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에 이것 안 살피면 망한다, 4가지
투잡연구소 #6 · Week 4 화요일
기원전 49년,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루비콘 강 앞에 섰어요.
이 강을 건너면 되돌릴 수 없어요. 로마법상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을 넘는 건 반역이에요. 그는 잠시 멈췄어요. 그리고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말하며 강을 건넜어요.
투잡러에게도 루비콘이 있어요. 퇴사예요.
회사를 나오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회사원 일 때만 챙길 수 있는 4가지가 있어요. 이것을 대비하지 않고 시장에 나왔을 때, 생각치도 못한 장벽을 만나게 되어 후회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시죠.
1. 대출 — 회사원일 때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은행은 직장인에게 관대해요. 여러분이 대기업&금융기업 출신이라면? 훨씬 관대해요. 흔하게 들리는 말 있죠? 1년에 수억을 넘게 버는 연예인도 대출은 잘 안 나온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긴한데(안정적으로 오래 수익을 낸 연예인은 잘나옴), 어느정도 사실입니다. 연봉 7천만원의 직장인이 순이익 2억 버는 자영업자보다 대출이 잘 땡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재직증명서 한 장이면 신용대출이 나오고 금리도 우대받지요. 사업자로 전환하는 순간, 모든 게 달라져요. 사업자 신용대출은 매출 증빙을 요구하고, 신용 평가 기준이 완전히 달라져요. 첫 1~2년은 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시면 됩니다.
실제 사례. 마케팅 회사 8년차였던 직장인 D씨는 작년에 퇴사하고 1인 기업을 차렸어요. 매출은 빠르게 올랐는데, 6개월차에 자녀 교육 자금이 부족해 신용대출을 알아봤어요. 결과는 거절. 사업자 매출 증빙이 6개월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어요. 직장 다닐 때 5초만에 5천만 원 한도가 나왔던 마이너스 통장도, 사업자 전환 후엔 신청 자체가 안 됐어요.
그러기에 퇴사 전에 꼭 꼭 체크하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갱신 기한을 살펴보셔서 꼭 갈아타기를 끝내놓고 나오세요. 2~3년 정도는 대출 기한이 유지되어야 마음편하게 삶이 설계가 가능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를 최대로 열어두시면 좋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재산정할 때 아니면 재직증명서 제출 이슈가 없어서, 한번 열어두시면 꽤 오랫동안 쓰실 수 있습니다.
근 1~2년 새, 집이나 결혼 등으로 목돈이 나갈 예상이 든다면, 미리 대출을 땡겨놓으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회사원일 때를 최대한 이용하세요!
2. 4대 보험 — 후덜덜한 숨겨진 50%
회사에 다닐 때, 4대 보험료의 절반은 회사가 부담해요. 본인 월급에서 빠지는 건 50%뿐이에요.
퇴사하면 100%가 본인 부담이 되기 시작합니다.
정확히는, 내가 급여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사업자를 운영하는 상태라면, 고용보험은 내지 않아도 됩니다.(본인이 선택하여 가입은 가능)
그리고 개인사업자는 직원이 없는 경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의무 가입해야 합니다. 여기서 100%를 내려니 가슴이 아픈데, 특히 지역가입자는 금액이 폭증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실제 사례.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E씨는 월급 600만 원 받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됐습니다. 회사 다닐 때 건강보험료는 월 19만 원. 어느 날 우편함에서 첫 지역보험료 고지서를 받았어요. 월 47만 원. E씨는 잘못 본 것인지 의심했습니다. 알고보니, 본인 명의 자동차(2년 된 K5), 보유 중인 아파트가 평가 점수에 들어가서 보험료가 폭증한 것입니다.
느껴지시죠? 직장가입자는 월급(보수월액)으로만 산정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 + 재산 + 자동차 + 생활수준 점수로 산정돼요. 차 한 대만 있어도 월 5~10만 원이 추가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건강보험료를 잘 관리해야하는데, 건강보험은 임의계속가입 제도가 있습니다. 직장 다닐 때 내던 본인부담 보험료(50% 부담분)를 최대 36개월간 그대로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E씨가 이 제도를 신청했다면, 월 19만 원만 내면 됐을 겁니다. 이것은 첫 지역 보험료 고지를 받고서 2개월 이내 신청하면 되고, 이 기간을 놓치면 다시 신청할 수 없으니, 꼭 살피세요.
이제 여러분의 사업이 잘 되셔서, 직원이 1명 이상인 경우에는 직장가입자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업주(여러분)의 4대 보험 보수월액은 급여가 가장 높은 직원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으로 신고해야 하구요. 이 때도 눈물 나는데, 법인이든 개인사업자든 이 시기면 어느정도 회삿돈 = 내 돈이라고 인식 될 크기거든요? 근데 회사에서 내는 50%는 내 돈으로 내는 느낌이 듭니다 ㅎㅎ 왜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사람 하나 뽑는데 덜덜 떠는지 체감되는 순간이에요.
결론을 말하자면, 4대보험의 50%를 내줬던 것이 회사다. 그 회사를 나온 순간 내가 다 내야한다 :) 마음을 굳게 먹자.
3. 복지 제로 — 보이지 않던 700만 원
회사 다닐 때 당연했던 것들을 한번 세어볼게요.
연차 15일. 명절 상여 200만 원. 건강검진. 식대 월 20만 원. 경조사비. 자녀 학자금 지원. 통신비 보조, 휴가비....
연간으로 환산하면 500~1,000만 원이에요. 이게 전부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유급휴가의 소멸이에요. 회사원은 아파서 쉬어도 월급이 들어와요. 사업자는 아프면 수익이 0이 돼요. 일주일 입원하면 일주일치 매출이 사라져요. 아프면 쉬는 게 아니라, 아파도 쉴 수 없는 거예요.
작년 한 카페 사장님이 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어요. "감기 한 번 걸리면 200만 원이 사라진다. 회사 다닐 땐 콧물 좀 흘리면서도 출근하면 그만이었는데." 댓글에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공감을 달았어요. "독감 걸려서 일주일 못 나오니까 매출이 0이었다." "입원이 제일 무섭다. 보험금보다 매출 손실이 크다."
회사원의 가장 큰 복지는 아플 때 월급이 그대로 들어오는 것이에요. 이게 얼마나 큰 안전망인지, 잃어봐야 압니다. 이는 어떻게 방어할 수 없습니다. 감내해야 할 손해인데, 그러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올인할 경우, 연봉의 1.5배를 3년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나오라고 권합니다.
그 1.5배는 앞서의 숨어있는 보험료 50%, 그리고 복지와 연차.. 모든 것들을 생각해서 내린 저만의 결론입니다.
4. 세무 이슈 — 마지막 청소의 기회
회사원은 세무 감독에서 사실상 자유로워요. 원천징수라는 자동 시스템이 있고, 종합소득세도 회사가 정리해주거든요.
하지만 독립하는 순간, 세무서 레이더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잔챙이 일 땐 조금 늦게 늦게 레이더망에 잡힙니다. 하지만 만약 열심히 사업&투잡을 해서 번 돈으로 부동산을 산다? 혹은 매출이 갑자기 폭증했다? 이러면 바로 레이더망에 포착되요.
세무조사는.. 요새는 정말 10년치를 봅니다. 그러기에 그동안 받았던 잡수입, 강의료, 원고료, 컨설팅비, 신고 누락이 있다면 지금 정리해야 합니다. 회사원 신분일 때 자진 신고하면 가산세가 가벼워요. 사업자 등록 후 세무조사로 적발되면 가산세가 최대 40%까지 붙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 회사원일 땐 공격을 안 받는 다고 했죠? 그러니 지금 정리하세요 꼭.
사례를 한번 말씀드립니다. 제 지인 중 부동산 유튜버 B씨, 세무 유튜버 C씨는 회사원에서 유튜브 투잡으로 성공했습니다. 당연히 회사를 박차고 나왔는데, 회사원 시절의 미신고분이 사업자 전환 후 추적되면서 가산세 폭탄이 추가됐어요. 회사 다닐 때 정리했다면 가산세가 10%로 끝났을 일이에요.
전환의 절대 조건
이 4가지를 모두 정리한 뒤에도, 그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 붙입니다.
위에 잠깐 말했긴 했는데,
투잡 수익 ≥ 본업 연봉 × 1.5배 이 수준이 3년 이상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이 설 때, 그 때 나오시면 됩니다.
1.5배인 이유, 이제 이해되실 거예요. 건강보험료 차액(연 300~400만 원), 사라지는 복지(연 500~1,000만 원), 줄어드는 안전망. 이걸 모두 더하면 원래 연봉의 50%가 보이지 않게 빠져나가는 거예요.
3년 이상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건, 단발성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수익원이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한 번의 대박 프로젝트로 퇴사하면, 다음 해에 무너져요.
소상공인의 평균 연간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아세요. 2,500만 원이에요. 월 200만 원 조금 넘는 수준. 그것도 전년 대비 19% 줄었어요.
회사원 평균 연봉(약 5,000만 원)의 절반이에요. 그런데 4대 보험은 100% 부담, 복지는 0, 아프면 매출 0. 같은 5,000만 원을 벌어도 회사원과 자영업자는 실수령이 완전히 달라요.
이게 "1.5배"의 진짜 의미예요.
강을 건너기 전에
카이사르도 강 앞에서 잠시 멈췄어요. 한 번 건너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퇴사도 똑같아요. 회사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좁아요. 같은 연봉으로 돌아가는 건 더 어렵고요. 그러니까 건너기 전에, 4가지를 다시 한 번 체크하세요.
마이너스 통장 한도 최대 확보. 임의계속가입 일정 메모. 복지 환산 비용 계산. 세무 청소.
준비된 사람만 강을 건너세요. 강 너머에는 돌아올 다리가 없습니다.
다음 호 예고
금요일에는 투잡, 부업 강의에 진실에 대해 말해볼거에요.
요새 사기가 많다, 부업 사기다 말들이 많죠? 저희의 생각도 한번 들려드릴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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