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솜사탕] #202 좋아 보이면 10수쯤 접어줄 수 있지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2024년 7월 16일 전하는 202번째 솜사탕입니다😋🍭

2024.07.17 | 조회 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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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솜사탕

매주 수요일, 소소하지만 기분 좋은 솜사탕같은 에세이를 전해드려요. 슬리퍼 신고 동네 친구 만나는 기분으로 메일을 열어주세요🥰 + 요즘은 비정기 발송 중이에요!

행복은 가까이 있다. 하루 고생을 씻어내리는 샤워, 시원한 물 한 잔, 잔잔히 흘러나오는 반가운 음악. 그런데 샤워 거품에서 좋아하는 시트러스 향이 난다면? 물을 담은 컵이 손에 딱 맞게 가볍다면? 스피커 음질이 좋아서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면? 가까운 행복이 더 커진다.

일상을 좋은 것들로 채우고 싶다. 양말 살 때 후기를 보고, 샴푸에 들어가는 성분을 따지고, 유리컵이 내열 유리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수건. 매일 쓰는 것이니만큼 조금은 사치를 부릴 만하다. 온갖 브랜드의 다양한 수건을 사 보았다. 맨살에 닿을 때 폭신하고 부드러울 것, 긴 머리카락의 물기를 빠르게 흡수할 것.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마침내 정착한 것이 코마사 40수. 이 정도면 씻고 나오는 순간만큼은 호텔 부럽지 않다. 그랬는데.

며칠 전 30수짜리 수건을 들였다. 10수나 적었는데 심지어 비쌌다! 제정신이었다면 사지 않았을 거다. 예쁜 게 가득해서 눈이 돌아가는 편집샵, 그곳에 귀여운 토끼 가득 그려진 수건이 있었다. 예쁜데 쓸모까지 있는 물건이라니 이걸 안 사면 어디에 돈을 쓰냐고 덥석 가져왔다. 가계부를 쓸 때쯤에야 정신이 돌아와 아차 했는데, 뽀송하게 마른 수건을 욕실에 걸자 뭐 어때 싶어졌다. 햇빛 하나 들지 않는 곳이 밝아 보일 정도였다. 번갈아가며 만지면 40수 수건이 더 부드러운데, 그렇게 수건을 비교하며 쓸 일은 없으니까 상관없다. 상관없고말고. 이렇게 좋은데!

좋아 보이는 게 중요하구나, 정말 그런지만큼이나. 평소에 물건을 고르는 방식과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도 다른 결론이었다. 일할 때 특히 그랬다.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엔 일부러 관심이 없었다. 정말 일을 잘 하는 것만이 중요하니까. 인맥만을 위한 네트워킹도 하지 않고,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프로필 사진도 한 장 없이 살았다. 실속이 최고지, 내심 자랑스럽게 여기던 방식이었는데. 그게 최선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이제야 한다. 복잡할 것 없다. 좋아 보이는 건 대개 좋은 것이다.

일단 포트폴리오 디자인부터 바꿔야겠다. 내가 한 일들이 더 좋아 보이도록.

 

⭐️ 인스타그램에서도 제 글을 읽으실 수 있어요. 놀러오세요! @summer_unofficial

 


 

우리들의 솜사탕

 

안녕하세요 ! 여름님! 메일 하단에 있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어 메일 회신을 보내봅니다. 몇일 전부터 새로운 계정이 인스타그램에 종종 떴는데, 피드도 들어갔는데 영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서 누구일까?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여름님인걸 왜 바로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여름의 솜사탕을 정말 예전부터 구독하고있었는데 답장을 보내는건 거의 처음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우리가 실제로 만난적 없지만 오랫동안 메일로 연결되어 있던 멀고도 가까운 사이여서 더 편히 보낼 마음이 생긴 것 같기도하네요. 제가 첫 직장에 근무하고 있을 때 여름님의 메일을 받았던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저는 네번째 회사에 왔네요. (그리고 지금은 일하기 싫은 업무시간입니다....) 여름님의 고민이 적힌 글들을 보며 같이 공감하기도, 같이 분노하기도, 같이 기뻐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님의 이백번째 솜사탕을 받아볼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삼백번째, 사백번째 솜사탕을 기다릴게요! 가깝고 먼사이로, 멀고도 가까운 사이로 자주 인사나누어요 :) - 기획인간

안녕하세요 기획인간님! 인스타그램 친구라면 솜사탕을 정말정말 정~말 예전부터, 거의 처음부터 보고 계셨던 분이시군요! 계정 아이디랑 닉네임을 모두 바꾸어서 정말 누구지? 싶으셨을 것 같아요 ㅎㅎ 알아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시간이 많이 지났죠, 네 번째 회사에 다니고 계신다는 말씀에 저도 세어보았어요. 솜사탕을 보내고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세 번 옮겼네요. 중간에 백수 생활도 있었고(그때가 좋았네요…) 즐거운 일, 분노할 일, 이런저런 온갖 일들을 솜사탕에서 나누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요.

그동안 솜사탕을 마음으로 공감해주시고, 지금처럼 메시지로 말씀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래저래 많이 쉬기도 했고, 부끄러워서 챙기지 못했던 200번째 솜사탕을 반겨주신 것도요! 앞으로도 솜사탕에서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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