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 일이라는 것에 꽤 큰 의미를 부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진로나 적성에 대해 꽤 진지하고 깊게 고민해 온 편이에요. 흔히 말하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무엇을 해야 하나요?' 같은 거요. 물론 잘하는 건 딱히 없습니다.
1.은퇴를 경험하지 못해서 어떤 느낌일지 감이 잘 안 와요. 어떤 마음일지 상상이나 해볼까 하고요. 어떤 일을 그만 둘 때 아쉬움도 들고 후련함도 들어요. 미련이 남기도 하고, 다신 보지 말자!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평생 해온 어떤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어떤 일을 굉장히 오래 했다는 의미일 거예요. 그 후에 밀려오는 것은 일종의 쓸쓸함과 어색함도 있을 것 같아요. 일상적인 측면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떠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이름도 직업도 사는 곳도 모르지만 매일같이 보던 사람. '저 사람은 오늘도 저 자리에 앉아있구나' 했던 그런 사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은 공허해지기도 해요.
2.관계의 측면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의 작별 또한 아쉬울 것 같습니다. 처음에 내가 앉아있던 자리, 했던 일들, 만났던 사람들. 상사와 부하 직원들 과의 관계. 좋았던 사람들. 미워했던 사람들. 치열했던 순간을 돌아보면서 '그게 참 다 뭐라고..' 하는 마음을 가질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
3.직업적인 측면에서 내가 사랑했던 일을 혹은 내가 한 평생 바쳐왔던 것이 이제 공식적으로 내게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돼요. 내게 의미는 남겠지만, 이제 그 누구도 이전같이 인정해주지 않아요. 그런다고 해도 이전같이 인정받기는 어렵겠죠. 내게 남아 있는 여러 가지 흔적을 바라봅니다. 빛바랜 훈장을 닦아 내며 겪어온 세월을 반추하는 것이 슬픔을 달랠 길일지도요.
4.은퇴 이후의 삶과 거기서 느껴지는 상황들을 상상해 봤어요. 어떤가요? 그럴 것 같아요? 혹은 너무 과한가 싶은가요? 살아내야 하는 시간들이 점점 더 길어지는 세상에서 일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음 짤로 마무리할게요.
Q1.은퇴할 때 만족할 만한 직업을 갖고 계시나요?
Q2.은퇴할 때 만족할 만하게 동료와 관계를 맺고 계시나요?
Q3.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Q4.은퇴 이후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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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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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의 생각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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