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 지난 주말, 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호주 경기 보셨나요? 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전반전이 끝날 때 즈음,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난리가 났더군요! 지난 밤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는데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만큼 긴장되는 극적인 경기였더라고요.
혹시나 못 보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으니, 영상을 공유해 봅니다. 축구공 하나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게 가능하구나,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경기였어요. 그리고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주말 내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이번 아시안컵 축구 영상과 손흥민 선수의 골 영상을 찾아보고 있어요. 봐도 봐도 감탄을 금치 못할 만큼, 멋있고, 대단하고, 또 존경스럽습니다.
오늘은 아시안컵의 뜨거운 열기를 담아 아시안컵과,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손흥민 선수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AFC 아시안컵,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AFC 아시안컵은 1956년 홍콩에서 처음 개최됐어요. AFC 아시안컵은 유럽의 UEFA 유러피언 챔피언십이나 남미의 CONMEBOL 코파 아메리카 격에 해당하는 대회인데, UEFA 유로는 1960년 프랑스에서 처음 개최됐으니, 아시안컵이 좀 더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죠.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승 상금이 없는 순수한 명예 대회였으나, 2019년부터 최초로 우승 상금이 주어지게 됐어요. 2018년 5월 4일 실시한 2019년 AFC 아시안컵 본선 조추첨식에서 AFC가 총 상금 1,480만 달러(약 160억 원) 책정을 발표했습니다.
본선 진출 24개국에게 진출 수당 20만 달러(약 2억 원)를, 4강 진출국에게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준우승국에게는 300만 달러(약 32억 원)를, 그리고 우승국에게는 500만 달러(약 55억 원)를 지급할 것을 약속했어요.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은?
AFC 아시안컵의 최다 우승국은 4회의 우승을 거머쥔 일본이에요. 이번 AFC 아시안컵 2023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일본은 8강에서 이란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1-2로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했어요.
일본, 잘가! 우리는 4강 갈게!
또한, 아시안컵의 최다 진출국은 대한민국과 이란입니다. 두 나라 모두 14회의 진출 경험을 갖고 있어요. 이번 결승에서 만나면 좋겠네요! 우승은 우리가......! :)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좀비축구, 대한민국!
유독 이번 아시안컵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역전을 거듭합니다.
지난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맞붙었던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는 손흥민 선수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낙승이 기대되었지만, 전반 37분 박용우 선수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이어지며 패배의 문턱까지 끌려갔었죠.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황인범 선수의 슈팅이 상대 선수 발에 굴절되어 자책골로 이어지며 진땀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어요.
이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 8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넣은 11골 중 4골은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골이에요. 더 놀라운 사실은 4골 중 3골은 동점골, 1골은 재역전골이었어요.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죠.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도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경기 시간 99분 조규성 선수의 헤딩으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추가시간 10분 중 1분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터진 극!!!!!장골 이었어요.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두 국가는 결국 승부차기를 마주했고, 승부차기에서 대한민국의 빛현우 골키퍼가 두 명의 사우디 선수의 골을 막아 4:3으로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어요. 아, 손에 땀난다....!
가장 최근에 치른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1-0으로 지고 있다가 96분 황희찬 선수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연장전에 들어갔고 경기 시간 104분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손흥민 선수의 예술적인 프리킥이 골로 이어지며 극적인 승리를 얻어냈습니다. 아, 정말 축구공 하나로 기막힌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대한민국ㅠㅠ
이번 아시안컵에서 지금껏 보여준 모든 경기가 드라마 같았어요. 연이은 연장 승부 끝에 기막힌 역전승을 기록하고 또 기록해내는! 이기는 팀이 아니라 이겨내는 팀이라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저력에 '좀비축구'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해요. 죽다 살아난 좀비처럼, 패배의 문턱까지 끌려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버티고 끝내 이겨내는 한국 축구의 모습을 표현한 별명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겐 손흥민 선수가 있다.
저는 축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축구를 즐겨 보는 축구팬 중 한 명인데요. 이번 아시안컵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국가대표팀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조규성 선수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선수들이 많죠. 그중에서도 우리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 선수는 실력으로도, 인품으로도 세계적으로 인정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손흥민 선수의 멋지고 대단한 모습을 보면서 2019년도에 출간되었던 손흥민 선수의 첫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책이 생각나서 다시 들춰봤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의 하이라이트만 기억하지만 그 하이라이트 뒤에 숨겨진 그의 눈부신 노력과 생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손흥민 선수가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사이에는 축구를 하지 않는 우리들에게도 분명 깨달음을 주는 진한 감동이 반짝이고 있더라고요. 구독자님에게도 그의 피나는 노력과 열정, 그리고 빛나는 삶의 가치를 전해봅니다.
손흥민 선수가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1. 아침 8시에 밥을 먹고 체력 단련장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근력 운동을 했다. 그리고 뒷산의 높다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웨이트가 끝나면 운동장으로 향했다. 아버지는 축구공 20개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위치를 옮겨 가면서 슛을 때리기 시작했다. 매일 1천 개씩. 같은 골문을 향해서 오른발 500번, 왼발 500번 슛을 때렸다. 내가 슛 능력을 타고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의 슈팅은 2011년 여름 지옥훈련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2. '오늘 최선을 다해 행복해야 한다'라는 아버지의 신념도 나를 지켜 준 원동력이었다. 어제의 일을 계속 끌어 안거나 내일을 걱정하는 통에 오늘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내일이 되어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늘 나의 축구는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3.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축구만 해야 한다. 런던에도 유혹은 얼마든지 있다. 프리미어 선수는 본인만 원하면 얼마든지 화려한 삶을 만끽할 수 있다. 젊고 돈 많고 평소 시간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재미없는 삶이고 정말 따분하지만, 그래도 감수한다. 그렇게 해서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 수 있다면 '올해의 골'을 넣을 수 있다면,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축구 24시간'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싶다.
4. 남들이 보기에 제 모습이 화려해 보일지 몰라요. 중요한 건 그게 현재의 겉모습이라는 겁니다.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뤄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어려웠던 날이 훨씬 많았어요. 지금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죠.
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혹독하게 훈련했어요. 다른 아이들이 신나게 놀 때 저는 매일 리프팅으로 볼을 떨어트리지 않고 운동장을 세 바퀴씩 돌았죠. 프로 첫 시즌을 끝내고 매일 슈팅을 1천 개씩 때렸고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비는 시간에는 최대한 휴식을 취해요. 드리블,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 방지 등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와, 정말 슈팅이 대단하군요.' 라는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내가 이렇게 슛을 때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어요. 독일어와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창피함을 무릅쓰고 현지 아이들에게 계속 물어보면서 공부했어요.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익히고 동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따라 해보고 그랬어요. 그런 과정이 없었으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빠른 시간 내로 습득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은 없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왜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내려오지 않고 계속 날고 있으니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 노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에요.
다가오는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는 2월 7일 수요일 00:00시에 시작됩니다!
손흥민 선수 화이팅!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화이팅!
다음주 비케이레터는 설 연휴로 한 주 쉬어갑니다.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분들과 즐거운 설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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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쏘니를 좋아해서 토트넘 직관까지 다녀온 사람이라 이번 레터가 더욱 와닿네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져요. 쏘니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제가 있는 곳에서 노력하며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월요일입니다 :) 늘 좋은 글 감사해요!
비케이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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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y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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