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놀이터

너와 내가 우리가 되던 날

사랑의 서약

2024.10.13 | 조회 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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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너와 내가 우리가 되던 날

<Jewish Bride,1665> 

Rembrandt
<Jewish Bride,1665>  Rembrandt

사랑의 서약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 왔어요

모든 사람의 축복에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죠

세월이 흘러서 병들고 지칠 때

지금처럼 내 곁에서 서로 위로해 줄 수 있나요

함께 걸어가야 할 수많은 시간 앞에서

우리들의 약속은 언제나 변함없다는 것을 믿나요

힘든 날도 있겠죠 하지만 후횐 없어요

저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사랑만 가득하다는 것을 믿어요

-한동준 사랑의 서약 -

결혼식 하면 떠 오르는 베스트 1위인 노래가 아닌가 싶다. 22년 전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던 때 결혼 준비로 바빴다. 1013일 결혼식 날짜를 잡아두고 혼수를 보러 다녔다. 보통은 친정엄마와 함께이지만 그 당시 엄마는 사우나 매점 일로 바빠서 짬을 내기가 어려웠다. 큰딸로 태어나 많은 것들을 알아서 해 왔다. 그래서 그런 건지 크게 서운해할 것도 없었다. 그때 당시 웨딩플래너를 소개받아 수월하게 진행했던 것이 크기도 했다.

남편과 나는 결혼 준비를 하며 크게 다툼은 없었다. 무난하게 준비하고 뒤늦게 얹은 신혼집에 결혼 한 달 전쯤 살림을 들였다. 결혼식은 일반 예식장에서 했다. CC였던 우리의 주례는 교수님께 부탁했다. 이벤트를 좋아하던 나이지만, 결혼식은 아주 평범하게 민숭민숭했다. 그 흔한 축가도 없이 말이다.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 다가오더라도 언제나 나를 아끼고 지켜주겠다던 남편, 언제나 남편을 존중하고 신뢰하고 섬기겠다는 나의 혼인 서약이 있던 그날. 우렁차게 라고 대답했던 너와 나인데 지금도 여전히 그 서약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결혼 22년 동안의 변화

남편은 스물일곱, 나는 스물여섯에 결혼식을 올렸다. 다소 이른 나이에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이다. 둘 다 친구들 가운데 제일 먼저 결혼식 테이프를 끊었다. 그러면서 아이도 제일 먼저 갖게 되었다. 둘에서 아이들이 태어나며 네 식구가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큰아이는 대학을 다니고 있고 작은아이도 고등학생이 되었다.

풋풋하던 우리는 20대에서 40대 중반을 훌쩍 넘은 중년이 되었다.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글씨가 잘 보이지 않고, 검은 머리칼은 하얗게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인격이라고 말하는 배. 남편은 배가 많이 나왔고, 나는 아팠기에 살이 많이 빠졌다. 외모가 함께 한 시간을 말해 주고 있다.

비 새던 5층 꼭대기 열 세평의 작은 전세에서 번듯한 우리 집도 생겼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면서 우리의 보금자리 안에서 지지고 볶으며 네 식구가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살고 있다.

같이 걸어가고 싶은 길

남편과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솔직히 서로 의지라기보다는 내가 남편에게 의지 하는것이 큰 것 같다. 이런 날 남편은 가끔 버겁다고 얘기 한다. 많은 것들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버거움이 큰 것이다. 그 짐을 덜어 주고 싶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상한다.

내가 꿈꿨던 결혼 생활이 있었다. 양쪽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하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며 조금은 여유로움을 즐기며 살고픈 맘이 컷다. 하지만 현실의 지금은 한쪽만 왕래를 하고 있어서 맘이 무겁다. 남편은 처가에 잘 하고 있지만 내가 시댁에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미안함이 크다. 하지만 앞으로 관계 회복이 되어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

이 일이 해결되고 또 시간이 흘러 더 나이 들면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보고 싶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노년을 보내고 싶다. 해질 녘 붉은 석양 아래 은빛 머리칼을 반짝이며 동네 한바퀴 도는 소소한 일상을 같이 하고 프다.

*글쓴이 _김혜정

엄마 레세피 코팽(momrecipe_copain)대표이다. 우리나라 식음료, 서양요리와 디저트 및 빵을 만든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며, 그 중 작은 아이와 같은 일을 하며 많은 것을 공유중이다. 30대의 마지막에 위암 진단을 받았다. 병을 이기기 위해 식단 관리하고 운동하며 암을 이겨냈다. 그때 시작한 댄스로빅은 현재까지 유지하는 운동중 하나이다. 미술에세이 쓰기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림을 보고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있다.

 

*'살롱 드 까뮤'는 그림 감상과 글쓰기로 이어 가는 인문.예술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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