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애니메이션 속 물은 어떻게 구현되는걸까?

안녕하세요! 최근 개봉 예정인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아시나요? 저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는데, 보다 보면 어떻게 물, 눈, 불과 같은 형체가 확실하지 않은 것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지 궁금하곤 했어요. 오늘은 이러한 유체를 표현하는 CG 효과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거에요!

유체를 그래픽으로 묘사하려면?

우리가 잘 알고있는 3D 애니메이션 중에는 유체가 핵심 소재인 경우가 꽤 많은데요. 눈이 필수적인 <겨울왕국>이나 바다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모아나>와 같은 경우죠. 많은 그래픽 전문가들은 물이나 불, 눈과 같이 특정한 형태가 없는 유체를 표현해내는 장면이 가장 제작이 어렵다고 이야기해요. 형태도 없는데 각각 고유의 성질이 있어서 자칫 잘못 표현했다간 물이 젤리처럼 보이거나, 눈이 돌덩이처럼 보일 수 있어 그렇대요. 예를 들어 컵에 물을 따르는 장면을 CG로 나타내려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물의 양에 주목해야 해서, 물병에서 쏟아지는 물의 양과 컵에 채워지는 양이 반드시 같아야 하고. 물을 따를 때 물병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속도, 컵 벽에 부딪쳐 튀어 오르는 물방울도 감안 해야 한다니,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겠죠?

방법은 미분방정식과 레벨 셋!

이러한 유체의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선 미분방정식이 빠질 수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미분방정식은 다양한 변수들을 식으로 표현하여 실제 현상에 대한 모델링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대표적인 미분방정식 중 하나인 나비에(Navier)-스토크스(Stokes) 방정식은 우리가 흔히 보는 물, 공기와 같은 유체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방정식이라 영화 CG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어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기본적으로도 유체의 운동을 기술하지만, 영화에 활용될 땐 장면을 더욱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레벨 셋(Level Set)'이라는 개념을 추가적으로 결합하곤 해요. 레벨 셋이란 유체가 움직일 때 공기와 맞닿은 부분의 변화, 유체에 뜬 물체의 이동과 같은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 공기와 물, 물과 물체 사이의 경계를 표현하는 개념이에요.

레벨 셋은 수학적으로 경계의 형태를 묘사하는 방법 중 하나로써 연속에서 불연속으로 진행되는 현상을 다루는 문제를 그 영역의 차원을 높여서 접근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2차원 현상을 3차원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위 그림은 레벨 셋의 예시로 상단의 2차원 영역은 하단의 3차원의 함수의 단면이에요. 이처럼 불연속적으로 보이는 변화도 차원을 높여서 접근하면 연속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함수의 움직임을 계산하면, 결과에서 우리가 알고 싶은 단면만 잘라내어 서로 연속되지 않은 여러 부분들의 값을 각각 구할 수 있는 거죠. 이 함수를 활용하면 불과 같은 유체도 압력 차이에 따라 상승하는 모양과 불길이 서 로 나뉘는 경계까지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하네요.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Youtube.com 화면 캡쳐(ⓒDisney) 제공)

미분방정식과 레벨 셋 기법을 잘 활용하면 위와 같은 현실적인 눈을 표현하는 시뮬레이션을 만들 수 있는데요. 기준이 되는 현재 눈의 부피와 밀도, 질량 등을 먼저 결정한 다음, 이 값을 미분방정식에 대입하면 컴퓨터가 방정식을 풀어 눈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조절할 수 있는 힘과 방향, 속도, 가속도를 알려주고 CG는 이 값에 따라 구현된다고 해요. 위 움짤을 보면 변수의 작은 변화에 따라 눈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죠.

( The Affine Particle-In-Cell Method 논문 발췌, ⓒDisney 제공)

또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모아나> 제작에 참여한 테란 교수 연구팀에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뮬레이션 기법(APIC, The Affine Particle-In-Cell)을 사용해 물 움직임의 지속성을 퀄리티 변화 없이 높일 수 있는 더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CG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해요. 사진을 자세히 보면 CG로 표현된 와인의 움직임이나 자연스러움, 거칠기 등이 모두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