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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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환점은 지나간 후에야 그게 전환점이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상황을 바꾸는 조건들이 사방에서 동시에 밀려올 땐 내가 변곡점 위에 서 있다는 걸 너무나 아는 채로 그 시기를 지나기도 한다. 지나온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동시에 품은 채 현재를 처리해나가면서 나는 반나절 만에 지난 십년을 다시 겪기도 했고 아직 내게 오지 않은 것들을 미리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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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인간 삶에 근원적으로 내재하는 상처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인 듯하다. 무엇이든 제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욕망대로 살아선 안 됨을 인정할 때 우리는 어른이 된다. 그래야 자기 얼굴만 바라보는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라 타인의 얼굴을 함께 살피는 공동체 시민으로 살 수 있다.
우리가 절대 무적 강자가 아니라 상처 입은 약자임을 인식할 때 삶의 진실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신은 말한다. "내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온전히 드러난다." 권능은 그리스어 디나미스(dymamis)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디나미스는 만물의 잠재성을 가리킨다. 올챙이는 개구리가 될 잠재성을 타고나지만 아직 개구리는 아니다. 부지런히 먹이를 먹고 꼬리를 놀려야 겨우 개구리가 될 수 있다. 영혼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약자임을 받아들이고 힘을 다해 애쓸 때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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