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어린 시절 누구 손에 자랐나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아니면 형제끼리 자매끼리 남매끼리 서로를 돌보며 자랐을 수도 있겠어요. 저는 할머니가 많이 돌봐주셨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매우 활동적인 분이십니다. 요즘 말로 하면 E그 자체죠. EEEE 랄까요.
1. 할머니께서 저녁을 해주셨는데, 집에 안 계시는 날에는 대개 경로당에 계셨습니다. 할머니께 전화를 하면 저녁을 해주러 오시거나, 저를 경로당으로 부르시고는 했습니다. 초등생 걸음으로 집에서 5분도 안 걸리는 경로당을 무엇이 부끄러웠는지 처음에는 쭈뼛대며 들어가고는 했습니다. 제가 먼저 찾아가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2. 선명하게 나는 기억 중 하나는 경로당에서 채나물 비빔밥을 먹던 기억입니다. 무를 채 썰어 붉은 양념과 함께해서 밥에 슥슥 비벼주셨는데, 그게 너무 맛있어서 두세 그릇씩 뚝딱 비우고는 했어요. (스뎅 개밥 그릇에 먹어야 진짜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시선에서, 어린애가 와서는 본인들이 만든 음식을 맛있다며 야무지게 먹는 모습이 얼마나 예뻤을까요. 저는 어르신들 사이에 껴, 고스톱 치는 것을 보기도 하고 티비를 같이 보기도 하며 재롱부리기도 했습니다.
3. 그렇다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한다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했나..? 했을지도..) 다만 제가 얼굴을 알 건 모르건, 동네에서 뵙는 대부분의 어르신들께 먼저 인사를 드렸을 뿐입니다. 어느 순간 저는 그분을 몰라도 그분은 저를 아시더라고요. 할머니 친구분네 집에 놀러 가기도 하며, 어른들과 친해지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힌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저는 어른들이 더 편합니다. 어릴 적부터 50대가 넘어가신 분들께 인기가 있는 편이었어요. 그 반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또래는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제 또래를 사귀는 걸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특히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불편하더라고요. 그들이 저를 존대하는 게 너무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누군가 저 때문에 어색해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기가 괴롭습니다. 그래서 그냥 도망갑니다요.
4.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누구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나요? 누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요? 지금도 그 모습이 남아있나요?
Q1. 당신의 성격 / 대인관계 등에 영향을 많이 끼친 어른은 누구인가요?
Q2. 좋은 영향은 무엇이고, 안 좋은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Q3. 그 어른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 / 기분 / 마음이 떠오르나요?
Q4. 지금 나는 어린 시절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댓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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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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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생각공방
단호하게 말할게요. 오직 외모
상담사의 생각공방
장난이고 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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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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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생각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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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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