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Bongchull Shin_one more light

관측하는 순간 달라지는 Shin의 화성_ 료

2024.06.11 | 조회 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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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Bongchull Shin_one more light
 Bongchull Shin_one more light

<<The pale blue dot>>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1977년 나사에서는 태양계를 탐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인탐사선 보이저 1, 2호를 발사했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에 카메라의 방향을 뒤로 돌려 지구를 찍어 보자는 제안을 칼 세이건이 한다. 1990214일 밸런타인데이에 지구로부터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보이저 1호는 처음으로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촬영하게 된다. 지구가 하나의 먼지만큼 작아 보이는 이 사진을 받아 본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한다.

 

"지구는 그저 한 점의 빛, 하나의 픽셀에 불과하다. 주변에 있는 다른 불빛과도 구분이 안된다. 지구 주변 행성이나 멀리 떨어진 태양과도 말이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드러나는 지구의 모호함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허영심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멀리서 담아낸 이 사진이다.  서로를 더 배려하면서 유일한 보금자리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강조하는 것 같다."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지구의 사진. 태양 반사광 속에 있는 파란색 동그라미 속 희미한 점이 지구이다.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지구의 사진. 태양 반사광 속에 있는 파란색 동그라미 속 희미한 점이 지구이다.

비극적 모자  희극적 오로라

신봉철 작가의 <one more light>를 바라보며 그가 말한 코스모스를 생각해 보았다. 자연스레 칼 세이건이 남긴 창백한 푸른 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그가 말한 수많은 별들 중 하나는 지극히 작은 먼지와도 같은 그것은 지구였을까? 그 순간에 잠시 내 영혼을 담아본다.

비극적인 모자를 쓴 창백한 푸른 점의 희극적 오로라

시간을 부셔 되는 파도들로 소중한 단편들을 조각낸다.

자라나는 까마득한 맹목적인 하나의 작은 점

 

생명과 죽음의 빛을 선물하는 달콤한 외계인

어두운 주위를 감싸는 여름처럼

나를 벗겨내는  빛의 깊이를 투과한다.

위로의 한마디조차 흡수하지 못한 채

떼를 지어 one more light 건너간다.

 

시야가 슬퍼할 때 태양이 나를 가려준다

청각이 슬퍼할 때 태양이 나를 찾아준다

 

쉽게 웃어줬으면

어렵게 웃지 말아 줬으면

쉽게 선택해 줬으면

어렵게 거부하지 말아 줬으면

자연스럽게 다가와 줬으면

 

하루가 지나면 내일이 지나면 오늘이 지나면

어제가 그리울 때가 있었다.

 

음악처럼  달려가

나의 귓속으로

 

숨어버린 그 달콤한 외계인들이

깨져 나오는 조각들로_

 

초록 맹목적인 지구인들로_

꽃이 피고 지듯이 새로이 탄생한다.

 

관측하는 순간 달라지는 Shin의 화성

 

공중에서 유리병이 깨지며 소리가 퍼져온다. 채혈 침대가 있는 깊은 방으로 찾아간다. 빛들의 혈액을  뽑는 동안 간신히 누워본다. 바다 냄새가 진하게 나는 원 모어 라이트를 맡는다. 먼바다에서 흘러 들어온 바닷물에만 영향받는 청각은 몸 전체가 세포 사이의 막이 없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첨부 이미지

더블 슬릿 실험을 했을 때 파동들의 결이 맞아야 된다. 원자가 많이 모이면 입자가 되는 것이다. 부딪히는 순간, 무조건 관측이 된다. 여러 개의 파동들이 몰려와 합쳐지는 것이다. 당연히 생겨야 할 패턴이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간섭무늬가 붕괴된다. 여러 개의 파장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완전히 진공상태이어야만 간섭무늬가 생기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만들어야만 한다. 두군 데 동시에 존재하지만 관측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 물질의 이중성을 말한다.

살롱 드 까뮤의 최초의 합평은 캡션도 작가도 알아내지 않는 빈 공간으로 가서 글쓰기를 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자기 세계에 빠져 도취되어 가는 나를 떠올려보자면 완전한 진공상태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과도 부딪히는 것 없이 오로지 순수하게 결이 맞는 파동들로 간섭무늬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색다르게 작가와의 만남을 가지고서 다시 합평을 한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와중에 창백한 푸른 점과 양자역학에 잠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작가와 인사를 하고, 작품을 보고, 그리고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의 그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신기하게도 그의 작업실은 화성이었다. 이름에서 주어지는 나의 환상이 딱 들어맞아 이 연결고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청각
청각

 

 

*이중슬릿 실험(영어: Double-slit experiment)은 양자역학에서 실험 대상의 파동성과 입자성을 구분하는 실험이다. 실험 대상을 이중슬릿 실험 장치에 통과시키면 그것이 파동이냐 입자이냐에 따라 결과 값이 달라진다. 파동은 회절과 간섭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파동이 양쪽 슬릿을 빠져나오게 되면 회절과 간섭이 작용하고 뒤쪽 스크린에 간섭무늬가 나타난다. 반면 입자는 이러한 특성이 없으므로 간섭무늬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상의 차이를 통해 실험 물질이 입자인지 파동인지를 구분한다.

* 청각 :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청각 靑角은 사슴뿔 모양으로 가지가 갈라져 곧게 자란다. 모두 같은 높이에 달하여 부채꼴 모양을 이룬다. 표면은 융처럼 부드럽고, 현미경으로 보면 가지 내부에 무색투명한 실 같은 조직이 불규칙하게 엉켜 있다. 몸 전체는 세포 사이의 막이 없이 모두 연결되어 세포핵 여러 개가 하나의 세포에 들어 있는 구조이다.

수심 120m의 깊은 곳 중에서도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에서 자란다. 특히, 육지로부터 흘러 들어온 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먼바다에서 흘러 들어온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곳에 많다.

 

*글쓴이 - 료

글/ 도서관/ 미술관에 곁들어 살고 있다.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많다. 예술에 대한 욕구가 차오르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질주하는 본능은 태어났을 때부터 가진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인 것 같다. 그렇게 멍 때리기를 반복하다가 얻어걸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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