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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명란

우리의 젓갈을 찾아서

2024.06.08 | 조회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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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rand.H.Value

작지만 가치 있는 스몰 브랜드와 디자인 이야기 'Small Brand, High Value' | since 2015

2019년 10월 17일 발행 콘텐츠 ( ! 현재 상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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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리의 것들 (ft. 크리스마스트리)

영화 <나 홀로 집에 2>의 한 장면 via https://medium.com
영화 <나 홀로 집에 2>의 한 장면 via https://medium.com

크리스마스트리로 알려진 이 나무가 사실 우리나라 제주를 원산지로 하는 '구상나무'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1907년 한 프랑스인 신부가 제주도에서 채집한 표본을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했고, 그것이 세계에 널리 퍼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산지임에도 불구하고 종자를 스스로 보호, 관리하지 못한 탓에 그 어마어마한 발생 이익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없는 상태죠. 이처럼 세계 곳곳엔 우리 조차 잘 몰랐던 '원래 우리의 것'들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부산 VS 후쿠오카, 명란의 시작점은?   

KBS <배틀 트립>에 소개된 '후쿠야' 본점 via https://theuranus.tistory.com
KBS <배틀 트립>에 소개된 '후쿠야' 본점 via https://theuranus.tistory.com

그중 한 가지가 일본 후쿠오카 여행자라면 대부분 하나씩 사 온다는 명란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가와하라 도시오'가 부산 초량에 살았습니다. 그는 초량시장에서 먹어 본 명란의 맛을 잊지 못해 일본에 돌아가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후쿠오카에 위치한 그 회사가 지금의 유명 명란 업체 '후쿠야'가 된 것이죠. 그렇게 전국으로 퍼져나간 명란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가 되었고, 일본의 대표 식재료 중 한 가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래 일본이 명란으로 유명한가 보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시작은 우리나라였던 것이죠.

 

 

우리 명란의 자존심 '덕화명란'  

하지만 상실감에 젖어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부산 초량에 한국 전통 가정식이었던 명란을 굳은 자긍심과 기술로 지키고자 노력하는 브랜드가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덕화푸드'란 회사의 '덕화명란'입니다.

덕화명란 로고와 제품들 ©덕화명란 인스타그램  
덕화명란 로고와 제품들 ©덕화명란 인스타그램  

부산의 어묵 회사에서 오랜 세월 명란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장석준 회장이 퇴사 후 직접 차린 '덕화푸드'는 명란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브랜드 '덕화명란'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며 진정한 명란의 맛을 찾고 세계로 전하기 위해 노력해왔죠. 그렇게 일궈낸 명장이란 타이틀과 대통령상 등의 결과물들은 그 가치와 함께 현재 사장직을 맡고 있는 아들에게까지 전해졌고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덕화명란은 여기서 더 나아가 독특한 형태의 쇼룸 '데어더하우스'를 오픈했습니다.

 

 

명란의 집 '데어더하우스'  

우리나라 명란과 소비자가 더 가까워지게 할 방법을 고심하던 두 부자는 이곳을 직접 구매하고 요리도 할 수 있는 '명란의 집'으로 만들었습니다. 지역의 작은 식품업체가 이러한 형식의 쇼룸과 복합공간을 만든다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새롭고 적극적인 공간이 되었죠. 특히, 가정에서 먹는 전통 음식이란 명란의 의미를 담아 개조 가정집을 선택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더 큰 친근감을 전해주었습니다.

1층의 축소 명란 숙성실을 지나 2층에 오르면 '데어더하우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요리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에선 셰프가 상주하며 신청자들에게 명란을 이용한 요리를 가르쳐주고 직접 만들어도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다양한 지역 식품업체들을 초대해 강연회를 연다거나 하는 식의 상생 프로그램들도 진행됩니다. 모두가 함께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요.

데어더하우스 실내외전경 ©덕화명란 인스타그램  
데어더하우스 실내외전경 ©덕화명란 인스타그램  

산 아래 언덕배기 끝자락, 빨간 벽돌의 2층짜리 구옥 '데어더하우스'는 얼핏 보기에 그냥 오랜 세월이 깃든 주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쇼룸과 문화공간으로 꾸며 명란이 '우리나라 전통 가정식'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내부 또한 그 목적에 걸맞게, 하지만 그 따뜻함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던함을 잃지 않은 채 짙은 나무 소재로 그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빈티지한 뉘앙스가 있지만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깔끔한 가구와 정갈한 꾸밈, 큰 창을 통해 보이는 동네의 다정한 풍경들이 마음을 편하게 해 줍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덕화명란'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또 하나의 태도입니다.

 

 

지역색과 전통성의 연결고리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는 특히 지역색과 깊은 연관을 갖습니다. 네트워크가 지금처럼 발달되지 못했던 옛날엔 더더욱 확연한 순리였겠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더욱 단단한 전통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덕화명란이 부산이란 곳의 지역색과 전통성을 유지하며 우리의 색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믿음직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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