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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 조앤 디디온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하버드 아동 사별 연구소의 J. 윌리엄 워든에 따르면, 돌고래가 짝이 죽은 뒤에 먹기를 거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기러기는 짝을 잃으면 짝을 부르며 날다가 방향을 놓쳐서 길을 잃어버리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우리 어머니는 아흔의 나이에 죽음을 앞두고, 나에게 당신은 죽을 준비가 됐지만 죽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너하고 짐한테 내가 필요한데." 어머니가 말했다.
그때 내 동생과 나 둘 다 나이가 60대였다.
이제 안전해. 엄마가 왔어.
존은 『잃은 것은 없다』에 토네이도 장면을 집어넣었었다. 내가 프레즈비티리언 병원 퀸타나의 병실에서 그 책의 최종 교정지를 읽다가 토네이도가 다가오는 대목에서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났다. 주인공인 J. J. 매클루어와 테레사 킨이 '저 멀리, 검은색이었다가 햇빛을 받으면 우윳빛이 되며, 꼿꼿이 선 거대한 그물 무늬 뱀처럼 움직이는' 토네이도를 보았다. J. J.는 테레사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여기에 토네이도가 닥친 적이 있지 않냐고, 토네이도는 절대 같은 곳을 두 번 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침내 토네이도가 와이오밍 경계를 넘자마자 피해없이 소멸했다. 그날 밤 히긴슨과 히긴스 교차로에 있는 스텝 라이트 여관에 있을 때, 테레사는 토네이도가 같은 자리를 두 번 치지 않는다는 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모르겠어." J. J.가 말했다. "그럴 것 같았어. 번개처럼. 당신이 걱정하길래. 당신이 걱정하는 게 싫었어." 그 말이 J. J.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애정 표현이었다."
"행운의 징표, 좋은 징조, 여행을 시작하는 좋은 방법이야." 존이 말했던 기억이 난다. 좋은 좌석이나 레이커스의 승리나 비를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존이 자주 입에 올리는 주제였다. 우리는 재미있게 살질 않아, 그즈음 존은 그런 말을 자주 했다. 나는 반박했지만(우리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했잖아) 존이 무슨 뜻으로 한 말 인지는 알았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나 늘 하는 일, 또는 타인의 기대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존은 욕구를 말하는 거였다. 산다는 것을 말하는 거였다.
비애는 그곳에 다다르기 전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장소였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예상하지만(알지만), 상상한 죽음 직후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난 다음의 삶이 어떠할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 탈진하고 슬픔에 잠기고 미칠 것 같은 심정이 되리라고는 예상한다. 우리는 실제로 미쳐 버릴 것으로는 예상치 않는다. (…) 우리가 상상하는 비애는 '치유'가 기본형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지배적이리라고, 최악의 순간은 처음 며칠뿐이리라고 생각한다. (…) 장례식이 일종의 진통제가 되리란 것, 다른 사람들의 돌봄 속에서 행사의 엄숙함과 의미에 파묻혀 있을 수 있는 일종의 마약성 퇴행이 되리란 걸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한없는 결핍, 공허, 의미의 부정, 무의미를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의 연속도 겪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인간은 시들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이상화된 자연이 아니다.
우리는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이고, 외면하려 해도 유한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실을 슬퍼하면서 좋든 싫든 우리 자신을 애도하게끔 되어있다. 우리의 이전 모습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을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질 존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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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밧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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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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