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

알파브라더스에는 ‘실패’가 없다

알파브라더스만의 차별화

2023.12.26 | 조회 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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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스타트업

로켓펀치가 발굴한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박성희 에디터

알파브라더스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엑셀러레이터(AC)다. 엑셀러레이터는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해서 엔젤투자, 사업공간 제공, 멘토링 제공 등 종합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3년 미만의 스타트업을 돕는다. 엑셀러레이터로서 알파브라더스의 경쟁력은 무엇이며 이 기업의 조직문화는 어떨까? 알파브라더스의 채중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직접 부딪혀 가며 쌓은 다양한 경험

 

  • 사업만 100여 가지 했지만...'실패의 연속'

채 대표는 20살부터 일한 잔뼈 굵은 사업가다. 동대문 옷 가게, 과일 중개 사이트 등 그간 해온 사업만 10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것이 전대차인데, 이는 임차인이 임차물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계약을 말한다. 

“대학가 주변에 원룸촌이 있잖아요. 원룸은 아파트랑 다르게 한 층에 모양이 각각 다른데 가격대는 거의 비슷하거든요. 조금 넓어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조금 좁아도 1,000만 원에 50만 원을 받는 거예요. 전 조금 넓은 방은 1,000만 원에 60만 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거죠.”

제일 큰 방을 계약한 그는 인테리어를 한 뒤 다른 사람에게 더 높은 월세를 받아 차액을 챙겼다. 받은 보증금으론 다른 방을 계약해 같은 방식으로 재임대했다. 그렇게 20건가량 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냈다. 일종의 불로소득인 셈이다.  

하루는 한 집주인에게 집에 있냐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 집에 없다고 답했더니 집주인은 웬 여학생이 왔다 갔다 한다며 누구냐고 물었다. “그래서 제가 전대차를 했다고 얘기했죠. 그때 알게 됐어요. 이게 불법이구나. 그래서 20개 하던 거를 다 없앤 거죠.” 전대차는 전전세와 달리 임대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는 “이 시절 창업은 실패의 연속”이라고 회고했다.   

 

  • '망하지 않는 방법' 배운 대기업 근무

채 대표는 LG전자 마케팅팀에서 7년간 일한 이력이 있다. 과거 창업 시절, 인적 관리를 못 한 것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한 선택이었다.

“대기업은 웬만해선 망하지 않죠. 망하지 않는 방법론을 가지고 있고요. 적어도 저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업무를 서면화한 자료로 만들어 놓았으니까요.” 

입사 후에는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일례로 그는 해외 마케팅 소속이었지만, 한국 마케팅으로 전직해 2년간 일하기도 했다. 영업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영업 부서에도 갔다. 부서 안에서도 여러 일을 도맡았다. 마케팅 부서에서 온라인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는 팀에만 있기보다는 검색 광고를 하는 팀에도 들어가 보는 식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대부분 프로세스나 자동화 매뉴얼 같은 것들이 많이 없거든요. 대표가 그걸 만들기도 힘들고요. 그래서 대기업에서 배운 걸 스타트업화 하는 일들을 했어요. 100점이 뭔지를 알아야지 70점을 만들지, 그걸 모르면 내가 아는 게 100점인 줄 알잖아요.” 

그는 회사를 확장할 때 필요한 건 ‘경영’이라고 봤다. 이미 구성된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경영과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창업은 다르다는 것이다. “창업했을 때 처음에 10명 정도의 규모를 만드는 건 누구나 하거든요. 그런데 50명을 뽑고, 100명을 뽑는 큰 회사로 스케일업을 할 때는 결국 경영을 할 줄 알아야 돼요.” 

 

경험에서 비롯한 기업 문화

 

  • 투자와 지원 투트랙...알파브라더스를 세우다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은 새롭게 도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남을 돕고 싶었다. 창업가 양성이라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2018년 12월 설립한 것이 알파브라더스다. 

알파브라더스
알파브라더스

초창기 알파브라더스는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었다. 채 대표가 소수 인원을 도제식으로 교육하던 것이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엑셀러레이터를 등록했다. 엑셀러레이터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리팁스(Pre-TIPS) 선정기업은 10개월간 창업사업화 자금 최대 1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왕 돕는 거면 제대로 돕자 싶었다.

“저희는 1년 동안 5개 기업에 인력과 자금을 지원해요. 많은 기업을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 기업당 지원 가능한 인원수가 많아 의미 있는 육성이 가능하다는 게 엑셀러레이터로서 알파브라더스의 차별점이죠.”

채중규 대표 인터뷰 중

채 대표는 스타트업이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를 크게 세 가지라고 봤다. 자금을 확보하는 것, 펑션(기능) 리더를 뽑는 것, 경영 측면에서 확장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파브라더스는 자금 조달(a), 디자인(b), 마케팅(c), 데이터 개발(d), 전문가(e) 등 총 5개 팀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금투자를 넘어 실무지원까지 해내며 엑셀러레이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 실패는 없다, 레슨런만 있을 뿐

알파브라더스에는 실패 자체는 없다고 보는 문화가 있다. 예컨대 용역 사업 수주가 목표일 때, A라는 용역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다. 본질은 용역 사업 수주이기 때문이다. A라는 용역 사업에서 수주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랩업(wrap-up, 마무리)을 하고 레슨런(Lesson-learned, 무언가로부터 알게 된 것)이 뭔지 안다면 B를 시도할 수 있다. 그렇게 언젠가 용역 사업을 수주하면 그걸 성공이라고 보는 식이다. 나머지는 모두 과정이라고 본다.  

“그게 우리 회사의 문화예요. 저희는 뭔가 잘못됐을 때 한 장짜리 랩업 보고서를 내거든요. 거기에서 개선점이 뭔지를 얘기하지, 잘했다 못 했다로 판단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건 사실 제 경험에 의한 거예요.” 

채 대표가 20살 때부터 해온 100가지가 넘는 사업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이는 통상적으로 실패로 느껴지지만, 그는 실패에서 경험을 찾았다. 추후 사업을 할 때 리스크를 이미 해체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친구들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판단하지 않는 건, 제가 어렸을 때 사업한 것들이 레슨런으로 인식하면 좋은 형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예요.”

채중규 대표 인터뷰 중

그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미시적 전략을 짜면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짤 때, 전략을 미세하게 수립하고, 이후 모든 경우의 수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것이다. 

 

  •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동반한다

알파브라더스에서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은 동반한다. 개인의 성장 없이 회사만 성장하는 조직에서 개인의 능력은 회사 소모품처럼 쓰인다. 반면, 회사의 성장 없이 개인만 성장하는 회사는 조직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개인의 성장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에는 두 가지가 있다. 능력적 성장과 경제적 성장이다. 예컨대 회사는 주니어의 능력적 성장을 위해 인프라를 제공하고, 팀장에게는 경제적 보상을 제공한다. 

알파브라더스 사무실 전경
알파브라더스 사무실 전경

“제가 팀원들과 면담할 때 하는 얘기가 있어요. ‘6개월 전과 지금의 본인이 같아요?’라고 묻죠. 달라졌다고 하면 우리 회사에 있을 이유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동일하다고 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라고 해요. 아니면 우리 회사에서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던지요. 왜? 그건 능력을 소비하는 거니까요. 능력을 소비할 거면 돈으로 치환하라는 거죠.”

팀장에게 요구하는 능력은 세 가지다. 업무에 대한 가이드, 업무에 대한 피드백, 팀원들에게 성장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줄 것. “이 세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팀장으로 뽑아요. 그래서 매니지먼트를 시키는 거죠. 그래서 이 사람이 아무리 실무적인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니지먼트를 하지 못한다면 더 큰 보상을 줄 수가 없어요. 그게 팀장한테 바라는 능력치예요.”

 

오늘도 '알파 출신'은 길러진다

 

  • "'알파 출신'이 잘 되기를 꿈꿔"

현재 알파브라더스는 2개의 사내벤처를 육성했다. 매년 투자하는 5개 기업 가운데 2~3개는 사내벤처를 하려고 노력한다. 채 대표는 자신이 알려준 방법론대로 회사를 키워가는 사내벤처를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 회사에서 2명이 분사를 했어요. 그 친구들이 매출을 내서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에 있는 걸 보면, 제가 초반에 생각했던 기업으로서 성장하는 회사가 생기는 거니까 보람 있죠.”

이어 그는 ‘알파 출신’이라는 말이 창업기업 사이에서 통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파 출신’ 창업자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창업을 옳은 방법으로 제대로 실행한 다음, 여기 출신들이 다 성공해서 저처럼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고 그 사람이 또 성공하는 거죠. 이런 형태의 생태계를 구축해 창업 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채중규 대표 인터뷰 중

 

  • "창업은 영속성이 중요"

스타트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그가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채 대표는 “저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창업하라고 한다”면서도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다 알아야 된다. 결국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창업과 장사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했다. 허들이 낮은 장사와 달리 창업은 지속할 수 있는 영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한다는 건 영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건데,  영속적으로 돈을 벌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요. 단기간에 돈을 버는 건 영속성이 없어요.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무너지기 쉬운 사업이에요. 그래서 저는 1년 만에 돈을 버는 건 창업이 아니라고 봐요.”

 

스타트업을 위한 ABCDE를 지원하는 알파브라더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실패는 없다’는 이 기업의 모토는 역설적인 위로이자 귀한 금언이다. ‘언젠가는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알파브라더스에서 오늘도 ‘알파 출신’은 길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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