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생산성을 이야기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AI가 등장합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개발 속도가 몇 배 빨라진다.”
“AI를 사용하면 더 적은 인원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다른 회사는 AI로 생산성이 10배 높아졌다.”
실제로 AI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Engineering Leadership의 Gregor Ojstersek는 최근 글 《Good Culture is the Biggest Productivity Hack, Not AI》에서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AI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그 도구가 사용되는 조직의 문화라는 것입니다.
AI를 넣는다고 생산성이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많은 조직이 AI 도입을 Tooling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Cursor를 도입하고,Claude Code를 사용하고,Agent를 구축하고,새로운 Workflow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
- 책임 범위가 불분명하고
- 의사결정마다 승인이 필요하고
- 팀 간 신뢰가 부족하고
- 실패하면 원인을 찾기보다 사람을 찾고
- 우선순위가 계속 바뀐다면
AI 도구 하나를 추가한다고 이런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AI는 기존 조직이 가지고 있던 특성을 더 빠르게 증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문의 표현을 빌리면 좋은 프로세스와 아키텍처, 협업 문화가 없는 상태에서 AI만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결국 조직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더 빠르게 움직이게 됩니다.
AI는 조직의 Amplifier에 가깝다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AI를 생산성 자체로 보기보다 Amplifier, 즉 증폭기로 보는 것입니다.
좋은 조직에서 AI를 사용하면
좋은 문서,명확한 책임,좋은 아키텍처,빠른 피드백,팀 간 지식 공유
같은 요소들이 AI와 결합하면서 더 큰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좋지 않은 조직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더 빠르게 퍼질 수 있고, 나쁜 아키텍처에서는 AI가 그 구조를 기반으로 더 많은 코드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오히려 조직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엔지니어링 품질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Conway's Law는 AI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글에서는 Conway's Law도 다시 등장합니다.
조직이 만드는 시스템은 그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닮는다.
AI가 코드를 작성한다고 해서 이 법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Agent도 결국 조직이 제공하는
문서,코드베이스,아키텍처,정책,과거 의사결정,팀의 작업 방식
을 Context로 사용합니다.
즉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조직의 Context가 엉켜 있다면 AI가 만들어내는 결과 역시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AI 생산성은 단순히 어떤 모델을 사용하느냐보다 AI가 참고할 수 있는 조직의 Context가 얼마나 잘 정리되어 있느냐에 더 많이 좌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때문에 사람이 덜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위험한 이유
글에서는 경영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상당히 강하게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있으니 이제 개발하기 쉽다.”
“예전만큼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같은 메시지는 단순한 AI 전략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AI를 잘 사용하면 내가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심리적 안전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새로운 도구를 적극적으로 실험하거나, 실패를 공유하거나, 다른 팀에 지식을 전달하려는 행동 역시 줄어듭니다.
결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AI가 오히려 협업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AI Adoption은 Tooling보다 Leadership의 문제다
그래서 글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AI adoption is not a tooling problem, it’s a leadership problem.
AI 도입의 목표가
“우리 회사 직원의 AI 사용률을 90%로 만든다.”
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고객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했는지,Time to Market이 개선됐는지,반복 업무가 줄었는지,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는지
같은 Outcome입니다.
AI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좋은 Engineering Culture를 확인하는 질문
그렇다면 AI를 도입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원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시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을 알고 있는가?
불필요한 승인 없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
리더십의 의견에 안전하게 반대할 수 있는가?
팀 간 신뢰가 있는가?
우선순위가 명확한가?
건설적으로 의견이 다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
활동량이 아니라 결과를 평가하는가?
왜 이 일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는가?
실패했을 때 사람을 찾는가, 아니면 학습하는가?
이 질문들은 얼핏 보면 AI와 별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들이야말로 AI 생산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Infra일 수 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 많은 리더가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조직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사람들이 최고의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을 어떻게 만들고, AI를 이용해 그 능력을 증폭시킬 것인가?”
AI Agent, Coding Agent, Skills, MCP, Harness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것들이 작동하는 기반은 결국 조직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과 프로세스, 아키텍처와 협업 방식입니다.
AI가 조직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가 강력해질수록 좋은 조직은 더 빨라지고, 나쁜 구조 역시 더 빠르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생산성을 이야기할 때 모델과 도구만큼이나 함께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Culture입니다.
좋은 문화는 AI 이전에도 생산성의 기반이었고,
AI 시대에는 그 가치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Gregor Ojstersek, Good Culture is the Biggest Productivity Hack, Not AI, Engineering Leadership,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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