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좀비아포칼립스 세계관입니다. 온 세상에 좀비들이 점령했어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각자 생존을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어요. 여러 영화에서 차용되는 세계관이지요. 이 세계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볼 수 있어요. 크게 3가지로 분류해봅니다.
1. 내가 사람인 경우. 나 혼자 살아남았고, 주변은 온통 좀비로 득실득실거리는. ‘나는 전설이다’의 기본설정. 생존을 위해서는 강해져야 합니다. 좀비와 싸워서 이겨야 하고, 특징도 알아야 하지만 내가 물려서 좀비처럼 되어서는 안됩니다. 인간으로서 존엄을 잃어서는 안되지만, 상대는 좀비이기 때문에 내가 좀비에게 베풀 자비는 없습니다.
2. 온 세상이 좀비입니다.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어요. 저 앞에 엄마, 아빠도 좀비가 되어서 걸어다닙니다. 그런데 세상에. 나도 이상합니다. 보니까 나도 좀비네요. 절망적입니다. 문제는 내가 제일 먼저 좀비가 되었다는 거에요. 가족들도 친구들도 주위 사람들도 내 탓이라고 원망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좀비가 되지 않았더라면, 모두가 좀비가 되지는 않았을텐데. 좀비가 된 몸 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힘들어합니다.
3. 여기는 깨끗한 곳입니다. 좀비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분주하게 다니는데 나한테는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무슨 실험실 같기도 해요. 유리창 너머 사람들은 보이지만 그들은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하루에 몇차례 나를 반응하지 못하게 하고 피를 뽑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좀비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실험실이에요. 내가 풀려나면 큰일납니다. 나는 저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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