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이가 요즘 좋아하는 음악 (1)

2023.08.20 | 조회 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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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

싫으면 꺼(주시겠어요..)

이번 주는 통계를 확인해보니 저번 주보다 조회가 적어서 좀 더 생산적인 글을 적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적인 글이란 예술적 성취, 재미, 정보값 셋 중에 하나는 있는 글인데 그런 주제가 쉽게 골라지지 않았다. 립 메이크업의 역사와 추천템들.. 을 처음 생각했는데 막상 구체화시키니 내가 깝쳐보기엔 너무 힘든 주제여서 이리저리 고민하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음악 소개를 주제로 정했다. 음악에는 항상 음악이라는 정보값이 있으니까~ 소개는 최근부터 시작해서 과거에 들었던 것들의 순서로 나아갈 것 같다. 

(1) Tyler, The Creator - See You Again (feat. Kali Uchis

점점 음악가를 탐색해가며 노래를 듣는 일이 적어진다. 어떤 음악가의 노래 한 곡이 좋다는 이유로 앨범이나 디스코그래피를 통으로 듣는 일이 적어지고, 대신 내가 그 곡에 부여한 의미나 꽂힌 지점이 더 중요해진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를 알게 된 건 틴더를 하면서였는데, 아마 노래를 들어보긴 했겠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인상이 없었는지 똥폼 잡는 새끼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숏폼 컨텐츠에서 오케오케오케-라라라걸 컨텐츠가 떠오르면서 이 노래를 들어보고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다.  

see you again은 가사가 정말 낭만적이다. 상황도 묘사도, 우리 나라에서는 오글거린다고 해서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종류의 로맨틱함이 느껴진다. 2절 벌스에 들어가면서 깨지는 것처럼 들릴 정도로 웅웅거리는 것도 아이러니해서 좋아한다. 사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약간 그런 복합적임을 잘 표현하는 인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롤라팔루자에서도 무대 세트를 참 귀엽고 낭만적으로 해놨더라. 

(2) Drake - I Guess It's Fuck Me,  GongGongGoo009 - 산책

1번에서의 이야기의 연장선이 될까? 나는 남자 힙합 아티스트들의 사랑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빡센 랩 스킬, 팬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남성적 이미지, 혹은 정치적인 얘기들 중에서 툭 튀어나오는 사랑 얘기는 누군가에겐 흥미롭지 않고 더 나아가 앨범의 통일성을 해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강한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약한 모습, 또 지겹고 힘들거나 혹은 빛나고 물질적인 삶 속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사랑이란 주제에 주목이 되더라. 

(3) 2 Live Crew - Me So Horny, Honey J - Honey Drop

두 곡 중 나는 Honey Drop을 먼저 접했는데, 이 정신없이 신나는 노래는 뭘까? 싶어서 정보를 찾아보다가 마이애미 베이스 기반 곡인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이애미 베이스를 아직까지 많이 듣진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장르적 특징은 빠른 템포와 그에 맞추어 나오는 카우벨 소리이다. Me So Horny는 킥과 스네어 등 내가 드럼의 메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단순히 잘 들리지만 같은 아티스트의 다른 대표곡인 Throw The D에는 카우벨이 나오고 드럼도 더 복잡하다. 스크래칭도 적당한 때 긁어줘서 엉덩이를 막 털고 싶어짐.. 쓰다 보니 마이애미 베이스를 더 들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4) 김뜻돌 - COBALT, 양홍원 - The End

COBALT는 작년에 접해서 처음부터 아주 좋다고 생각한 곡인데, 지금도 좋은 걸 보면 어쩌면 나는 이 노래를 할머니가 되어서도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노래를 듣는 순간은 내 거지같은 세상이 조금은 어두운 물빛 같은 코발트 색, 어두운 청춘의 색으로 비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유치하게 우린 그런 장난을 운명이라 했지." .. 처음에 몰아치는 기타와 후반부의 활강하는 기타와 베이스 소리 (스페셜 땡스투 알려준 청경채)가 사운드적으로 너무 좋다. 

나는 기타나 밴드 사운드가 들어간 힙합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알 듯 말 듯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희망적이어져 간다고 느껴지는 가사가 좋다. 나는 항상 음악 장르에서 근본ㅋㅋ이나 중심의 이미지에 다가가고 싶어하는데, 사실 내 취향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힙합에서는 빡셈.. 이란 이미지? 돈 벌고, 열심히 하고, 화내고.. 이런 이미지화가 내가 혼자라도 노래를 만들어보는 걸 막는 것 같기도 하다. 

 

분량이 갑자기 뚝 끊긴 거 같은데 그냥 더 쓰고 싶지가 않다. 더 쓰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으음... 그럴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면 알려주세요. 이번 글을 쓰면서는 내가 글을 쓰면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너무 멍청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는 게 나에게 플러스가 되었고, 좋아하는 음악들의 가사를 다시 보고 감동해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큰 일이 없으면 다음 글도 요즘 좋아하는 음악들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들 읽어줘서 고맙고 다음 주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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