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민하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나 위대한 것이다. 견딜 수 없이 아름답기도 하고, 처참하게 만들기도 하는 이 힘은 그러나 멈출 수가 없다. 난 그렇다. 사랑할 때 열리는 숨구멍이 좋다. 들숨과 날숨에 각기 다른 온도를 느낄 수 있는 그 예민함은 정말 특별하다. 이 날것의 감각들은 연기하는 나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메아리처럼 들리는 웃음소리, 연인과 나누는 온도, 서로를 안아줄 때의 감촉과 향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는 배역을 맡았을 때, 내 기관들이 기억하는 것들에 반응하며 진심을 쌓는다.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대입하기보다는 이 오감들을 투영한다. 그 감각들이 일치했을 때, 배역과 같이 숨을 쉬며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이 나에게는 효과적이었다. 그 순간에만 집중하며, 사랑하기 때문에 전파될 수 있는 온갖 형상들을 다 겪고 결국에는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려내는 작업은 정말 복잡하고 단번에 정의내릴 수 없지만, 그만큼 무궁무진하며 또 그래서 소중하다.
# 작가 타라 웨스트오버 (『열린책들에서 만든 책들』 중)
우리는 사랑에 대해 매우 단순한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진정으로 사랑하면 그 관계를 깨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한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바로 그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들과 이별하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예요. 누군가를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내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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