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인사말로 '반갑습니다'가 있습니다. 경희 대학교 한국어 교육 전공, 조현용 교수님께서는 반갑다는 말이 다른 언어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번역이 까다롭다고 해요. 반갑다는 의미를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연구 끝에 '반'에서 반갑다는 말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는 빛이라는 말과 연결된다는 놀라운 사실! '반짝, 번쩍, 반디, 번개'는 모두 빛을 담은 어휘인 것이죠. 따라서 반갑다는 말은 우리가 서로 만날 때 빛이 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지난 7월 16일 토요일, 팀라이트 작가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날. 우리가 서로 만날 때 빛이 난다는 뜻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황홀한 만남에 그만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는 사실도 고백해봅니다. (😁🤣)
비단 오프라인 모임을 가져서 반가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세상에서 차곡차곡 다져왔던 만남이 있었기에, 비로소 오프라인 만남이 더욱 반갑고 의미롭게 다가왔던 것이겠지요.
사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매주 금요일, 글 쓰는 마음으로 구독자님과 저도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반갑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린 반짝반짝 빛나고 있답니다.
✍🏻 writing한 글쓰기
마음을 돌봐야 하는 시대
스테르담
'정신줄 놓치마'란 말이 있다.
재밌는 표현이지만 엄연히 어학사전에도 등록된 말이다. 한 어학 사전은 '정신줄'을 사물이나 상황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표현했고, 또 다른 사전은 '연줄을 끊으면 연이 허공으로 날아가듯이 자유롭고 통쾌한 정신 상태를 일컫는 말'이라 정의했다.
둘의 해석과 정의가 사뭇 다르다.
전자는 '정신줄'이란 표현을 속되다 표현했고, 후자는 연에 빗대어 '자유롭고 통쾌한 정신상태'라 일컬었다. 그 둘 모두, 한 단어의 뜻을 정의 내릴 때 관련자가 '정신줄'을 놓은 거 아닌가 싶다. 그 둘 모두 내게는 와닿지 않는 뜻풀이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내 질문을 던진다.
'줄'이란 말이 왜 붙게 되었을까? '줄'의 용도는 무언가를 묶거나, 닿게 하거나, 연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놓지 않아야 한다'라는 전제하에, '정신줄'에 쓰인 용도는 세 번째에 가깝다. '나'와 '정신'은 연결되어 있어야 함은 모두의 정서에 각이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신을 놓는다는 표현을 떠올려보면 그것은 묶여 있다기 보단 쥐고 있는 것이고, 손에 힘을 주어 쥐고 있어야 하므로 그저 닿아 있다고 하기엔 그 뜻이 약하다.
정신줄을 놓으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나쁜 일이 벌어질까, 아니면 좋은 일이 벌어질까?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란 생각이 더 많을 것이다. 무언가를 분실했을 때, 무언가를 깜빡 잊었을 때 우리는 '정신줄을 놨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분실하고 잊었을 때의 그때로 돌아가 보면 무언가에 집중하느라 그런 적도 분명 있다. 그땐, 집중하는 무언가에 대한 정신을 꽉 붙잡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잡아야 하는 정신줄은 한 개가 아니다. 여러 개를 동시에 잘 잡고 있었야 한다. 그중에 하나라도 놓치면, 우리는 '정신줄 놨냐'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사실, 사람은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무언가를 한다는 건, 사실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집중의 정도를 순차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었다는 착각은 신경 세포를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데, 동시에 무언가를 한 사람은 대단한 걸 한 것과 같은 효용감을 느끼지만 업무 성과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신줄을 동시에 여러 개 잡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를 붙들어가며 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를 잘 잡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각각의 일과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여 어떤 줄을 잡아야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 삶의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인 이유다.
나는 이 선택의 순간에 마음을 돌본다.
예전엔 모든 선택이 '이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이성적으로 맞고 틀린 것을 구분해낸다 한들, 이후에 마음의 편함과 불편함의 여부를 따라 선택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잘 선택해도, 마음이 불편하면 그것은 제대로 된 선택이 아닌 것이고, 반대로 (이성적으로) 틀린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편하면 그것은 맞는 선택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도 많고, 지금은 맞아도 그땐 틀렸을 수도 있는 일은 우리네 인생에서 비일비재하다.
결국 '마음'을 돌봐야 한다.
'정신줄'은 마음에 연결되어있다. 손으로 붙들고 있으나, 마음에 그것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꽉 잡고 싶다는 욕심에 그것을 묶고 싶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마음에 따라 우리는 정신줄을 놓았다가 다른 것을 잽싸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돌본다는 것은 곧 어떤 줄을 잡아야 할지를 좀 더 수월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매 순간의 선택의 기로에서 제대로 된 선택을 하려면 마음을 돌봐야 한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를 지나, 남기는 것이 미덕이 된 육체 풍요의 시대.
반면, 우리네 마음은 그와 같이 튼실하고 풍요로워졌는지를 묻고 싶다.
몸이 비대해질수록, 어떤지 마음은 왜소해지는 이 시대에.
나는 마음을 돌봐야 한다고, 세상이 아닌 나에게 먼저 소리친다.
정신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놓았다가 다른 줄을 잘 잡아내기 위해.
무엇을 놓고, 무엇을 잡아야 할지를 잘 선택하기 위해.
✍🏻 글을 부르는 질문
'정신줄을 놓치마'라는 언어를 분석하며, 찬찬히 써 내려간 스테르담 작가님의 글을 잘 읽어보셨나요? 저는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 미소를 짓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며 글 속 세상을 바삐 돌아다녔습니다. 정신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놓았다가 다른 줄을 잘 잡아내기 위해, 무엇을 놓고 무엇을 잡아야 할지를 잘 선택하기 위해 결국, 마음을 돌봐야 한다는 것!
정신줄은 손이 아닌, 마음에 연결된 것이었습니다.
✨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마음을 돌보는 구독자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그 방법을 알려주실래요?
정신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음을 돌보는 구독자님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좋은 글에는 이처럼 깨달음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요. 빈말 혹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이렇게 구독자님께 레터를 쓰며 마음을 돌보고 있답니다.
정신줄을 꽉 붙잡으며, 글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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