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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알아볼 내용은 '인도네시아 내부의 탈달러' 움직임입니다.
🌍 전세계 탈달러 움직임
지난해에 극심했던 킹달러 현상이 누그러지는 가운데, 달러 패권이 막을 내리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아래서 세계 +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의 트렌드를 살펴보겠지만 진정한 '탈달러'는 단기간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탈달러가 논의 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정도입니다.
1) 미국 연준의 통화와 재정정책입니다. 지난해 미국은 급격한 금리 인상을 통해 긴축을 유발시키며 전세계에 킹달러 현상을 일으켰습니다. 채권과 주식이 동시에 하락한 몇 안 되는 해기도 하더군요. 그렇지만 세계는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제 종반부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며, 당장 초저금리로 복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이 킹달러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양적완화를 통해 급격하게 증가한 미국정부부채규모는 킹달러 혹은강달러지속에 가장 취약한 고리입니다. 달러의 급격한 팽창을 의미하는 정부 부채의 급증에도 이전과 같이 킹달러는 물론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죠. (과거 영국 파운드화의 기축통화 위상 상실도 정부 부채 급증 때문이었습니다.)
2) 미국의 각종 대외 리스크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강도 높은 제재를 시행하자 중국-러시아의 관계가 생존형으로 이어지며 높은 의존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오일대금 결제 외에도 브릭스,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위안화 사용과 더불어 지역화폐 발행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3) SVB와 같은 신용리스크 재발 가능성입니다. 미국 내 신용위기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부채한도 협상 리스크도 현재는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미국 금융시장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달러화의 급락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1975년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해주는 대신 '석유는 반드시 달러로 결제한다'는 합의를 진행한 이후 미국의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확고부동한 지위를 누리고 있었는데요. 최근에 이러한 지위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시작은 중국와 러시아가 두 나라 사이 원유 등 에너지 거래에서 위안화 내지 루블화를 사용하기로 공식 합의하면서부터 본격화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중국과 위안화 의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으로부터 고립되면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러시아는 국제준비금, 해외무역 등에 위안화를 주요 통화로 채택하면서 수출대금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제재 이전 0.5%에서 16%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중국의 반달러 연대에 합류하는 나라는 러시아에 그치지 않는데요. 지난달 말에는 브라질이 중국과 무역에서 위안화-헤알화 직접 결제를 공식화하고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를 배제한 채 중국에서 개발한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또한,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또 예전에 유행하던 BRICS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의 모임인 브릭스(BRICS) 역시 달러를 대신할 무역 결제 화폐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관련 방안이 논의될 예정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럼 위안화는? 최근 브라질도 무역 결제 시에 위안화 결제를 시도하는 등 위안화에 힘을 보태는 모습인데요. 그러나 결국은 지역 화폐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비중은 4.5%에 불과한데다 중국에 대한 경제 종속 우려도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역시 중국과의 무역에서는 위안화를 쓰지만,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은 수익금을 다시 달러로 예치해 다른 국가와의 무역에서 사용하고 잇죠.
📈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현황
위의 기사를 보면 '오호! 새롭군!' 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동남아시아는 역내 금융 통합을 추진하여 달러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으려는 시도를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루피아(인도네시아), 바트(태국). 링깃(말레이시아) 모두 달러 가치의 변화에 따라서 변동폭이 매우 크기 때문이죠. (이는 외자기업의 경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동남아로 진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의 경우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원자재로 인해서 수요가 높아 버텼지만 보통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신흥국 통화는 하락 압력이 거세지죠.
그래서 지난해 동남아시아 신흥국 간에 양국간의 무역거래의 경우 자국 통화를 우선시 하는 '현지국통화결제프레임워크'(LCSF)라 불리는 약정을 체결하며 상호간 자국 화폐를 우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 인도네시아 고용주 협회에서도 탈달러에 대한 요구가 나온 것입니다. 사실 인도네시아 고용주는 요래죠래 힘든 상황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최근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엄청나거든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월 최저임금을 2021년까지 매년 3-8% 인상되었고 2022년에는 5.1%로 464.2만 루피아(약 40만 원)이었습니다. 다만 이는 최저임금일 뿐 자카르타에서는 훨씬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인력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 기업/스타트업의 어려움 중 '임금상승'이 가장 많이 꼽히기도 하죠.
인도네시아가 탈달러에 대한 움직임을 시도한다면, 아세안 국가 간의 지역 화폐를 논의하면서 우선은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최대 교역국이자 경제적으로 침투력이 큰 중국은 이미 현지 통화 결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 달러는 이제 어떻게 될까?
달러가 완전히 패권을 잃어버리는 것은 너무 기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의 글로벌 경제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위의 석유패권도 있지만 기술 패권도 있거든요. 미국은 철도-대서양 케이블-PC-아이팟-빅테크기업-아이폰-AI 등 실질적으로 전세계 혁신을 주도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살펴봤을 때는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의 전환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미수출비중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의 탈달러에 대한 움직임은 달러의 근본적인 지위에 대한 위기라기 보다는 경제분야에서 미국의 독주체제에서 다극화체제로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나오는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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