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8번째 뉴스레터네요. 오늘은 최근에 읽었던 글 중에서 나누고 싶은 글을 선별하여 전달드리려고 해요. 앞으로도 종종 콘텐츠 큐레이션을 통해 유익한 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마흔, '뭐라도 되려고'
1. 30대까지 우리는 일,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나간다. 그때는 선택에 집중하는 중이라 내가 어떤 '판'을 만들고 있는지 조망하거나 앞날을 제대로 내다볼 수 없다. 마흔이 넘어야 마침내 내가 만든 판, 내 인생의 배치도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2. 마흔아홉이 되어 문득 뒤를 돌아봤을 때조차, 인생의 문제는 절반 정도만 풀려 있었다. 아이들도 반밖에 안 컸고, 내 커리어도 절반만 자라 있었다. 100세까지 필요한 돈도 절반, 앞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자존감도 반밖에 안 컸다. 치열하게 40대를 살았음에도 내 인생 배치도에 쌓인 문제가 절반밖에 안 풀렸다니. 황당하지만 이게 정상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3. 40대로 돌아가 하루를 단면으로 쪼개어 보면 멀쩡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늘 인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힘들게 열 개를 만들어놓으면 여덟 개가 사라지고 두 개만 쌓였다. 아이에게 10만큼 노력해도 2만 남고, 돈을 벌려고 10만큼 노력해도 손에 쥐는 것은 2가 전부였다. 그저 하루하루 버텼다.
4. 마흔은 원래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과정의 나이지 결과의 나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마흔은 곧 안정'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버리자. 마흔에게는 격렬하게 구슬을 만들고 용감하게 꿰어보는 '도전'이나 '성장'이란 꼬리표가 훨씬 더 현실적이다.
5. 마음이 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 어렸을 때는 불가능했던 일도 어른이 되면 해낼 수 있는 게 많듯, 실제로 '나는 이건 죽어도 못 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경우가 꽤 있다.
6. 내 공간에 100권의 책이 있다면 100권만큼 생각이 커지고, 1,000권의 책이 있다면 1,000권만큼의 세상이 내 것이 된다. 생각이 크고 세상이 넓어져야 비로소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7. 불황일 때는 모든 것이 위축된다. 돈만 위축되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저절로 위축된다. 그러니 호황일 때보다 더 용감해지고, 남보다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더 덤벼야 한다. 불황을 기회 삼아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 당장 세상과 거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보자. 5퍼센트 금리에 겁먹지 말고 딱 5퍼센트만 더 벌겠다는 마음으로.
8.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었던 그날의 한 가운데에 있는 마흔의 당신에게,
위 글은 김미경의 마흔수업에서 요약 및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연스럽게 전달드리기 위해 조금씩 수정을 거쳤어요. 침대 옆 협탁에 이 책을 두고는 하루를 마무리 하기 전, 조금씩 읽었는데 지혜로운 인생선배님이 지난 날을 회고하며 이제껏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하며 살아왔는지 알려주셔서,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저에게도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이 책 속의 글들이 구독자님에게도 잔잔한 위로와 뜨거운 용기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실패에 우아할 것
- 우리는 앞으로도 꾸준한 실패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일하는 장면에서,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장면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겠지요. 우리는 그때마다 우아한 쇠퇴, 우아한 실패를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성공할 때에는 아이처럼 굴어도 좋지만, 실패할 때만큼은 더 세련되고 우아했으면 좋겠습니다.
- 잦은 실패 경험으로 만성적인 무력감과 공허함을 겪는 시기에도, 당신은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뭐라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고, 실패했고, 무쓸모한 사람>이라는 과거의 기억은 명확한 근거나 디테일 없이 무턱대고 당신을 규정해버립니다.
- 어쩌라고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쩌라고’ 하면서 기억과 사고를 다잡으세요. 기분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표류하게 두지 말아요. ‘뭐라도 하자’며 자신의 외부에서 자신의 머리 끄덩이라도 잡아서 일으키는 게 더 우아합니다.
-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당신을 들여다볼 때, 입 밖으로 소리 내어서라도 그 순간을 당신이 종결해야 합니다. ‘뭐라도 하자’, 꾸준한 습관만이 당신의 길을 냅니다.
- 당신은 기대해도 됩니다. 기대를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실망이 너무 고통스럽겠지만, 기대를 하지 않으려 애쓰지 마세요. 당신의 기대는 한 번도 죄였던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그냥 순수하게 기대했던 것뿐이고 당신의 기대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아무 이유 없이 운 좋게 성취될 때도 있고 그저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기대는 죄가 없고, 당신도 죄가 없습니다. 그냥 상황이 그랬습니다.
- 기대하세요. 내일의 날씨, 이따가의 점심메뉴, 오랜만의 시내 외출, 개봉할 영화와 새로운 드라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에도 다시 일어나는 힘든, 지치지 않는 기대에서 나옵니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달걀샌드위치가 형편없었대도, 저녁으로 먹을 소고기덮밥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취미는 ‘기대하는 것’. 백 번을 실망한대도.
- 자신의 의존성을 비난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그저 유연히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나의 부적절감이나 의존성에 홀로 수치스러워 날을 세워 사람을 밀어내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어차피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당신 곁에 다정히 남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만나는대로, 만나지 않으면 또 그런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날 세우지 않아도 돼요. 노력하되, 애쓰지 말아요. 인지하되, 의식하지 말아요.
- 다만 연애를 한대도, 당신이 그 사람과 있을 때에도 행복하고, 혼자 있을 때에도 행복한지를 꼭 셀프 점검 하세요. 연애나 동거, 결혼을 결심할 때, 당신은 혼자여도 잘 노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당신 인생의 반을 사람으로 채우려 하지 마세요. 그게 누구든.
- 실패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래왔듯 (일희일비는 고사하고) 일비일비 할 필요는 없음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삶을 0 혹은 1 단 두 가지의 결과로 규정하지 않고 해야 하는 일에는 할 수 있는 만큼만 전력을 다하고 그 이후로는 운명의 시간으로 떠나보내기를 바랍니다.
- 실패에 한없이 추락하는 기분이 든다 해도 그 기분이 당신의 어떤 측면도 감히 규정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당신의 과거는 당신의 미래를 정하기엔 힘이 약합니다.
- 우리는 나와, 나의 강점과, 취약점과, 행복을 느끼는 지점들에 대해 계속 배우면서 나는 그때보다 너무 성장해버렸습니다. 이제 나를 해칠 수 있는 것은 나 외에는 없을 만큼, 나를 지킬 수 있을 만큼, 나는 점차 어른이 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더 어른스러워야 합니다.
- 당신은 이제 당신의 인생을 살아요. 당신의 가치를 주입식으로 폄하하는 부정적인 사람들, 환경들과 우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당신이 품위를 잃을 필요가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허지원 교수님의 칼럼, <실패에 우아할 것> 중 일부를 요약 및 발췌하여 전해드려요. (위의 <김미경의 마흔수업>과 같이 조금의 수정과 편집 과정을 거쳤습니다.) 몇 년 전 읽었던 칼럼인데, 처음 봤을 때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읽어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 이 칼럼을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실패와 실망으로 좌절되더라도, 그것으로 우리의 삶을 정의하지 맙시다.
저는 특히, 이번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하며, '기대'라는 단어에 꽂혔어요. 그래서 이번 레터의 제목도 이렇게 설정하여 전달드려보고요. 저 또한 무슨 일을 계획하고,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탓에 '기대하지 말자'하고 되뇌곤 했거든요. 기대하면 그만큼 실망이 큰 법이니까. 실패로 인한 실망은 너무 아프고 괴로우니까, 잘 안될 수도 있다고 되뇌며, 마음 속에 왕왕 피어오르는 기대를 의식적으로 억누르곤 했어요.
백 번 실망한다해도, 그럼에도 우리의 취미는 기대하는 것!
이 문장을 곱씹어 보니, '기대'라는 단어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가치있는 단어인지 깨닫게 돼요. 기대한다는 건, 앞으로의 미래가 기다려지는 것. 이것만큼 삶을 잘 살고 싶어지는 예쁜 욕망이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예쁜 욕망을 가져보려 합니다. 제 미래를 기대해보려고요. 출근 길에 마시는 따뜻한 라떼, 조만간 방영될 믿고 보는 배우들의 드라마, 애정하는 작가님의 따끈한 신간, 아이와 함께 떠날 여행지를 고르는 기쁨, 더디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통장 잔고까지. 뭐 중간 중간 백 번씩, 아니 뭐 그 보다 더 많이 실망할 날들도 있겠죠. 그럼에도, 기대해보렵니다.
구독자님도 기대해보세요. 백 번 실망한대도요.
그래서, 오늘 점심은 뭐 드실건가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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