이 세상에서 사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 말이야. 길거리를 한번 보려무나, 그 결과를 보게 될 테니까.
「아빠, 우리가 이길까요?」 「아니.」 「그렇다면 왜 ─」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하기도 전에 이기려는 노력도 하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으니까.」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줘야 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아빠는 오빠가 무언가 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얼마 동안 그 무엇을 기억해 두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야 오빠는 그 무엇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생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오빠는 다시 옛날처럼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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