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음회]김화랑의 생생 월드 쏙쏙

제 39회, 가을

2022.09.23 | 조회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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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음회

마음을 움직이는, 움직였던 문장들을 드립니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오늘은 이런 상투적인 문장으로 시작해본다. 가을이다. 당연히 특별할 건 없다. 처음 와본 카페의 라테는 지독하게 맛이 없고 조막만한 테이블은 타자를 치기엔 너무 낮고, 사장님은 너무 친절하시고, 하루하루 이렇게 지내다보면 어느새 다 지나가버린 한 해가 이제는 정말 가야한다는 표정을 짓고 카페 창문 밖에 서 있을 것이다. 그 뿐이다. 특별할 것도 없고 섭섭할 것도 없다. 그저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서늘하고 보드라운 가을의 감각을 나름대로 즐기면 될 일이다.

  사실 며칠 전까진 후텁지근해 에어컨을 다시 가동했었다. 뜬금없이 더워진 날씨에 그래도 지금 9월인데 이래선 되겠냐고 투덜거리며, 에어컨 뒤편에 쪼그려 앉아 뽑아뒀던 에어컨 전원을 다시 연결했었다. 그런데 별안간 어제는 자다가 새벽 찬바람에 추워 일어나 창문을 전부 닫았다. 변덕도 이런 변덕이 없다. 사실 매번 가을이 올 때마다 이러리란 걸 알면서 다음해가 오면 어느새 몽땅 까먹고 만다. 예전에 친구와 취해서 농담으로 계절 변화에 비로소 무감각해지면 그게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면서 짐짓 진지한 농담을 건넸었는데, 그 농담의 기준으로 보면 난 아직 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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