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골드윈 리비에르_에덴의 동산_docent dairy

나와 당신이라는 문장

2024.04.07 | 조회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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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나의 고백의 언어가 빗방울처럼 쏟아져 내렸을 때

제 얼굴이  잘 보이시나요?
제 얼굴이  잘 보이시나요?

 

그럼 알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명백하게 다 주었습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온 마음을요.

이미, 당신에게 전부를 다 내주었습니다.

라고 시작하는 고백의 언어가 증발 되어 버릴 까봐 예쁜 종이 위에 차곡차곡 써 내려간 글씨들을 기억하고 있다.

만나지 못하는 여러 날 의 시간 동안에도 더더욱 짙어져 가는 마음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지새우던 밤을 기억하고 있다.아직은 다 알지 못 하던 그 많은 것들에 대해 점점 더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 같은 물음표를 대신해서 확신에 찬 나의 감정들을 앞세워 나와 당신이라는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그리고 당신과 내가 함께 하기를 요청하는 문장의 끝은 마침표가 아니라

느낌표가 되어 남아 주기를 바라는 나의 편지들은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이라는 도장이 찍힌 채 내가 기억하던 그때의 그 공기 속으로 되 돌아 와 있다.어쩌면 희미한 안개가 우리 사이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드디어 몇 일 만에 당신을 만나 두 눈을 바라보며 손을 포개 었을때 ,

당신의 손의 온기는 이미 내 손이 아닌 다른 쪽 손에 잡고 있는 누군가 에게 전해줄 우산으로 향해져 있다는 것을.

 

 

 내 것이 아닌 고백에 관하여.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던 당신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빗속에 질문을 품은 물음표 가 되어 흐려져 간다는 걸 내가 모를 리 없었다. 확실 한게 있었다면 희미하던 그날의 안개만이 선명한 말 줄임표 들로 당신과 나를 에워싸고 있다는 것을.

내리는 비를 맞지 않게 해주기 위한 또 다른 누군가와 의 선약이 있는지 서둘러 발걸음을 떼어버린 그의 젖은 어깨만 아른거리던 나는 , 우리의 언제가 다음을 기약하자는 안개같이 사라지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와 나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 궁금했지만 끝낸 알지 못하였다.

내가 확신에 찬 언어로 맹세하던 그 마음들이 나의 사랑이라는 곳으로 보내지길 바랬지만 끝끝내 다다르지 못하고 나의 실연 이라는 곳으로 배송 되어 남겨진 고백의 언어들만이 시간 속으로 젖어 들어가 증발해버렸다.

“내 전부를 주었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음 ” 이라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받는 이가 사라진 안개 같은 글씨들이 나에게 안부를 건넨다.

그날, 그의 젖은 어깨를 보지 말걸 그랬나 보다. 

내리는 비가 어쩌면 그가 서둘러 가야만 하는 이유였을까 아니 이미 내 것이 아닌 고백의 주인공을 보내주어야 하는 나를 위한 위로였을까.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 부디 그대도 잘 지내고 있기를.

 

도슨트 다이어리의 그림속 키워드

#그림속배경 #주인공 #두사람 #숨길수없는표정#대화#맞잡은손#비오는날#에덴의동산


 

글쓴이_도슨트 다이어리 docent diary 

미술관과 학교에서 그림을 나누며 인문학과 예술을 기록해나가고 있습니다. 도슨트로서 사실적인 작품 해설 이외에  남겨지는 것들에 대해서 혼자 다이어리를 쓰듯이 개인적인 감상을 그림 에세이로 남기는 공저 작업중입니다.

눈길이 닿는 그 곳에서 부터 시작되는 사유의 공간을 운영합니다

(Docent diary with salon de camu essay co-auth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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