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 전까지 데모를 완성하기 위해서 매 주말마다 모였고 밤늦게까지 작업을 했는데, 두 명은 학기 중인 대학생이었고 한 명은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늘 피곤했다. 그래도 여름에 있는 개발 동아리의 해커톤만을 바라보면서 해커톤만 끝나면 마무리 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면서 달려갔다. 시간은 금새 흘러 8월이 되었고 해커톤이 시작됐다.
해커톤은 1박2일이지만 우리는 와서 자잘한 작업들을 마무리하고 서비스를 배포하는 작업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자잘한 작업들을 마무리하고 배포를 시작하는데, 현주와 동규가 심각해보였다. 디자이너인 나는 배포 작업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에 보기만 하고 있었는데, 많이 심각해보여서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문제 생겼어?"
현주가 상황을 설명해줬는데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배포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였다. 배포만 하면 끝나는 상황인데, 배포가 안된다니. 서비스 개발을 거의 다 해뒀다고 방심하고 낮 시간엔 놀면서 다른 팀들은 어떤걸 하는지 구경 다녔는데, 갑자기 배포를 시작하니 문제가 생겨서 우리 모두 난감해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그저 바라만보며 미안함에 음료와 간식만 열심히 사다 날랐다.
팀원들의 고생이 무의미해지지 않도록 하려면 이 해커톤에서 꼭 상을 타야겠다고 결심했다. 해커톤에서 상을 타기 위해서는 많은 투표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했다. 홍보를 위해서 미리 만든 서비스 홍보용 스티커가 있었는데, 이걸 초반에는 다른팀 사람들이 구경하러오면 서비스를 설명하고 나눠주고 있었다. 그런데 배포 작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팀원들은 작업에 집중해야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홍보 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노트북과 스티커를 챙겨들고 일어나서 다른 팀 테이블들을 돌아다니며 홍보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팀 서비스 홍보 좀 해도 될까요?"
혼자 노트북을 갖고 돌아다니며 데모로 서비스를 설명하고 스티커를 나눠줬다. 처음은 힘들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서비스를 소개했을 때 다른 팀 사람들의 반응이 자신감을 더해줬다.
"이거 진짜로 서비스 런칭해요? 진짜 했으면 좋겠어요."
"와 이런거 진짜 필요했어요."
"서비스 이름이 뭐라구요? 나중에 런칭하면 진짜 쓸테니까 꼭 런칭해줘요."
서비스가 필요하고 진짜 런칭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들은 내가 헛고생을 해서 이걸 만든게 아니고 정말 세상에 필요한 걸 만들었다는 확신을 줘서 더 신나서 홍보를 하고 다녔다. 팀원들에게도 이런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달해줬다.
새벽이 깊어갔지만 배포는 늦은 시간까지도 계속 안됐고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약간은 포기하고 서비스 화면 캡쳐라도 첨부해서 결과물을 제출하자고 했다. 결과물에 링크는 나중에 업데이트 할 수 있긴 했지만 시간이 너무 없었고 다들 늦게까지 잠을 못자서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보였다. 아쉽지만 화면 캡쳐본과 서비스 설명만 넣어 결과물을 올렸고 아침이 되면서 해커톤 결과 발표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