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기 연습

채우는 것 보다 더 어려워

2022.04.17 | 조회 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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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서걱

기억 붙잡記: 매일 툭 떨어지는 생각들

안녕! 오랜만이지요? 

매일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첫 글을 쓴 지 두달이 된 것 같은데,

저의 얄팍한 의지는 몇 번의 글쓰기 이후에 사라져버렸네요. 

정신없이 여러 일을 동시에 하고, 또 그 일들은 완성도 있게 하진 못했어요.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핑계로 이것 저것 소홀이 하다보니 4월이 반절이 지났음에도 모래알을 쥐었다가 편 것 처럼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좋아하는 김창완 아저씨의 글귀 
좋아하는 김창완 아저씨의 글귀 

바쁘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 못했고, 나를 챙기지 못했고, 내 일을 챙기지 못했고, 내 꿈을 챙기지 못했어요. 그러면서 또 그렇게 챙기지 못한 나를 질책하기 위해 새로운 일들을 벌려서 24시간, 7일의 시간을 꾸역꾸역 채워내고. 

나는 평생을 더하는 연습만 했지, 덜어내는 연습은 하지 못했더라고요. 

어쩌면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것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것이 두려웠고 기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드라마를 볼 때도 마지막 화는 남겨두고 보지 않아요. 이걸 다 보면 이 드라마와 완전히 이별을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넷플릭스를 켜서 새로운 드라마를 1화를 보기만 해요. 

그렇게 혼자 있는 고독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꾸역꾸역 채우다보니 결국 남는 것은 허무함 뿐이었네요. 

사실 혼자가 되어도,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사용하게 되더라도, 처음은 고통스럽지만 나중엔 혼자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전 항상 그래왔거든요. 

이별을 해도 첫 한달만 슬펐고, 좋아하는 공간을 떠나도 첫 한달만 슬펐고, 퇴근 후 핸드폰을 키고 보던 드라마를 다 봐도 첫 일주일만 공허했거든요. 

혼자 남겨진 나는 새로운 선택을 했고, 0에서 시작한 그 선택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어요. 그런데, 애매하게 여러 곳에 발을 걸쳐놓은 나는, 끝내야 할 것들과 이별을 온전히 하지 못한 나는, 새로운 선택을 할 때도 애매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전부터 끝내야 할 것들을 덜어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인지 마음이 참 허하네요. 

하루를 꽉 채웠던 스케줄들을 덜어내니 나만의 시간이 너무 많아져서 여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에요. 그래도 믿고 싶어요. 

이렇게 덜어냈기에, 난 또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이고, 그 길에 나는 후회를 하지 않을 거라고. 

여러분도 덜어내야 하지만 덜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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