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일언서(@sale-encer) 발행인입니다.
세일언서는 K-뷰티를 인플루언서 콘텐츠로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대표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늘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수출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늘 단순해 보이지만, 답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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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들 수출한다던데...' 진짜일까?
세일언서 스레드를 통해 전달해드리지만,
최근 기사들을 보면 K-뷰티가 전 세계에서 잘 팔린다는 소식이 넘쳐납니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모든 브랜드에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성장을 끌어올린 주역은 몇몇 메이저 브랜드였습니다.
아누아, 조선미녀, 티르티르, 메디큐브 같은 이름들이죠.
반대로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인디 브랜드들은 여전히 해외 진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람회 부스를 차려도, 수출 상담을 나가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즉, ‘전체 수출은 늘었다’는 사실과 ‘우리 브랜드도 수출할 수 있다’는 결론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2. 수출의 출발선은 '나를 아는 것'
많은 대표님들이 해외 벤더를 만나거나 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을 수출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정의’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는 “우리는 무자극 화장품이에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무자극을 말하는 브랜드는 이미 너무 많습니다.
바이어는 한 발 더 들어가 묻습니다.
“그래서 어떤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죠?”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부스를 차려도 계약은 멀어집니다.
수출의 첫 걸음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자기 브랜드의 강점을 정확히 언어화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3. 무지성 해외 시딩의 함정
종종 “우리 제품을 인플루언서 몇 명에게 뿌리면 해외에서 반응이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십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콘텐츠 몇 개만으로 바이어가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세일언서가 브랜드와 함께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전 질문지입니다.
이 제품이 어떤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소비자가 만족했는지,
리뷰에 어떤 단어가 반복되는지부터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 포인트를 콘텐츠로 검증합니다.
국내에서조차 소비자가 어떤 이유로 제품을 사는지 정리되지 않았다면,
해외 소비자에게는 더더욱 메시지가 닿을 수 없습니다.
결국 바이어가 원하는 건 ‘시딩 사진’이 아니라 ‘팔릴 근거’입니다.
4. 시장마다 다른 '사는 이유'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동남아 소비자들은 습한 기후 때문에 끈적임 없는 제형과 강력한 자외선 차단을 원합니다.
그래서 선크림과 가벼운 수분 제품이 특히 잘 팔립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야기 구조가 다릅니다.
백인 소비자는 피부 노화 예방과 클린 라벨을 주로 찾고,
흑인 소비자는 톤 보정과 색소침착 케어를 중시합니다.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장벽 강화와 톤 균일 제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렇듯 국가별, 인종별, 문화별로 “사는 이유”가 다릅니다.
같은 쿠션이라도 어떤 시장에서는 ‘무너짐 없는 지속력’이,
다른 시장에서는 ‘다양한 쉐이드’가 핵심이 됩니다.
결국 수출 전략은 “어느 나라로 갈까?”가 아니라,
“그 나라에서 우리 제품이 어떤 이유로 팔릴까?”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이 전환이 없는 브랜드는 해외에 나가도 늘 제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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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대표님들께서 세일언서를 찾아오실 때,
저희는 늘 같은 질문을 드립니다.
“대표님의 제품은 어떤 포인트로 고객을 설득하고 있나요?”
수출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국내에서 이미 팔리고 있는 이유가 분명해야 해외에서도 기회가 열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일언서(@sale-encer) 발행인 드림.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고객을 이해하는 경쟁이다.”
– 제프 베조스 (Jeff Bez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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