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추적 추적. 조금 센치해질락 치면 여름이 뺨을 후려칩니다. 정신차리라고.
1.요즘은 입맛이 없는 건지, 먹는 양이 줄은 건지 밥을 깨작 거리다가 문득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위는 신축성이 너무 좋아서 넣는 족족 늘어납니다. 먹방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몸의 반 이상 늘어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의 시작에는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내 생각에 나는 100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인데, 50으로 만족해야 하니까요. 그 고통스러운 기간이 지나면 이내 50에 익숙해집니다. '내가 어떻게 100을 먹을 수 있었을까?' 싶을 만치요. 또 세상에 맛있는 건 얼마나 많은가요? 슴슴하고 건강한 것들로 배를 채우다 보면 '저렇게 자극적인 걸 어떻게 먹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돌아가는 건 너무나도 쉽습니다~
2.마음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말이에요.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도, 모두를 사랑할 수도 없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여실히 깨닫습니다. 사랑받고 싶어서,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친절을 가장하고, 스스로를 점검하던 날들이 줄어들수록 '내 마음에 다이어트가 잘 되고 있나' 생각이 듭니다. 마음도 위와 같아서 너무 좋은 신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끝을 모를 정도로요. 그러나 끝을 모를 뿐 끝은 언제나 존재했고, 어느 순간 마음은 찢어지기 마련입니다.
3.처음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시선이) 내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이 너무 살쪄 내 호흡이 가빠 오고 있음을 외면하니 이제 찢어질 것만 같아 조금씩 조금씩 다이어트를 합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의식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내가 또 사랑을 과식하려 하지는 않는가, 내 마음에는 필요 이상의 인정이 들어있지는 않은가. 내가 너무 적게 사랑과 인정을 넣지는 않는가.
4.나는 100의 인정과 사랑이 아니라 50 정도로 충분한 사람이었고, 나에게 욱여넣었던 관심과 사람들의 마음은 자극적이었을 뿐이었음을. 분간하는 일도 어렵지만 인정하는 일은 더욱 어렵습니다. 저는 또 살면서 얼마나 오래 많은 순간 치킨 같은 마음을 갈구하게 될까요? 언제쯤 외식은 외식일 뿐 건강한 마음의 식단이 나를 구성한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합리화와 변명, 핑계, 회피와 비겁함에 맞설 수 있을까요.
Q1.다이어트 하세요? 몇kg 세요
Q2.마음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말이 어떻게 들리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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