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에는 어떻게 생각하셨고, 최근에 혹시 생각이 변하시진 않으셨나요?
저는 나이키가 산업에서 가진 리더십(브랜드와 시장점유율)은 지금도 거대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브랜드가 주는 ‘느낌'이 조금 덜 멋있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느낌'이 나이키의 어떤 ‘의사결정'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25년간 나이키에서 근무한 Massimo Giunco라는 분이 링크드인에 작성한 글을 번역해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원문은 꽤 긴 편인데, 최대한 그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 일부 경우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Herzogenaurach에 기반을 둔 회사)는 직접적인 표현(아디다스)으로 작성했어요.
- 추가적인 맥락이 필요할 것 같은 경우에는 (참고: )를 통해 부연 설명을 작성했어요.
- 일부 가독성을 위해 포맷을 편집한 부분이 있어요.
- 원글의 작성자가 아주 비판적인 논조로 작성하고 있어서, 비꼬는(?) 듯한 표현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리요! (마지막 문단에서 파리 올림픽 시즌 브랜드 캠페인 문구를 인용한 것은 화룡점정이 아닐까....)
원글은 Nike: An Epic Saga of Value Destruction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포인트
Massimo Giunco가 글을 정말 재미있게 쓰셔서 조금 길긴 하지만, 한 번쯤 쭉 읽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특히 내러티브(논리)를 구성하는 것이나, 문제를 구조화하고 분석하는 측면에서요.
글이 꽤 길기 때문에, 혹시나 읽으시면서 맥락을 놓치지 않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들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려 볼까 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라 다른 분들은 또 다른 초점에서 바라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나 그런 게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 전략에서 기존의 경쟁우위와 강점의 역할
- 데이터와 경험, 직관의 균형
- 시스템 변화에 따른 결과의 책임
1) 콘텐츠를 작성한 Massimo Giunco는 나이키가 자신들의 강점과 약점(부족한 역량이 있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급격하게 방향성을 바꿔 전략(DTC, Direct-to-Consumer)을 추진했다고 이야기해요. 대감집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지만, 결국 강점과 경쟁우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면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 최근 콘텐츠에서 많이 다뤘던 주제인 것 같아요. 데이터는 무엇보다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해석의 여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요. 즉,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죠. 아마 나이키의 경영진은 지표로 나타난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하는 변인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상수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전략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시스템(조직구조, 업무 프로세스, 그리고 조직문화)의 변경으로 이어집니다. 시스템을 실패하기 위해 설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다면? 시스템이 목적에 따라 작동하지 않은 것일까요? 아니면 시스템의 작동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마 이 주제는 조만간 다룰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가 떠오르던 시기에, 나이키와 스타벅스의 시도는 베스트 케이스로 다뤄지곤 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키와 스타벅스 모두 궁지에 몰려있다는 의견이 많이 보여요. 그리고 그 답으로 제시되는(저명한 사람들이 훈수 두는) 부분은 가치(기업의 핵심가치든 고객에 대한 가치제안이든), 경험(고객경험이든 직원경험이든), 문화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가치나 경험, 문화와 같은 추상적인 것들이 증권가의 언어로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무엇이 닭이고 무엇이 달걀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기업에서 추상적인 것과 분명한(해 보이는) 것의 조화를 잘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Nike: An Epic Saga of Value Destruction
한 달 전인 2024년 6월 28일, 나이키의 2Q 24 재무성과 발표 후, 나이키는 하루 만에 250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잃었고, 9개월 동안 700억 달러를 잃었습니다. 이는 2018년 이후로 가장 낮은 주가이며, 2024년 초부터 32%가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날은 단순한 주식 거래일 중 하루가 아닌 나이키에 대한 심판의 날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2020년 1월 13일, John Donahue가 Mark Parker를 대신해 나이키의 CEO로 취임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President of Consumer, Product and Brand)이 된 Heidi O’Neill와 함께 즉시 회사의 변혁(transformaion)을 계획했습니다.
몇 달 후, CEO는 이메일로 그의 결정을 공지했습니다.
- 나이키는 조직(brand, product development and sales)에서 카테고리를 제거*할 것입니다.
- 나이키는 DTC(Direct-to-Consumer) 중심의 회사가 될 것이며, 도매 영역에서의 리더십을 종료할 것입니다.
- 나이키는 마케팅 모델을 변경해, 중앙집중화하고 데이터 중심, 그리고 디지털 주도로 만들 것입니다.
(*참고: 기존에 나이키는 러닝, 축구 등의 스포츠나 활동을 기준으로 카테고리화하여 조직(브랜드, 제품개발, 세일즈 등)을 운영했습니다. 카테고리를 제거한다는 것은 이를 통합하거나 더 간소화된 조직구조로 개편함을 의미합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CEO는 2020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회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먼저 진행하고, 나머지 국가에 대해 진행)
처음에는 잘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팬데믹과 전통적인 Brick & Mortar business(참고: 오프라인 매장 비즈니스를 일컫는 표현)에 대한 도전은 Nike Direct(참고: 나이키의 DTC 담당 사업부)가 운영하는 사업이 급성장하며 CEO의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정당화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분기마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야심찬 것과 잘못된 것 사이의 경계선이 매우 얇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위의 세 가지 주요 의사결정의 영향(Impact)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카테고리의 제거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의사결정이 Mckinsey의 조언을 CEO와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이 매우 열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의사결정의 배경에는 주로 나이키의 매트릭스 조직 구조에서 특정 작업이 중복되므로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조직의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모델(그 유명한 flywheel 모델)이 카테고리 중심의 제품과 브랜드 창조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을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6개월 만에 수백 명의 동료가 해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짐에 따라 나이키는 수십 년간 신발 및 의류를 선도하며 쌓아온 러닝, 축구, 농구, 피트니스, 트레이닝, 스포츠웨어 등에서의 탄탄한 프로세스와 경험, 전문성을 잃게 되었습니다. 제품 엔진은 다른 일반 패션 브랜드(Zara, GAP, H&M 등)과 같이 여성, 남성, 키즈 등의 성별 중심으로 구분되었습니다.
만약 오늘날 제품 창작에 대한 혁신과 에너지의 부족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이러한 부족이 기인되었는지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는 2023년 12월 CEO가 발표한 구조조정, Q2 24의 실망스러운 결과 발표 후 재도입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카테고리'가 아닌 “Fields of Play”라고 불리는데, 이는 나이키가 20년 전에 사용하던 명칭입니다. 아마도 카테고리라는 명칭으로 되돌아간다면, 누군가는 CEO와 브랜드 총괄 사장이 실수를 했고 이를 되돌리려 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매 리더십의 종료
FY21(2021 회계연도, 4년 전)가 시작하기 전, CEO와 브랜드 총괄 대표는 2025년까지의 새로운 유통구조의 개발과 구성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직속 부하직원에게 제공했습니다. 해당 지침은 ‘도매를 줄여 2차 수익원이 되도록 하며, Nike Direct 사업을 크게 성장시켜 회사의 첫 번째이자 주요 수익원으로 전환하고, 이는 Nike.com으로 주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키는 나이키 역사상 처음으로 장기 비전을 제품, 브랜드, 마켓플레이스 리더십에 의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두지 않고, 디지털이 주도하는 DTC 우위에 대한 것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이러한 의사결정의 영향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고, 그것이 자신감인지, 오만인지, 과대망상인지, 천재성인지, 광기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도매 사업을 축소시키는 것은 매우 쉽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키는 수백 개의 지역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을 종료하거나 그들과의 사업을 축소(더 적은 제품을 판매하거나, 프리미엄 제품을 Nike Direct로 전환하거나)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각지에서 나이키와 수십 년간 함께 일해 온 파트너들에게 중지를 내밀며 현지 국가 팀의 영업인력을 잔인하게 축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를 실행했습니다.
더 도전적인 것은 CEO와 브랜드 총괄 사장이 요구한 속도로 "단일 브랜드(나이키만)" 유통과 디지털 유통을 성장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하게도 한 가지 중요한 지원은 브랜드 투자에 있었습니다. 마케팅 조직은 수요 창출 모델(demand creation model)을 급격히 변경해 수십억 달러를 퍼포먼스 마케팅과 프로그래매틱 광고에 투입해 이커머스 플랫폼에 빠르게 성장하는 트래픽을 “구매"(”획득"이 아니라 “구매"라는 표현이 적절함)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몇 분기 동안의 좋은 결과(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장기화된 팬데믹과 전통적인 Brick & Mortar 사업의 느린 회복으로 부풀려진) 후,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a) 나이키는 잘 확립된 ‘선주문(futures)’ 시스템을 통해 도매 비즈니스를 잘 운영해 온 회사로 이러한 전환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명확한 지식과 규범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 따라서 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flywheel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기반 예측은 작동하지 못하고 공급망이 무너졌습니다.
- 분기별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1년 5월 31일 기준 재고 수준은 65억 달러였습니다. 2022년 5월 31일에는 85억 달러였습니다. 또 2022년 11월 30일에는 1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 나이키는 더 이상 무엇을 언제, 어디로 생산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과잉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계획은 나이키는 자체 채널(특히 Nike.com)에서 더 많은 할인을 시작하도록 했고 마진 침식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b) 소비자는 일부 비즈니스 리더들이 생각하거나 희망하는 만큼 탄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일부 비즈니스 리더들이 생각하거나 희망하는 만큼 충성스럽지 않습니다.
-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요? 단순합니다. 많은 소비자(대부분은 가끔 구매하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나이키를 따라가지 않았고, 이전에 쇼핑하던 곳에서 계속 쇼핑했습니다.
- 그들이 나이키 스니커즈를 ‘그들이 기존에 구매하던' 매장에서 찾을 수 없게 되자, 그들은 단순히 다른 브랜드를 선택했습니다.
c) 이 ‘예상치 못한' 소비자 행동은 나이키와 스포츠 용품 산업에 새로운 결과를 야기했습니다.
-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나이키는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모든 시장, 모든 카테고리, 모든 제품군 등, 즉, 모든 영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점령했고, 이러한 지배력 아래에서 경쟁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전략적 초점은 단지 하나뿐이었습니다. 바로 모든 곳에서 승리하는 것이었습니다.
- 하지만 기존 유통채널에서 철수하는 새로운 전략은 시장 점령의 종말을 결정지었습니다. 이는 경쟁자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브랜드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단, 아디다스는 예외였고, 그들은 평소처럼 나이키의 전략을 모방했지만 조금 더 온건한 방식으로 실행했습니다.
- 나이키에 의해 버려지거나 축소된 소매업체들은 남은 선반과 공간을 다른 모든 브랜드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특정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고, 특히 나이키가 한때 리더였던 전문 카테고리(예를 들어 러닝, 축구, 피트니스, 트레이닝, 그리고 부분적으로 라이프스타일)에서 나이키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현재진행형), HOKA와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브랜드에게 특정 영역에서의 리더십을 뺏겼다는 의견을 듣기도 했습니다.)
d) 이커머스에 대한 집중의 증가는 “예상치 못한” 소비자 행동, 공급망 문제, 제품 혁신의 부족 등과 함께 나이키의 최고 경영진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 비즈니스의 경험적 법칙 중 하나는 온라인에서의 주요 경쟁 수단은 “가격"이라는 점입니다. (오가닉 소비자 유입 경로가 가격 비교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 스니커즈를 200달러에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레버리지하던 나이키의 전설적인 역량은 온라인상에서의 할인 니즈와 재고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인해 위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 이로 인해 총 마진(Gross Margin)은 DTC 비즈니스의 성장으로 더 커지기는커녕 Nike.com의 끊임없는 프로모션 탓에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하루였다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결국 박싱 데이와 연말 세일에 겹쳐졌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시즌 종료 세일, 시즌 중간 세일, 멤버십 세일, 친구 및 가족 세일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 결과적으로 총 마진율은 FY22 46%, FY23 43.5%로 4분기만에 250bp*의 마진이 감소하였습니다.
(*참고: bp는 요즘 금리 관련해서 많이 나오는 표현이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어서 간단하게 설명해 볼게요! bp는 basis point의 약자로 1bp는 0.01%p를 의미해요. 따라서 250bp가 감소했다는 것은 2.5%p가 감소했음을 의미해요! 이 경우, 퍼센트 간의 비교로 2.5만큼의 차이가 난다는 측면에서 %(퍼센트)가 아닌 %p(퍼센트 포인트)라고 표현해야 맞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죠? 나이키의 CEO는 이 산업 출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마도 그들은 소비자 행동과 스포츠 신발과 의류 유통의 시장 메커니즘의 배후에 있는 논리구조를 과소평가했거나 아예 알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잘못 조언 받은 “데이터 주도형 인물(data driven guy)”입니다(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든).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은 업계의 베테랑이자 나이키 여성 카테고리의 창시자 중 한 명이며, 회사와 비즈니스에 대한 막대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인데, 그런 사람이 이 모든 것을 승인하고 지지한 이유를 이해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아마도 과도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순한 오산? 어쨌거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진실은 이렇습니다. 새롭게 취임한 CEO와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은 함께 자기잠식적 생태계(Cannibal ecosystem)를 만들어냈고, 이는 단 3년 만에 브랜드 자산, 제품 자산, 총 마진, 시장점유율, 수요 창출 예산, 소비자 연결성 이 모든 것을 먹어치웠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리딩
나이키는 50년 동안 브랜드, 제품, 마켓플레이스라는 아주 단순한 토대 위에 구축되어 왔습니다.
- 나이키가 상장기업이 된 이후, DC 투자 모델(The Demand Creation Investment Model)은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매출의 최소 10분의 1을 수요창출과 스포츠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 브랜드 모델 역시 매우 단순했습니다. 혁신과 영감, 선수와 제품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창의성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고,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힘을 활용해 점점 더 많은 운동선수(If you have a body, you are an athlete*)가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영감으로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 이것이 비즈니스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우리가 알고, 사랑하고, 존경했던 나이키를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참고: 나이키의 비전에서 알 수 있듯, 나이키는 운동선수에 대한 그들만의 조작적 정의를 갖고 있어요! 아래 이미지를 참고해 주세요.)
202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브랜드팀은 브랜드 마케팅에서 디지털 마케팅으로, 브랜드 강화에서 판매 활성화로 초점이 전환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CMO는 몇 가지 획기적인 움직임을 취했습니다.
a) 수요 창출(CREATE DEMAND)에서 수요 관리 및 유지(SERVE AND RETAIN DEMAND)로의 전환입니다.
- 이는 대부분의 투자가 이미 나이키의 소비자(또는 멤버십)인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b) 프로그래매틱 광고(참고: AI 등을 활용한 자동화된 디지털 광고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나이키는 2021년부터 Nike.com으로의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브랜드 활동에 일반적으로 투자되는 자원의 두 배 이상을 프로그래매틱 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 전임 CMO는 사기/조작, 중개자 비용 증가, 이러한 활동에 대한 소비자 반응 감소로 인한 퍼포먼스 마케팅과 프로그래매틱 광고 투자의 비효율성에 관해 다루고 있는 연구 결과를 무시한 것이 분명합니다.
- 증가하고 있었던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이와 정확히 같은 시기에 유니레버(참고: 도브, 바세린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소비제 기업)나 P&G(참고: 질레트, 다우니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소비제 기업)와 같은 다른 대규모 B2C 기업들이 이러한 종류의 DC(수요창출) 투자를 줄이도록 제안하고 있었습니다.
- 나이키는 수십억 달러를 덜 효과적이지만 측정하기 쉬운 것에 투자했고, 더 효과적이면서 측정하기 덜 쉬운 것에는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이는 아주 인상적인 돈 낭비였습니다.
c) 브랜드 디자인이 격상되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격하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획기적인 창의성(참고: 영감을 주고 내러티브가 있는)보다 스타일(참고: 시각적으로 세련된)을 우선시했습니다.
- 디지털 마케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케팅팀의 전통적인 기능 중 하나였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마케팅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는 브랜드 디자인팀에 ‘사실상' 흡수되고 소외당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디자인팀이 소위 말하는 마케팅 기술 전문가(Mar-tech Scientist)와 함께 마케팅 콘텐츠 제작의 리더십을 가져갔습니다.
- 나이키는 더 이상 브랜드 창의성이 필요하지 않았고, 단지 세련되고 끊임없이 공급되는 브랜드 제품(stuff)만 필요했습니다.
d) 모든 디지털 자체 채널을 위한 중앙 주도의 마케팅 콘텐츠 제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지역(국가) 주도의 콘텐츠나 브랜드 구축을 위한 콘텐츠는 감소하였습니다.
- 또한 DC(수요창출)은 지역별 시장이 아니라 이커머스와 디지털 커머스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현지 마케팅/크리에이티브팀과 지역별 투자 규모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e) “멤버십"에 대한 광기를 보여줬습니다.
- 나이키의 마케팅은 “멤버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대화 플랫폼(ubiquitous conversation platform)이 되었고, 충성도가 모든 브랜드 이니셔티브 계획의 핵심적인 동인이 되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이 광기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CMO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마케팅 사이언스 교수이자 Ehrenberg-Bass 연구소의 디렉터인 Byron Sharp의 “How Brands Grow”를 무시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다음의 네 가지에 대해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 만약 기존의 소비자에게만 집중한다면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비즈니스는 축소될 것입니다. (“놀랍게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 충성도는 성장 동인이 아닙니다.
- 충성도는 침투율이라는 변수에 대한 함수입니다. 시장침투율과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면 충성도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수익이 증가합니다.)
- 기존 소비자의 충성도와 LTV(참고: Lifetime Value, 고객생애가치라는 지표로 고객이 평생 우리 서비스/제품에 얼만큼을 지불할 것인가를 측정)만을 올리려고 시도한다면(매우 어렵고 값비싼 것을 얻기 위해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소비하면), 침투율과 시장점유율을 증가시키기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익도 증가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Nike.com”을 모든 것의 중심으로 만들어 조직의 우선순위와 자금을 집중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나이키는 2018년 이후 역사에 남을만한 브랜드 캠페인을 제작하지 못했고, 브랜드 조직은 거대한 판매 활성화 기계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 예를 들어, 나이키의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악명 높은 “에디토리얼 전략"이 있습니다.
- 이는 수천 개의 미세하고, 무용하고, 무의미한 콘텐츠를 역류시켰습니다. 이 콘텐츠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대부분 효과가 없었지만, 폭식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먹여살리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 또한 이 콘텐츠들은 소비자의 극히 일부(표현 그대로 극히 일부)만을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고 다른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거나 무시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결론
Matt Powell (스포츠 용품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이 말했듯이, 이는 스스로 자초한 피해의 역사입니다. 2024년 6월 28일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난 일은 단지 4년 전 의사결정에 대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리고 분명 이는 최종장도 아닐 것입니다. 만약 다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했다면 다른 결과로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이러한 의사결정을 왜 내렸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본 것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본 것은 John Donanue(CEO)와 Heidi O’Neill(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이 이끄는 경영진 팀이 단 3년 만에 만들어낸 가치 파괴의 대서사시입니다. 이는 나이키의 브랜의 정신적 물리적 가용성을 해치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 결국 이는 대부분 월스트리트(증권가)에서의 “위기"입니다. 투자자들은 아무런 결과 없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재무 가치를 낭비하고, 성장주로서의 나이키의 평판을 파괴한 회사의 경영진에게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동시에 아직 많은 소비자는 “스우시(참고: 나이키의 로고)"가 멋지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나이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나이키는 여전히 산업 내 시장 리더십(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여전히 매년 50억 달러의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을 창출하고 있으며(2024 회계연도에는 57억 달러), 부채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나이키는 믿을 수 없는 턴어라운드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과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결코, 쉽게 도달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 잃어버린 제품창조(Product Creation) 리더십을 재확립해야 합니다. (지금은 초점뿐만 아니라 역량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 새롭고 민첩하고 수익성 있는 브랜드들이 차지한 시장을 다시 주도하고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확보해야 합니다. (게다가 버림받고, 때로는 소외되거나 모욕당한 후 분노하고 있는 많은 도매 파트너들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입니다.)
- 퍼포먼스 마케팅의 중독적인 남용에서 “스우시"를 해독해야 합니다.
- 다시 등대 같은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4년간 많은 유능한 마케터들이 “친절하게" 퇴사 권유를 받았고, 남은 사람들은 판매 활성화의 전문가들입니다. 지역 팀들은 해체되거나 축소되었고, “브랜드가 가진 마법 같은 힘"은 사라지고 재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짧은 기간 안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이키는 여전히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2008년과 2024년 캠페인의 규모와 목적을 고려한다면, 이를 회복하는 것은 매우 길고 비싼 여정이 될 것이라는 걸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던 해, 올림픽을 기념한 브랜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나이키는 “Human Race”라는 대규모 글로벌 이벤트와 캠페인으로 온 지구를 매료시켰습니다. LA에서 리우, 로마에서 서울, 도쿄에서 이스탄불, 파리에서 런던까지 전 세계를 달리게 만들었습니다.
- 2024년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나이키 EMEA(참고: 지역 사업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Europe, Middle East, Africa가 포함됨)는 브랜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Defy the Distance: Nike Running Challenge”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5km를 달리면 제품 정가의 20%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입니다.
예상과는 달리 CEO와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있으며 그들이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한 액션 플랜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저의 보잘것없는 소견으로는 두 경영진이 잃어버린 영광을 찾는 과정에서 기회가 되기보다는 문제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들의 능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로 월스트리트(증권가)와 시장, 그리고 특히 나이키의 구성원들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한때 열정 넘치고 영감에 가득 차 있던 나이키의 구성원들은 7년에 걸친 세 번의 조직개편을 겪으며 실수한 리더가 내놓은 “새로운" 내러티브를 신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친애하는 CEO와 소비자/제품/브랜드 총괄 사장님께, 승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습니다(Winning isn’t for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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