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 부사와 저 부사

이름은 같은데 그림체가 달라요.

2022.11.10 | 조회 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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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미식 테이스팅 노트

새로운 계절의 맛을 먼저 보고 전합니다.

부사는 사과를 공부하면서 빼놓고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중요한 품종이에요. 한국 사과의 101이랄까, 부사를 알지 못하고서는 그 어떤 사과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존재입니다.

사과는 이르면 7-8월 엄청 이른 수확이 가능한 것부터 11월까지 나무에 느긋하게 매달려서 익는 것까지 완숙 시기에 따라 특징이 달라요. 극단적으로 젤 빨리 익는 애(극조생종)는 물이 많고 조직이 성기고 그래서 대충 먹고 치워야 하고요.

사과가 익는 단계별로도 특징이 다른 게 당연하고, 100%를 완숙과로 잡는다면 자연의 이론상은 100% 나무에서 익은 게 가장 맛있는 게 너무 당연해요.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실제로 100%의 과일을 따서 저온창고에 잠깐 넣었다가 또는 아예 넣지 않고 택배로 보내는 일을 해서는, 그게 바로바로 넘어가면 천상의 맛을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우리 그렇게 살지 않잖아요?

저장성이라는 문제가 나오는 거에요. 너무 잘 익은 사과는 저장성이 떨어져요. 그래서 현실의 농장에서는 80% 이상, 90% 이상 이렇게 저장성과 맛의 시소 균형이 맞은 단계에서 사과를 수확해요. 참고로 너무 조급하게 수확한 사과는 사과 향 나는 밤고구마 같아요. 익는 과정을 다 거치지 않아서, 즉 당으로 충분히 변하지 않아서 그냥 녹말 분이 입안에 돌아다니는그런 거 많음!

암튼 부사는 같은 부사라도, 그림체가 아주 다른 두 가지 사과라고 봐야 해요. 내년 4-5월까지 저장될 수 있도록 맛보다 저장성에 중점을 두어 무지 일찍 따서 생과 출하 이후에 파는 것=저장용/그냥 지금 바로 먹으면 짱 맛있는 것=생과용.  

보통 전자의 부사를 먹고 맛이 없다고 하죠. 진짜 맛이 없으니까요. 과일이 마땅치 않아서 억지로 먹어는 준다 라고 하는 그런 부사인 거고요.

후자의 부사는 의외로 의식해서 먹어본 일이 적어요. 이거 하나는 기억하면 세상 살기 편한데, “모든 과일, 농산물은 만생종이 킹왕짱이에요. 만생종 사과의 알파이고 오메가인 부사는 사과의 킹왕짱인 거죠. 생과용 부사의 엄청 맛있음을 알고 가면 좋겠습니다.

제가 근데 맛에 대해 얘기를 건성으로 하고 싶어서 이 레터를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건데, 오늘 내용도 그렇고 지난 번 테이스팅 때 설명만 하려다 강연이 돼버린 것도 그렇고 왜 자꾸 어려운 얘기 잘해야 맛이 설명이 되죠어려운 이과 얘기는 농업박사님들이 하시면 되고 저는 그 좀 맛 얘기만 하려면 아 도통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ㅋㅋㅋㅋ 아 그리고 그 와중에 틀린 얘기 하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저는 여기서 이런 얘길 꼭 정확하게만 해야 할 의무가 없는데 아무튼 틀린 얘기 퍼트리는 건 또 성격에 안 맞고 확인은 해서 최소 헛소리만은 안 하려고 하는데 아 아무튼 이게 좀 그럼 ㅇㅇ...

 

아무튼 이 뉴스레터는 되는대로 쭉 갑니다(?)

 

 

잠시 [광고] 말씀(?)

 

개인 SNS를 통해 제가 새로 만들고 있는 과일 온라인 소매 프로젝트, 계절미식을 알리고 있는데 아직 못 보셨고 이런 거 관심 있는 분은 구경해보세요. 처음 게 비교 테이스팅 샘플러라 몹시 유용하다구(?) 대충 그런 걸 만든 의도에 대한 글 복붙해드림 ㅇㅇ 이 소매업은 본체가 인스타그램 tasting in season에 있습니다.

계절미식 01. 사과 테이스팅 샘플러 3

일을 하는 언제나의 기준인데, 과일 소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필요해 보여서였습니다. 품종을 지속시킬 필요, 맛을 지속시킬 필요... 유통 위주 시장 편의를 위해 희생되고 있는 두 가지 가치를 아무튼 한 농장, 한 그루라도 지켜 놓는다면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 라는 필요와 효용이 보여서요. 부업 정도 느낌으로 가볍게 시스템 구축만 해두면 어떤 식으로든 맛, 품종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는데 현실은.

액티브엑스 싫어요 복잡한 통신판매업 등록 절차와 블라블라 이것저것을 거쳐 네이버에 스토어 만들었고 연구자를 만났고 산지를 다녔고 테이스팅을 오지게 했고... 이럴 셈은 아니었는데 뭘 엄청 해버렸어 라는 것이 되어서 나온 첫 번째 사과 품종 비교 테이스팅 샘플러입니다.

돈만 벌면 된다는 평범한 소매업이 아니라 죄송하지만, 첫 번째로 주장(?)하고 싶은 불순한 의도는 품종간의 맛 격차를 실제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1박스 안에 대표성 있는 3가지 품종이 들어있어 품종 간 격차를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농장에서 수확기만 달리 재배된 것이라 다른 변수 없이 오로지 품종만 비교가 가능합니다.

1회 배송으로 오늘 목요일이 이번주 배송일입니다. 그래서 샘플러의 경우 배송은 매주 목요일 정오에 배송 접수를 마감하는데 이게 약속한 수량에 제한도 있어서 담주는 조기 마감이 될 것 같네요.

[주문 방법]

https://smartstore.naver.com/tastingi.../products/7528024788 또는 인스타 프로필의 링크를 통해 계절미식 스마트 스토어에 편리하게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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