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영화광』 워커 퍼시
나는 탐색이 나를 처음 찾아왔던 순간이 떠올랐다. (…) 코앞 한 뼘 거리에서는 쇠똥구리가 나뭇잎 밑을 헤집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자니 내 안에서 어마어마한 호기심이 일었다. 나는 뭔가 중요한 걸 발견하고 있었다. 나는 이 궁지를 벗어나기만 하면 그 탐색을 계속하리라 다짐했다.
탐색이란 자기 삶의 일상성에 잠기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행하는 일이다.
"인생에서 원하는 게 뭐니, 아가?" 그녀는 마음 불편해지는 다정함을 실어 묻는다. (…) "네가 살아갈 세상은 흥미로워—나는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는 말도 못 전할 테지만. 그래도 틀림없이 장관일 거야, 저녁 땅이 꺼지면. 그게 우리지."
"우리가 우주의 이 캄캄한 구석에서 아웅다웅 세월 버려가며 뭘 하고 있는지 난 당최 모르겠다. 그건 높이 계신 신들이 내게 아직 털어놓지 않은 비밀이겠지. 하지만 나한텐 한 가지 믿음이 있는데 난 그걸 온몸으로 믿는단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대로 살되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거야. 이 세상에서 선은 패배하게 돼 있어. 하지만 사람은 끝까지 싸워야 된다 이거야. 그게 승리지."
나는 엄지손톱으로 내 좌석 팔걸이에 흔적을 남겼다. 이 특정 나뭇조각은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543년이 지나면 어디에 있을까? 하고 나는 궁금해했다.
반복이란 지나간 어느 시간 마디가 홀로 분절될 때까지 과거의 경험을 재연하는 것인데 이로써 그것, 즉 지나간 시간은 평범한 사건들이 땅콩사탕 속의 땅콩처럼 불순물로 끼어드는 일 없이 저만의 풍미를 지닐 수 있다.
맙소사, 사람이 오해 속에서 25년이나 고문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거야? 있고말고! 난 일어섰어. 사람이 이렇게 혹은 저렇게 아니면 어떻게든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고 심지어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단 걸 깨달았거든. 사람은 자유야.
사랑은 우리가 초저녁 내내 해안을 따라 집으로 달리는 동안 되살아난다. 기쁨과 슬픔은 번갈아 온다는 걸 나는 이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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