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번 주 뜨거웠던(?) 폴 그레이엄의 Founder Mode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 폴 그레이엄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공헌(투자, 교육 등)하고 있는 Y Combinator(YC)의 공동 창업자예요.
- 오늘 소개할 아티클은 기업을 경영하는 두 가지 방법(창업자 모드, 경영자 모드)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어요.
최근 아티클들에서 특히 조직의 가치와 전략이 어떻게 조직의 구조로, 문화로 구현되고 실행되는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요.
- 신뢰성과 타당성에 대한 짧은 생각에서는 신뢰성이 높은 일보다는 타당성이 높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어요.
- 책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를 읽고 작성한 두 편의 아티클에서는 애플에서 어떻게 혁신적인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폴 그레이엄의 아티클을 통해 지난 콘텐츠들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우리는 종종 신뢰성(예측가능성, 반복가능성)을 위해 타당성(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좋아 보이는 것, 편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목적(Why)과 목표(Result)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비록 어렵고 힘든 길일지라도.
- 애플은 혁신을 위해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조직구조와 리더십 모델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는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의 강력한 의지가 바탕이 된 것이죠. 오늘 이야기할 창업자 모드는 창업자를 엄청나게 괴롭게 할 가능성이 높아요. 다른 리더들도 마찬가지고요.
- 당연히 어떤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은 없어요. 내가 가진 역량과 처해있는 환경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그 방법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이든 목표(현실이 되길 원하는 가능성이 구체화된 형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 원문 번역 참고사항
- 일부 괄호나 별표(*)를 통해 이해를 돕기 위한 부가적인 설명(인물 등)을 작성한 부분이 있습니다.
- [1]과 같은 표현은 폴 그레이엄이 직접 각주를 단 부분이에요. 각주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Founder Mode의 원문 번역
지난주 YC 행사에서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에어비앤비의 창업자이자 CEO)는 참석한 모든 사람이 기억할 만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 그 후 제가 만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지금까지 들어본 강연 중 최고였다고 말했습니다.
- 론 콘웨이(Ron Conway, 미국의 유명 엔젤 투자자)는 생애 처음으로 메모하는 것을 잊었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 여기서 그 내용을 다시 작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이 강연에서 제기된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브라이언의 강연 주제는 대기업 운영 방식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에어비앤비가 성장하면서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브라이언에게 회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그들의 조언을 낙관적인 표현으로 요약하면 “좋은 인재를 고용하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라"와 같습니다.
- 브라이언은 이 조언을 따랐지만, 결과는 참담했고 스스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부분적으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연구했고, 지금까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에어비앤비의 잉여현금흐름마진(Free Cash Flow Margin)은 현재 실리콘 밸리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YC에서 투자한 성공적인 창업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자신들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그들도 동일하게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똑같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 하지만 그것은 회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주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왜 많은 조언자들이 이 창업자들에게 엉뚱한 조언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저(폴 그레이엄)에게 이는 큰 미스터리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한 끝에 그 답을 알아냈습니다.
- 그들이 말하는 것은 창업하지 않은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 즉 단순히 전문 경영인(Professional Manager)으로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하지만 이런 방식(m.o., mode의 약자로 추정)은 창업자에게 매우 비효율적이어서 뭔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 이러한 현상은 창업자들 경영자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창업자에게는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 모드(Founder Mode)와 경영자 모드(Manager Mode)입니다.
-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에서조차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타트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곧 매니저 모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암묵적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경영자 모드를 시도한 창업자들의 실망감과 그들이 이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의 성공을 통해 다른 모드의 존재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창업자 모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책은 없으며,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에서도 이러한 모드에 대한 존재를 모르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개별 창업자들이 스스로 실험하고 알아낸 결과뿐입니다.
-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 이를 탐구할 수 있습니다.
- 몇 년 후에는 창업자 모드가 관리자 모드만큼 잘 이해되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몇 가지 차이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영자에게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식은 마치 모듈식 설계(*)와 비슷해 보입니다. 조직도의 하위 트리를 블랙박스(**)처럼 취급하는 것입니다.
- 직속 부하직원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고, 그들이 할당된 업무를 어떻게 수행할지는 그들의 몫입니다.
- 그리고 직속상사는 부하직원들이 하는 일의 세부사항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 부하직원이 하는 일의 세부사항에 개입하는 것은 마이크로매니징이 되며,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기 용이한 작은 부분(모듈)로 나누는 방식이에요. 모듈은 독립적이며, 모듈을 조합해 완성된 무언가(제품 등)가 완성됩니다. 이 맥락에서는 조직도의 관점에서 이를 이해해 볼 수 있어요.
(**) 어떤 시스템의 내부의 작동방식을 알지 못하며(알 필요 없으며), 입력(Input)과 출력(Output)으로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해요. 이 맥락에서는 지시(입력)-업무결과(출력)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필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에요.
“좋은 인재를 고용하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라.” 이렇게 설명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실제로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표현의 진정한 의미는 “전문 사기꾼을 고용해서 회사를 망치게 두어라.”라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이번 브라이언의 강연과 이후 창업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제가 주목한 한 가지 주제는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 창업자들은 양쪽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한쪽은 경영자처럼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쪽은 창업자들이 경영자처럼 회사를 운영할 때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될 사람들입니다.
- 보통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의견이 다를 때, 기본적으로 내가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드문 예외 중 하나입니다.
- 직접 창업자가 되어보지 않은 VC는 창업자가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지 모르며, 다른 경영진(C-level Executive)은 세상에서 가장 능숙한 거짓말쟁이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1]
창업자 모드가 어떤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는지와는 별개로, 향후 CEO가 직속 보고자를 통해 회사에 관여한다는 원칙은 깨지게 될 것입니다.
- “스킵 레벨(Skip-level)” 미팅이 이름조차 생소한 독특한 관행이 아닌 표준(norm)이 될 것입니다.
- 그리고 직속 보고자를 통해서만 소통한다는 제약을 버리면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의 수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100명의 사람들과 연례 워크숍(Annual Retreat)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조직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100명이 아니었습니다. [2]
- 일반적인 회사에서 이런 일을 하려면 얼마나 큰 의지가 필요할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얼마나 유용할지 상상해 보세요. 대기업도 스타트업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스티브는 아마 이런 워크숍이 효과가 없었다면 계속 진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분명 효과가 있었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이렇게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그렇다면 이는 좋은 아이디어일까요, 아니면 나쁜 아이디어일까요?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창업자 모드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다는 뜻입니다.
물론 창업자가 20명일 때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2000명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즉, 어느 정도의 위임(delegation)이 필요할 것입니다.
- 자율성의 경계가 어디에서 끝나고, 그 경계가 얼마나 명확할지는 회사마다 다를 것입니다. 또한 같은 회사 내에서도 경영진(manager)들이 신뢰를 얻음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입니다.
- 따라서 창업자 모드는 경영자 모드보다 더 복잡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몇몇 창업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창업자 모드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예측은, 창업자 모드가 무엇인지 알게 된 후에는 수많은 창업자들이 이미 그 길을 따라 그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3]
-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행한 일들을 이상하거나 더 나쁜 것으로 여겼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 이미 창업자 모드(우리가 무엇인지 알지는 못하지만)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우리가 창업자 모드가 무엇인지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판받으면서 그 길을 개척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의미예요!
흥미롭게도 우리가 아직 창업자 모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오히려 고무적입니다.
- 창업자들이 이미 이룬 성과를 보세요. 그들은 잘못된 조언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자 모드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 존 스컬리(John Sculley, 애플의 전 CEO)(*)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처럼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창업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되면,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상상해 보세요.
(*) 존 스컬리는 애플의 전 CEO로 스티브 잡스가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까?”라는 말로 영입한 것은 유명한 일화죠!
각주 (Notes)
[1] 다른 경영진(C-level Executive)은 세상에서 가장 능숙한 거짓말쟁이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 이 말을 조금 더 외교적으로 표현하면, 경험 많은 C-level 임원들은 종종 윗사람 관리(Managing up)에 매우 능숙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이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2] 그렇다면 이(스티브 잡스의 연례 워크숍)는 좋은 아이디어일까요, 아니면 나쁜 아이디어일까요?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창업자 모드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다는 뜻입니다.
- 만약 이러한 워크숍 관행이 널리 퍼져 정치에 지배되는 성숙한 기업들까지 시행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초대된 사람들의 조직도 계층 상의 위치(depth)를 통해 기업의 노후화(Senescence of Companies) 수준을 정량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기업의 노후화를 일종의 혁신성의 쇠퇴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아요. 스티브 잡스 스타일의 워크숍에 참석하게 된 인원의 평균 직급(기업에서의 위치)을 통해 얼마나 열려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참석인원의 직급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소통이나 Bottom-up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겠죠.
[3] 창업자 모드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예측은, 창업자 모드가 무엇인지 알게 된 후에는 수많은 창업자들이 이미 그 길을 따라 그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 저는 또 다른, 조금은 덜 낙관적인 예측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자 모드의 개념이 정착되면, 사람들은 이를 오용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 위임해야 할 일조차 위임하지 못하는 창업자들은 창업자 모드를 핑계로 삼을 것입니다. 또는 창업자가 아닌 관리자가 창업자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 이러한 행동도 어느 정도까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그 순간에는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 반면, 모듈식 접근 방식은 적어도 나쁜(무능력한) CEO가 끼칠 수 있는 피해를 제한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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