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1/3을 바꾼다, 꿀잠 테크

꿀잠 기술에 돈이 몰린다

어제 푹 주무셨나요? ‘꿀잠’을 위한 투자, 이른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 경제) 시장이 커지고 있어요. 최근 WHO는 수면 부족을 ‘선진국의 유행병’이라고 정의했는데요, 세계 인구의 최대 45%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대표 주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자는 시간도 7시간 51분으로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에요.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 우울증, 당뇨병 등 질병과 직결돼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잘 자는 법’에 돈이 몰리는 이유예요.

특히 슬리포노믹스는 요즘 IT와 만나 똑똑해지고 있어요. 잘 자게 도와주는 기술인 슬립테크(sleep+tech)가 뜨고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 워치의 수면 상태 체크 기능도 여기에 해당해요. 슬립테크, 어느 정도 인기냐면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슬립테크 전문 벤처 펀드가 나왔을 정돕니다.  출범하면서 무려 36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고 해요. 해외에는 이미 크게 성장한 슬립 테크 스타트업들이 많고, 기기 유형도 다양해요. 대표 인기 제품은 핀란드 스타트업이 만든 스마트 반지 ‘오우라’입니다. 끼고 자면 수면 상태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심박 수와 혈중산소농도 등을 체크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100만 개 넘게 팔렸고, 우리 돈으로 1조 가까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안 차는 게 트렌드

최근에는 편의성을 위해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슬립테크 기기들도 주목받고 있어요. 구글도 지난해 내장된 마이크와 센서를 통해 코골이와 기침 등 수면 패턴을 추적하는 AI 스피커를 공개했고요. 아마존도 비슷한 기기를 개발하고 있어요.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쇼 CES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어요. 주목받은 슬립테크 기업들의 특징은 1. 비착용(non-wearable) 2. AI 기술과의 접목 3. 수면 상태 진단과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단 거예요.

얼마나 더 성장할까

지난 2020년 세계 슬립테크 기기 매출은 우리 돈으로 15조 원 규모였고, 오는 2027년에는 약 48조 원까지 늘어날 걸로 예상돼요. 글로벌 시장 조사 플랫폼 피치북은 “슬립 테크 기업들이 향후 또 다른 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 건강 보험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 광범위한 슬립 테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하지만 기기의 측정 정확도, 편의성을 더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인생의 1/3을 바꾸는 기술, 에이슬립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 인터뷰

실패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네번째 창업

이동헌 대표는 자칭 ‘프로 불편러’인데요. 세상에 불만이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는 그는 에이슬립이 벌써 네번째 도전입니다. 변호사 자문 플랫폼, 스포츠 공간 대여 서비스, 배터리 불량 측정 시스템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해왔는데요. 수면과 연관된 에이슬립을 창업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Q. 네번째 창업 도전에서 수면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창업 분야를 선택하기 위해 두 가지 기준을 잡았습니다. 첫번째는 초기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지, 그리고 두번째는 많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입니다. 이는 이전의 창업 실패를 통해 만들게 된 기준인데요. 가장 첫 창업이었던 변호사 자문 플랫폼은 저비용으로 간단한 변호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였지만 수요가 부족했죠.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변호사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세번째 창업은  배터리 불량 측정 시스템을 다뤘었는데 이 때는 데이터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관련 데이터를 가진 배터리 제조사들의 협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반면 에이슬립은 수면 질환을 다루는 병원 내 여러 과가 있어 데이터 확보가 비교적 쉬웠어요. 게다가 누구나 인생의 3분의 1은 잠을 자잖아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Q. 개인적으로 수면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제가 하고 싶은게 굉장히 많은 사람인데, 하고픈 것을 다 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잠을 적게 자더라도 피로를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10년 넘게 해왔고, 그러다보니 시중에 있는 모든 슬립테크 관련한 서비스를 섭렵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관련 창업을 하게 되었네요. 

정확도와 비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와이파이 방식’

에이슬립은 와이파이 방식을 활용한 비접촉 수면측정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그동안 수면 측정 서비스들이 대부분 웨어러블 기기나 센서를 활용한 접촉 방식이었는데, 여기에서 오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와이파이 방식을 도입했다고 해요. 

Q. 와이파이를 통해 호흡을 측정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됩니다. 

A. 호흡은 세 가지로 측정을 할 수 있는데, 입으로 하는 호흡과 흉부, 복부 이렇게 나뉩니다. 에이슬립은 입으로 하는 호흡을 스마트폰 마이크로 녹음하는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고, 향후 흉부와 복부를 측정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스마트폰 마이크로 녹음하는 방식은 다른 회사들도 사용하고 있는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어요. 에이슬립은 호흡과 관련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정확도를 90% 이상까지 올렸습니다. 

Q. 그동안 웨어러블 방식을 활용한 슬립테크 회사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A. 기술 구현이 힘들고 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비접촉으로 수면을 측정하려면 특정 신호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는데, 자율주행 기술에 흔히 쓰이는 레이다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 레이다를 쓰는 슬립테크 기기가 한 대당 80만원 정도 됩니다. 반면 와이파이는 단 몇 천원 정도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신호 강도가 약해 간섭을 잘 받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저희는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와이파이 두 대를 연결, 고속도로처럼 신호를 주고 받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다른 신호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구현할 수 있었죠. 지난 4년간 CES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해 기술을 시현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인데, 이번 2022년 CES에서 저희가 처음으로 성공했어요. 

창업 1년만에 꿈꾸는 ‘글로벌 시장’ 제패

2020년 6월 창업한 에이슬립은 아직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입니다. 하지만 작년 말 미국 아마존의 선택을 받아 미국 최대 가전 쇼인 CES에 초대받았고,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에 에이슬립 기술을 넣는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타겟팅하는 중인데요. 그 이유를 한번 들어볼까요? 

Q. 미국 아마존과 협업을 준비 중이시고 미국 CES에도 다녀오셨습니다. 4년 안에 나스닥 상장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A. 헬스케어 서비스는 선진국에서 가장 발달 속도가 빠릅니다. 기본적으로 구매 능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거든요. 그래서 헬스케어 분야는 정부->기업->개인 순서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미국은 이를 넘어 개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에이슬립은 미국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 아마존의 초청으로 이번 미국 가전쇼 CES에 참여했고 아마존의 AI 스피커인 알렉사에 에이슬립 기술을 넣는 방안도 진행 중입니다. 알렉사와 협업을 시작으로 에이슬립은 슬립테크 분야에서 일종의 ‘허브(Hub)’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Q. 앞으로 에이슬립의 목표가 있다면요?

A. 에이슬립 기술의 최적화입니다. 현재 저희의 1차 타겟 대상은 1인 가구입니다. 한 명이 잠을 잘 때 수면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단순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점차 서비스 성능을 고도화해 두 명, 세 명이 잠을 잔다거나 침실의 모양이 다양하게 변화하더라도 수면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오늘 썸렛 어땠나요?

좋았어요 😍   아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