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어리석은가요?

사고의 깊이에 관하여

2023.07.06 | 조회 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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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생각공방

어린 상담사의 이런 저런 잡생각과 일상

Yuika - Sukidakara 노래를 들으면서 쓰고 있습니다 :

'어린이'는 '어리-+-ㄴ+이'가 결합한 말입니다. 이 말이 문헌에 나타나는 것은 17세기부터인데, 중세 국어에서 '어리석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점차 '나이가 적다'는 뜻으로 변한 '어리다'의 관형사형 '어린'에 의존 명사 '이'가 결합된 말로 '어린 사람'을 뜻했습니다. 그러다가 방정환 선생이 1920년에 '어린이'라는 말을 새롭게 쓰면서 높임의 뜻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출처는 국립국어원입니다.

1.초등학생 때쯤인가, '너가 어려서 그래' 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다소 비겁하게 느껴져요. 자기도 모르겠다고 말하기를 부끄러워한다거나, 설명할 능력이 없어서 도망가는 것 같거든요. 혹은 나이로 저를 무시하거나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생각과 수준이 이 정도임을 잊지 않아야지. 상대가 대화를 원할 때, 상대의 사유가 지금 순간과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깊은 수준의 고민과 사고임을 믿어 의심치 말아야지. 내가 조금 더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상대의 세계를 무시하지 말아야지.' (물론 대답할 때가 아니거나 여유가 없어서 그럴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2.우리는 사회적 표현에 의하면 '반항적'으로 자라납니다. 저도 그 표현을 많이 써요. 하지만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지의 영역을 걷기 때문이에요. 누군가 걸었던 길을 따라감에도 처음 가는 길은 낯설 뿐입니다. 낯선 곳은 걷는 일은 긴장되는 일입니다. 예민함 레이더를 한껏 세워야 해요.  중간중간 나오는 갈림길에 '왜 이곳으로는 가면 안 되나요?' 묻기도 합니다. 혹은 '꼭 길로만 걸어야 하나요? 수영은요? 저쪽이 지름길 같아 보이는데요?' 하며 의아함을 건네기도 하고요. 길을 다녀 본 사람에게는 답답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더 답답한 건, 본인도 처음엔 그랬음을, 여전히 그러고 있음을 잊어버리는 겁니다. 너무 쉽게 '너가 어려서 아직 잘 몰라서 그래' 라며 질문을 뭉개버리곤 합니다. 나는 온 사력을 다한 질문인데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정답은 정해져 있다.' 라는 식의 대답은 궁금해할 의지조차 잃게 만들어버립니다. 

3.나이가 들수록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거기서 쌓이는 것들을 우리는 지식 혹은 지혜라고 불러요. 그리고 그게 전부인 양 행동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경험했느냐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경험한 것 내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적용하느냐는 경시됩니다. 가령 100을 경험한 100세 노인이 있다고 할까요? 이 노인은 20을 사용할 줄 알고, 그것만 사용하면서 살아갑니다. 10을 경험한 10세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10을 전부 사용해서 살아갑니다. 보는 시야는 노인이 더욱 넓고 깊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아이는 어리석은 걸까요? 노인은 지혜롭고요? 

4.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사유를 얼마나 치열하게 하느냐는 존경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든 사람을 존경해요. 딸려오는 깨달음이나 평안은 감탄스러운 일이고요. 순간에 어울리는 통찰이 있을 뿐,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받는 시선 때문에 출생 연도를 말하지 않는다.' 하며 말을 흘렸던 것이 기억나서 꺼내봤어요. 어리든 많든 저는 나이를 잘 인식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긴 한데 (특히 제 나이) , 이런 생각이 불쑥 끼어드는 거 보면 여전히 많이 어린 것 같습니다 ㅎㅎ

Q1. 어린 사람이 어리석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Q2. 어리다고 무시 받았던 기억이 있나요?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Q3. 글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많다고 눈치 보였던 기억이 있나요?

Q4. 나이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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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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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멍

    0
    over 1 year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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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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