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어른이 되었다기보다, 더 이상 어리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1.네이버 사전에 어른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 이라는 뜻으로 나옵니다. ' 제게 해당되는 것은 '나이가 높은 사람.'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것마저 상대적인 기준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른인지는 모르겠으나 더 이상 어리지는 않다고 느낀 지점이 있습니다. 아마 사람마다 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어떤 일에 책임을 지느냐, 감정을 한 호흡 쉴 줄 아느냐, 지식/지혜가 어느 정도 있느냐.. 등등.
2.더 이상 어리지 않다는 것을 느낀 순간은 어떤 순간에 감정보다 '명분'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입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유, 근거는 정말 중요합니다.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 없이 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명분은 허울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을 한다거나, 내가 가진 마음을 상대에게 고백한다거나, 가까워지고 싶다거나 멀어지고 싶다거나 .. 그냥 전달하면 될 것을 '명분이 없어' 라는 이유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가 섞여 있겠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거절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있을 겁니다.
3.사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는 것에는 그렇게 큰 이유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모든 일에 그렇게까지 신경 쓰면서 살기에는 삶이 너무 팍팍하죠. 그래서 우리는 명분을 찾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는 '우리 같이 놀래?' 했는데, 지금은 열심히 열심히 그 사람이 나랑 놀만한 이유를 찾습니다. '~ 하니까 우리는 여기 까지야' '~하니까 나는 네가 좋아' '~했으니까 나는 이렇게 해야만 해' '저번엔 A라고 했으니까 이번에도 A인 것처럼 해야 해'
4.내 모든 감정과 행동에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 시점. 그리고 그러한 것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내 모습에서 순수함을 잃어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는 더 사회적이고, 배려심 있고, 합리적이며, 기대를 버림으로써 덜 상처받을 줄 아는 사람이 됐지만, 그런 내 모습이 자주 못마땅합니다. 가능하면 나는 아이이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명분 없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해보고자 마음먹습니다.
Q1. 당신은 당신의 마음에 어떤 명분을 찾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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