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도록 멈추지 않는 시위가 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다른 말로 ‘수요집회’ 입니다. 1992년에 처음 시작한 수요시위는 다음 주면 1649회차를 맞습니다. 일본군의 성노예로 전시 성폭력을 경험한 이들이 스스로 그 고통을 사회에 알리고, 전쟁범죄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50년이 넘는 침묵의 세월을 넘어, 또 다시 30년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이 목소리는 전쟁이 남기는 시뻘건 흔적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전쟁의 흔적은 한국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전쟁이 그러했던 것 처럼요.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힌 얀 루프-오헤른, 중국의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 완아이화님 등 수많은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은 전쟁이 여성에게 남긴 억압과 폭력의 역사를 드러냅니다. 그러한 억압과 폭력을 묻어두어야 했던 침묵의 역사 또한요. 5월의 더슬래시에서는 문아영, 양성우, 아츠타 케이코 세 분의 필진과 함께 침묵과 말이 오가는 공간을 차분히 짚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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